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수강 칠십리
겨울비 오네
영변 약산 사오십리
삭주 구성 칠팝십리
누가 접었나
나뭇잎 배 낮달 동무 되어 흐르는데
얼굴이 파란 새가
남으로 가는 영을 넘네
(곽재구의 '파수강 칠십리' 전문)
이 작품의 제목에는 다음과 같은 주석이 붙어 있다.
"파수강 : 해방 이전 청천강상류를 파수강이라 불렀다. 정주에서 도보로 한나절 길. 소월의 시 <엄마야 누나야>는 파수강 변에서 쓰였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이 시는 내용이나 제목에 붙은 주석으로 보나 김소월을 떠올리며 지었을 것이라 여겨진다.
3행의 '영변 약산'은 김소월의 시 <진달래 꽃>에 언급된 지명이며, 4행에서 언급된 <삭주 구성>이라는 제목의 시도 있기 때문이다.
젊은 시절 소월의 시를 읽으면서 시인을 꿈꾸고 작품 창작을 시작했다는 시인의 말이 떠오른다.
그리고 5행과 6행에서는 윤극영의 동요 <반달>을 연상시키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남으로 가는 영을 넘'는 '얼굴이 파란 새'는 아마도 시인이 그리는 소월의 모습일 것이라고 짐작해 본다.(차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