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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책
야만과 신화

[도서] 야만과 신화

한승원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2016년 내가 뽑은 책 1위는 한승원 작가 등단 50년 기념작품인 [야만과 신화]라는 작품이다. 2016년도에 읽은 200여권의 책 중에 매우 주관적이지만, 116권의 책을 선정해 보았다. 그리고 이 책을 1위로 뽑은 이유는 나름 여러 가지를 종합한 결과였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좋은 책은 읽을 때보다 읽고 난 후의 감동이 많이 남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런 작품들은 대부분 읽을 때에는 크게 감동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마치 담백한 음식처럼 처음에는 별 맛이 안 나다가 씹으면 씹을수록 특유의 맛이 입안에 번지고, 그 여운이 길고 깊게 남는다. 그러기에 이런 작품의 경우는 초반에 조금 지루하게 읽는 경우가 많이 있다. 특히 한 소설가의 여러 가지 작품을 모아 놓은 소설집의 경우는 모든 작품에서 그 맛을 고루 느낄 수는 없다. 어떤 작품은 매우 감동적이지만, 어떤 작품에서는 별로 감동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 작품은 작품 하나하나에 깊은 감동과 여운이 담겨 있다. 이 책에 실린 어느 작품 하나 외면할 수 없는 작품들로 가득 차 있다.


 


무엇보다도 작가의 소설들 속에는 우리 민족이 겪은 일제강점기와 분단, 6.25전쟁, 전쟁 후의 보복성 학살 등으로 인해 민족적인 한(限)을 바닷가라는 토속적인 배경과 토속적인 언어로 구성지게 그려내고 있다.

특히 이 책에 바닷가를 배경으로 얽혀있는 민초들의 삶을 한국적인 미로 너무나도 멋지게 묘사하고 있다.

"바닷물은 부두를 넘을 만큼 가득 밀려들어 있었다. 껌껌한 먼 바다에서 밀려온 잔물결이 부두 끌과 부두 안의 수면은 잔잔하게 일렁거렸다. 거기 뜬 별 떨기들이 물속 궁전에 휘황하게 빛나는 등불들 같았다. 줄타기나 널뛰기를 하는 노랑 저고리들처럼 일렁거렸다. 아니, 어쩌면 바야흐로 무더운 이 여름의 어둠 발을 타고 내려온 별들과 해수와의 은밀한 혼례가 벌어지고 있는 것인지도 알 수 없었다. 마녀처럼 음탕한 바다였다. 시꺼먼 빛깔의 한없이 큰 입과 끝없는 넓고 깊고 부드러운 자궁을 가진 바다는 탐욕스럽게 별들을 품에 안아 쌀을 일듯 애무하고 있었다. 거무스레한 해무를, 머리카락처럼 산발한 밤바다의 찰싹거림은 어쩌면 별들을 핥고 빨고 입맛 다시는 소리였다." [야만과 신화] 중에 '낙지 같은 여자'에서 P242

이 책은 스토리나 묘사, 그리고 감동까지 무엇 하나 빠지지가 않는다. 다만 읽는 내내 우리 민족이 겪었던 아픔들이 너무 깊이 느껴져 가슴이 아픈 부분이 있었다. 이런 아픔들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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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워블로그 아자아자

    반하신 책이라는 건 알겠는데 발췌한 부분을 보면 범상치 않은 표현이다 싶긴 해요. 다만, 원색적이다 원초적이다 그런 느낌. 제가 이 저자의 연재글 겨울잠, 봄꿈 때 몇 회분인가 읽다가 저랑 안맞네 싶은 느낌으로 포기. 딱 그 느낌입니다.

    2017.01.08 00:09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가을남자

      맞아요^^ 아자아자님이 말한 원색적보다는 원초적이다는 표현이 이 소설에 딱 맞는 표현일 거예요. 제목인 [야만과 신화]가 작가의 소설적 성향을 단적으로 표현하는 단어이기도 해요. 작가가 바다와 그 바다에 얽힌 사람들의 원시성을 소설로 표현하고 있어요. 샤머니즘적인 부분도 강하구요. 그래서 읽으면서 조금 섬뜩하면서 거부감을 느끼는 부분도 있어요. 아마 한강작가의 섬뜩함도 아버지에게 물려 받지 않았나 개인적으로 생각해요. 당연히 호불호가 갈리는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2017.01.08 21:50
  • 파워블로그 나난

    앗. 제가 아는 책이 아니었어요. 표지가 비슷해서 착각을 헀네요. 한승원 작가. 이름만 익히 들었지 잘 알지 못하는 작가입니다. 이 책이 가을남자님의 1위라니 기억해두고 한번 접해봐야겠네요.

    2017.01.08 12:25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가을남자

      다시 말하지만 워낙 주관적인 순위여서 ㅎㅎ 작가의 문체가 워낙 강렬해서 조금은 부담감을 느끼는 사람도 있을 거예요.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의 섬뜩함을 어느 정도 예상하고 읽으면 될 거예요.

      2017.01.08 21:55
  • 아크엔젤

    오랫동안 글을 다뤄오신 한승원작가님의 묵직한 느낌의 책이 1위를 했네요. 충분히 1위를 할만한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2017.02.28 20:45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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