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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리더라는 신화

[도서] 강한 리더라는 신화

아치 브라운 저/홍지영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한국만큼 강한 리더십의 환상과 향수를 가지고 있는 사회가 있을까? 가끔 나이 드신 분들과 대화를 하면 당연하다는 듯이 "한국민은 독재를 해야 해!" "독재를 해야 나라가 발전을 해!"라고 말씀을 하신다. 그리고 독재를 통해 나라가 얼마나 많은 발전을 했는지를 예로 든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꼭 "독재 시대가 없었다면 지금 우리도 아프리카처럼 못 살았을 것이다!"라고 말한다. 정말 우리나라는 독재정치가 필요하고, 독재정치가 있어야 발전을 할까? 왜 독재시대에 죽어간 수많은 사람들과 고문 등으로 인해 고통 당한 사람들, 또는 말도 안 되는 이념의 편가르기로 인해 학대를 당한 사람들은 보지 못하는 것일까? 

우리는 흔히 리더십이라면 강한 카리스마 리더십을 떠올린다. 그리고 그런 리더십이 있어야 나라를 하나로 만들고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런 카리스마 리더십은 한계나 위험성에 대해서는 미처 생각하지 못한다.

영국 정치학자이자 역사학자인 아치 브라운에 의해 쓰인 [강한 리더십의 신화]라는 책은 바로 이런 카리스마 리더십의 위험성을 역사적인 사례와 인물들을 들어가며 설명하고, 이런 카리스마 리더십의 대안을 이야기하고 있다.

저자가 말하는 카리스마 리더십의 가장 위험한 부분은 한 사람이 모든 것을 결정함으로써 따르는 위험성이다. 합리적인 판단력을 가진 리더라고 해도 오랫동안 절대적인 권력의 자리에 있다 보면 점점 판단력이 흐려지고, 독단적이고 어리석은 결정을 하게 된다. 그리고 이런 리더의 절대권력을 이용해 자신들의 이익을 펼치려는 무리들이 등장하며, 권력은 부패하게 된다. 그리고 그 피해는 온전히 국민들에게 돌아간다.

"강한 리더십이란 일반적으로 개인이 권력을 장악하고 휘두르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한 리더의 손에 권력과 권위가 집중될수록 그는 자신의 판단력이 타의 추종을 불허하고 자신이 필수불가결한 존재라고 믿게 된다. 리더 한 사람이 결정하는 사안이 늘어날수록 개별 정책에 대한 숙고하고 각각의 장단점을 따져볼 시간은 줄어든다. 아무리 강한 리더라고 하루는 24시간뿐이기에 보좌괸들이 리더의 이름으로(하지만 종종 자기들 마음대로) 결정을 내리게 되는 상황이 닥친다. 이 또한 최고의 권력자 한 사람이 행사하는 강한 리더십의 유혹을 거부해야 하는 이유 중 하나이다." (P 27)

저자는 이런 카리스마 리더십의 여러 가지 피해 사례를 말하는데, 개인적으로는 영국인 정치학자가 말하는 체임벌린 총리의 예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저자는 체임벌린의 총리와 같은 경우를 강한 리더의 자기 기만이라고 정의한다. 사람들의 추종을 받는 리더가 스스로의 선택이 절대적으로 옳다고 생각하고 부정적인 상황을 보지 못하는 경우이다. 체임벌린 총리는 2차 세계대전 전 히틀러와 유화정책을 추진했고, 이런 그의 정책은 당시로서 광범위하고 절대적인 지지를 받았다. 그는 군비 확충이나 전쟁에 대비하자는 사람들을 모두 자리에서 내몰아 냈고, 그가 히틀러와 회담을 할 때는 정치인과 국민들에게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체임벌린이 9월 38일 하원에서 내일 아침 뮌헨에서 히틀러를 만나기로 했다고 자랑스레 발표한 날, 채넌은 일기에 '영훤히 지속될 초이에 대한 존경심'으로 가슴이 벅찼으며 '글로 와락 안아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라고 남겼다. 그는 당시 하원의 상황을 이렇게 묘사했다. '우리는 모두 좌석 위로 뛰어놀라 의사 일정표를 쥐고 마구 흔들면서 목이 쉴 때까지 고함을 질렀다. 형언할 수 없을 만큼 열광적인 관경이었다. 이제 평화는 확보되었고, 더불어 세상도 구원되었다." (P 457)

결국 이런 체임벌린 총리의 자기 기만과 이런 총리에 대한 국민들의 절대적인 지지가 결국 히틀러의 야망을 키워주었고, 끔찍한 전쟁을 일으켰다. 저자는 세계대전의 책임을 체임벌린에게 모두 돌리지는 않지만, 그가 전문 외교가들을 제외하고, 자신만이 평화를 유지할 수 있다고 자만하여 히틀러의 야망을 작게 본 것을 절대적인 실수였다고 말한다.

이외에도 히틀러나 무솔리니, 스탈린, 마오저둥 등의 독재자들을 예로 들며 강한 리더십이 얼마나 위험하고 참혹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를 이야기한다.

그렇다면 이런 강한 리더십에 대한 대한은 무엇일까? 저자가 이야기하는 대안은 재정의형 리더십과 변혁적 정치 리더십이다. 재정의형 리더십이란 리더 혼자 모든 것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정당과 정책을 통해 국민의 의식을 바꾸어 기존의 위기 상황을 개혁하는 리더십이다.

"나는 재정의형 리더십을 정치를 통해 이룰 수 있는 것의 한계를 확장하고 정치적 의제를 획기적으로 바꿔놓은 리더십이라는 의미로 사용했다. 이것은 정당 지도부를 통해 집단적으로 발휘될 수도 있고 개인적으로 발휘될 수도 있다. 정당이 선거에서 승리하려면 중도를 추구해야 한다고 하지만, 재정의형 리더들은 개인으로서든 집단으로서든 정치의 중심을 그들의 방향으로 바꾸어 놓는다." (P22)

저자는 대표적인 예로 뉴딜정책을 추친한 루스벨트 대통령이라든지, 기존의 너무 사회주의의 톱니바퀴로 변했다고 비판받았던 영국을 다시금 보수적인 가치로 되돌린 마거릿 대처 등이 있다. 이들이 정치와 사회 체제를 바꾸는 과정에서 독재와 차이점은 이들은 국민과의 소통을 통해 국민을 납득시키고, 정치적인 타협을 통해 자신들의 개혁을 이루어내었다는 것이다.

변혁적인 리더십은 앞의 재정의형 리더십보다 더 큰 변화를 이끌어낸 드문 리더십이다. 한 나라의 정치 체제나 국제 질서를 바꾸어 놓는 경우를 의미한다. 2차 세계대전 후 프랑스의 정치체제를 새롭게 확립한 드골이나 소비에트 연방을 변화시킨 고르바초프, 백인의 흑인의 갈등을 끝낸 낸슨 만델라 같은 사람들이다.

결국 저자가 말하는 균형 잡힌 리더십이란 한 사람이 모든 권력을 다 가지지 않고, 그 권력을 타인과 나누어가지고, 서로의 부족함을 도와주는 협력형 리더십이다. 저자는 그 대표적인 예로 트루먼을 예로 든다. 그는 대통령으로서의 책임을 강조했지만 군사적인 부분은 마셜과 애치슨이라는 국무장관에게 맡겼고, 그들의 결정을 신뢰했다. 지금도 미국의 가장 위대한 정책으로 알려진 전후 유럽의 부흥을 이끈 정책은 트루먼의 이름을 딴 것이 아닌 마셜 플랜이라고 부른 것은 트루먼이 얼마나 협력형 리더였는지를 보여 주는 사례이다.

세계는 다시금 강한 리더십에 대한 향수에 자극받아 강한 리더들을 선출하고 있다. 미국의 트럼프나 일본의 아베, 중국의 시진핑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이런 강한 리더십이 가지고 있는 극단성에 대한 위험이 얼마나 무서운지에 대해서는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 이제 한국 사회는 이런 강한 리더십에 대한 반성이 막 시작된 단계이다. 과연 이 체제가 잘 정립이 될지, 아니면 다시금 강한 리더십에 대한 향수로 우리도 미국이나 일본과 같은 선택을 하게 될지, 미래는 아직 결정되지 않은 상태이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제작사로부터 상품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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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워블로그 나난

    결국 우리에게 필요한 건 어떠한 리데십일까요. 너무 극으로만 치닫지 않으면 참 좋겠는데 말이죠.

    2017.11.22 14:29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가을남자

      맞아요^^ 저도 그 부분을 이야기하고 싶었는데... 카리스마 리더십과 함께 소통과 대화가 필요한 리더십이 동시에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결국 극단의 리더십은 안 좋은 결과를 가져 오니까요^^

      2017.11.23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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