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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공 우리말

[도서] 열공 우리말

최종희 저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전제제품을 사용하다 보면 계속 사용하는 기능들만 사용하게 된다. 그러다가 주변 지인이나 인터넷을 통해 같은 기계를 다르게 사용하는 사람들을 보고 깜짝 놀라게 된다. '내가 사용하고 있던 기계에 이런 기능들이 있었나!'하는 생각이 든다. 비싼 돈을 주고 사고서도 정작 그 기계에 있는 기능들의 일부만 사용할 때가 많다.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나 글도 비슷하지 않을까. 분명히 더 풍성하고 더 정확한 표현이 있는데, 계속해서 사용하는 단어들만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요사이 책을 읽고 서평을 많이 쓰면서, 내가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감동과 깨달음을 글로 쓸 때 많은 한계를 느낀다. 많은 것을 느끼고 깨달았는데. 막상 글로 정리를 해 보면 그 풍성했던 느낌들이 너무 초라해질 때가 있다. 역시 우리말과 단어들을 사용하는 것에 한계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최근 글쓰기와 우리 말에 대한 책들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이런 관심을 가지고 읽은 책이 [열공 우리말]이라는 책이다. 이 책에는 우리가 잘못 사용하고 있는 단어들이나, 틀린 맞춤법, 그리고 잘못된 외래어 표기 등에 대해 정확하고 깊이 있는 해설을 하고 있다. 그중 하나가 사투리와 표준말의 구분이다.

 

 

투리의 경우 잘 사용하면 문장이 더 풍성해지고, 표현이 구수해지지만, 잘못 사용하면 전혀 의미 전달이 잘못되는 경우가 있다. 이 책에는 사투리에 대한 표현들이 잘 정리되어 있다. 특히 이 책을 읽으면서 놀랐던 것은 흔히 전라도 사투리로 알고 있던 '거시기'나 경상도 사투리로 알고 있던 '식겁하다' 등이 모두 당당한 표준말로써 사용해도 아무런 이상이 없는 단어들이라는 것이다. 거시기라는 단어는 이름이 얼른 생각나지 않거나 바로 말하기 곤란한 사람이나 사물 가리키는 대명사이고, 하려는 말이 얼른 생각나지 않거나 바로 말하기가 거북할 때 쓰는 군소리의 감탄사이기도 하다. 당연히 거시기는 표준말이다. 다만 거시기는 대명사이기에 '-하다'라는 말과 붙여서 '거시기하다'라는 말은 잘못된 표현이라는 것이다. 식겁하다는 말은 식겁(食怯)이라는 '뜻밖에 놀라 겁을 먹음'이라는 비하의 뜻이 전혀 없는 중립적인 말이라고 한다. 다만 같이 쓰이는 '식거비'라는 말은 전혀 다른 의미로 어부들이 주식비로 받는 임금을 의미하다고 한다.

 

 

특히 한자어의 경우는 우리가 잘못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요즘 정치와 관련되어 '국정 농단'이란 말이 많이 사용되고 있는데, 저자는 '농단(壟斷)'이란 단어가 잘못된 표현이라고 한다. 농단은 [맹자]의 공손추에 나온 말로 물건을 사 모아 비싸게 판다는 의미로 상업상의 이익을 독점한다는 의미 외에 다른 의미가 없다고 말한다. 그래서 '국정 농단'보다는 '국정 전횡'이나 '국정 농락'이라는 표현이 맞다고 한다. '전횡(專橫)'은 권세를 혼자 쥐고 제 마음대로 사용한다는 의미이고, 농락(籠絡)은 새장과 고비라는 의미로 '남을 교묘한 꾀로 휘잡아서 제 마음대로 놀리거나 이용함'이란 뜻이다. 결국 이번 사태의 정확한 의미는 '국정 농락'이 가장 맞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미 언론 등에서 국정 농단이라는 말을 많이 사용하는데, 누가 국정 농락이라는 말을 사용할까 하는 생각도 든다.)

이와 함께 이 책에는 다양한 우리나라 말의 유례와 의미들도 자세히 적혀져 있다. 대부분 생소한 내용들이었지만, 그나마 내가 정확히 알고 있는 단어도 있다. '시치미'라는 단어이다. 시치미는 예전에 매사냥이 일반적일 때, 사냥매에 자신의 이름을 적어 두는 것을 말한다. 매를 잊어버렸을 때 주인을 찾아주기 위해서이다. 그런데 그  주운 사냥매의 시치미를 떼고 자신 것으로 속이는 경우가 있다. 이것을 시치미를 뗀다고 한다.

또 며칠 전 읽은 [사임당 빛의 일기]라는 책에서의 비익조라는 새의 의미도 이 책에서 나온다.  비익조라는 것은 암컷과 수컷의 날개가 하나씩이어서 짝을 짓지 아니하면 날지 못하는 전설의 새를 의미한다.

이외에도 이 책에서는 우리가 평상시 모르고 쓰던 다양한 말들의 정확한 의미와 유례들이 풍성하게 적혀져 있다. 우리말을 더 풍성하고 정확하게 쓰고 싶은 사람들이 곁에 두고 읽으면 유익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제작사로부터 상품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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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워블로그 나난

    상당히 두꺼운 책이지만 옆에 두고 두고 볼 책이군요. 글을 쓸때도 그렇죠. 무언가 획기적인 단어가 생각나면 좋은데 따로 공부하지 않는 이상은 매번 쓰는 단어만 생각나니까요. 옆에 두고 그럴때마다 뒤적거리기 좋은 책이겠어요.

    2017.04.11 14:07 댓글쓰기

PRID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