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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읽은 책

죽음보다 괴로운 것은
그리움이었다

사랑도 운명이라고
용기도 운명이라고

홀로 남아 있는
용기가 있어야 한다고

오늘도 내 가엾은 발자국 소리는
네 창가에 머물다 돌아가고

별들도 강물 위에
몸을 던졌다

(정호승의 '새벽편지 1' 전문)

 

누구나 다 스마트폰을 들고다니는 요즘, 편지를 쓰는 사람은 아주 드물 것이다.

그래서 '새벽편지'라는 이 시의 제목이 의미하는 것도 쉽게 알아챌 수가 없을 것이다.

'새벽편지'는 단순히 새벽에 쓴 편지라는 의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무슨 말을 쓸까 밤을 꼬박 새우면서 온갖 고민을 한 이후에 쓴 편지이다.

시의 내용으로 보아 화자는 사랑하는 이와의 이별을 겪고 난 후에, 밤을 새우면서 고민한 끝에 이 편지를 썼을 것이다.

'죽음보다 괴로운 것은 /그리움이었다.'라고.

다시 한 번 용기를 내서 쓰는 이 편지는 화자에게 '사랑도 운명이라고 / 용기도 운명이라고' 하는 자각에 도달한 것이리라.

'홀로 남아 있는 용기가 / 있어야 한다고' 자위를 해보지만,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은 그래서 더 견딜 수가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사랑하는 이와 함께 하지 못하는 화자는 '오늘도 내 가엾은 발자국 소리는 / 네 창가에 머물다 돌아가고' 말았던 사실을 용기를 내어 편지에 고백하고 있다고 여겨진다.

반늦게 쓸쓸히 돌아서는 화자에게 문득 강물에 비친 달을 보면서, '별들도 강물 위에 몸을 던졌다'라고 느꼈을 것이다.

화자는 상대방을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가 하는 것을 이처럼 '새벽편지'에 담아 써 내려갔던 것이다.(차니)

 

흔들리지 않는 갈대

정호승 저
시인생각 | 2013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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