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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論語)

[도서] 논어(論語)

공자 저/오세진 역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주지하듯이 <논어>는 유학의 비조인 공자의 어록을 모아서 역은 책으로, 유가에서는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경전 가운데 하나이다. 공자의 말을 엮어 놓았지만, 대체로 짤막한 대화들을 단편적으로 제시하고 있어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자료를 통해 보완해야만 한다. 그동안 개인적으로 <논어>의 원전을 강독한 것만 해도 10여 차례가 넘지만, 볼 때마다 새롭게 느껴지는 점이 있을 정도이다. 처음에는 대부분 주희에 의해 정리된 '주자집주'본을 통해 접했지만, 언제부턴가 동서양에서 발간된 다양한 해석본을 구비하면서 강독을 하고 있다. 하지만 다양한 주석본과 해석본을 참고한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잘 이해되지 않는 부분은 남아있기 마련이다. 아마도 이런 이유 때문에 한번에 그치지 않고 계속해서 <논어>를 읽게되는 것이라고 하겠다.

 

원전을 제외하고서도 내가 소장하고 있는 <논어> 해설본만 하더라도 10여종이 넘는데, 강독을 하면서 비교를 해보면 어떤 부분은 대동소이하고 또 다른 부분은 전혀 상반된 번역을 하고 있는 경우도 적지 않다. 여전히 한국에서는 주자의 주석본이 가장 권위가 있는 것으로 인정되고 있기에, 대개는 주자의 주석이 달린 원전을 토대로 다양한 해석들을 비교하는 것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 <논어> 강독의 일반적인 방식이라고 하겠다. 이 책의 번역자 역시 '거의 매해 <논어>를 읽는데 그때마다 감흥이 다르다'고 말하고 있으며, 나 역시 강독할 때마다 비슷한 느낌을 받고 있다. 예전에는 허투루 넘겼던 부분이 의미 있게 다가오기도 하고, 예전에는 해석이 잘 되지 않아 고민했던 부분이 단번에 이해되는 경험도 적지 않다.

 

이 책은 번역자가 주자의 집주본에서 벗어나, 주자 이전의 '고본'들을 참고해서 새롭게 번역햇다고 밝히고 있다. 나아가 주자의 주석과 다를 경우, 각주를 통해 어떻게 다른지에 대해서 밝혀놓고 있는 점도 특징이다. 책의 체제는 <논어> 각 장절마다 번역문을 앞에 제시하고, 훈독이 딸린 원문과 주요 표현들에 대한 한자어 표현의 설명이 이어지고 있다. 아마도 원문의 내용을 접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매우 효율적인 번역 방식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논어>는 원문의 해석만으로 제대로 이해되지 않는 내용들이 적지 않다. 너무도 당연하게 일반 독자들은 그 당시의 문화나 제도가 낯설고, 혹은 공자가 사람에 따라 다른 방식으로 논리를 펼치고 있다는 점을 명료하게 이해하기가 힘들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그동안의 번역자들은 원문 해석에 그치지 않고, 그 내용에 관한 배경적 지식과 공자의 화법 등에 관해 해설을 붙였던 것이다.

 

예컨대 <논어>에 사용된 핵심 개념인 '()'은 원문에 매우 다양하게 제시되어 있어, 그 의미가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것이 쉽지 않을 정도이다. 혹은 제자들이 ''에 대해서 질문할 때마다, 공자는 그 논리나 내용들을 조금씩 다르게 대답한다. 추상적 개념인 ''을 지금도 한 마디로 정의를 내리기가 쉽지 않기에, 공자는 제자들의 이해 수준에 맞추어 그에 합당한 답변을 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그렇다면 그러한 대답이 나오게 된 배경은 결국 제자들의 지적 수준이나 성격 그리고 현재의 사회적 위치를 제대로 알아야만, 공자의 말이 지니는 의미를 유추할 수가 있는 것이다.

 

기존의 해석본들이 주로 주자의 해석에 치우쳐 있었지만, 번역자는 이 책이 주자 이전의 해석들을 많이 참고한 것으로 밝혀놓고 있다. 그래서 기존의 해석들과 분명히 다른 해석들을 발견할 수 있고, 그것이 <논어>의 내용을 이해하는데 적지 않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여겨진다. 그러나 단지 원문의 해석과 한자어들의 풀이에 그치고 있어, <논어>를 보다 폭넓게 이해하고자 하는 이들에게는 뭔가 아쉽게 느껴진다고 하겠다. 이러한 체제를 취한 이유를 번역자는 '책이 상세해질수록 어려워지기 때문에 읽기 쉬움과 상세함 사이의 줄타기에서 오묘한 중용을 택'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원문 해석을 부드럽게 한다고 하더라도, <논어>라는 책의 성격이 원문 번역만으로 제대로 이해하기 힘들다는 점을 간과한 것이 아닌가 여겨진다.

 

<논어>를 자주 읽는 번역자에게는 원문만으로도 그 내용이 어느 정도 정리되겠지만, 일반 독자들에게는 여전히 추상적인 개념과 구체적인 배경을 모르는 원문 읽기는 어려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추후에 개정판을 낸다면 이런 점을 고려해서 주요 부분에서라도 시대적 배경이나 인물의 성격, 그리고 원문에 제시된 개념 등에 대한 보완 설명이 추가되었으면 하는 기대를 해 본다. 부분부분 기존에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해석들이 제시되어 있는 새로운 번역본이기에, 앞으로 <논어>를 새롭게 강독할 때 참고서의 목록에 하나 더 첨가할 수 있을 것이라 여겨진다.

 

*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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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스24북짱

    리뷰 잘 읽었습니다. 추천 드립니다.^^

    2021.01.19 00:32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iseeman

      감사합니다.

      2021.01.19 02:47
  • seohk322

    동아시아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친 사상가이면서도 우리는 공자와 유학에대해 너무나 모르고 있던 것 같습니다. 그런 점에서 어려운 고전을 알기쉽게 풀이해주는 해석본이야말로 그 이해에 한걸음 더 다가가게 해줄 징검다리가 되어줄 것이라 생각합니다. 리뷰 잘 보았습니다.

    2021.01.19 03:41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iseeman

      의견 감사합니다.

      2021.01.19 05:01
  • khk10230

    예전엔 고리타분하고 멀게 느껴지는 말들뿐이라 생각했었는데 나이가 들어 천천히 다시 그 의미를 음미하다보면 그 깊이에 감탄하곤 합니다. 그 문구의 의미는 자기 스스로 생각해보는 것이 제일이지만 이렇게 여러 주석을 따라 훑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네요.

    2021.01.19 06:44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iseeman

      읽을 때마다 조금씩 그 의미가 깊어진다는 것이 고전의 특징이라고 여겨집니다.
      의견 감사합니다.

      2021.01.19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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