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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자

[도서] 열자

열자 저/신동준 역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흔히 노자와 장자를 일컬어 도가사상의 대표적인 인물로 거론하고 있지만, 춘추전국시대를 대표하는 사상가로서 열자 역시 도가사상을 내세운 인물로 거론되고 있다. 본명은 열어구로 알려졌지만 실존 여부가 분명치 않으며, <열자>는 그의 사상을 전하는 대표적인 저작이다. 따라서 현전하는 <열자>는 후대인에 의해 꼬며진 위작(僞作)이라는 오해를 받고 있으나, 번역자인 신동준은 열자가 실존 인물이며 일부 내용이 후대에 가필된 흔적은 있지만 <열자>의 내용은 신뢰할 수 있다고 단언한다. 열자는 노자와 장자는 같은 도가사상으로 묶여 있으나 그 사상의 본질은 차이를 드러내며, 특히 현실도피적인 면모를 내세우는 장자와 달리 노자와 열자는 정치에 대한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실제 책의 내용에서도 현실정치에 대해서 관심을 보이는 면모를 적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다만 명예를 위해서 자신의 삶을 희생할 수 있다는 유가적인 명분론이 지닌 문제점을 거론하면서, 삶의 실질을 추구하는 것이 옳다는 '명실론'의 관점에 서 있음을 분명히 드러내고 있다. 노자와 장자와는 또다른 열자의 사상을 '도가사상의 정수'라는 측면에서 소개하는 내용이라고 하겠다. 번역자는 열자가 춘추시대 말기에 분명히 존재했던 인물이고, <열자>에 수록된 내용 또한 도가의 입장에서 자연과 인간의 문제를 '일이관지하여 해석'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그렇기 때문에 '<열자>를 통하지 않고는 도가사상의 전모를 파악하는 일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단언하기도 한다.

 

<열자>에 수록된 내용들이 전후 시대의 제자백가서들에 유사한 내용으로 기록되고 있으며, 특히 극단적인 개인주의를 주장한 것으로 알려진 양주에 대한 사상적 면모가 유일하게 <열자>의 편명으로 수록되었다는 점을 특징으로 거론하고 있다. 이 책은 열자의 생애와 그의 사상을 다룬 1부의 '인물론'과 그의 사상이 담긴 문헌인 <열자>의 원문을 해석하고 이에 관해 번역자의 해설을 제시한 2'주석론'으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불완전하나마 열자라는 인물에 관해 소개한 다양한 기록들을 통해서 그의 생애와 사상을 재구하고 있다. 열자의 사상을 '귀허주의''낙생주의', '자운주의''우언주의' 4개의 항목으로 정리하여 소개하고 있다. 특히 열자가 강조한 '()'라는 개념은 노자의 '()'에 비견할 정도라고 이해되고 있으며, 스스로의 삶을 즐기라는 '낙생(樂生)'이나 인간의 삶은 저절로 이뤄진다는 '자운(自運)'을 강조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나아가 <열자>에는 인간의 삶의 면모를 무언가에 빗대어 설명하는 '우언(寓言)'이 적지 않게 등장하는데, 예컨대 우직한 사람의 면모를 대표하는 '우공이산'이라든가 원숭이를 통해 어리석은 인간을 풍자하는 '조삼모사' 등의 고사의 연원이 여기에 있음을 강조한다.

 

2부에서는 먼저 <열자>의 편제를 설명하는 '편제론'을 간략하게 제시하면서, 모두 8편으로 구성된 <열자>의 원문과 번역문 그리고 각각의 단락에 대한 번역자의 해설이 첨부되어 있다. 열자 사상의 핵심이라고 할 우주관을 보여주는 '천서(天瑞)'를 필두로 해서, 중국 고대의 전설상의 인물인 '황제'편이 이어지고 '운우지정'이라는 고사를 탄생시킨 '주목왕'편의 내용을 접할 수가 있다. 유가의 비조로 칭해지는 공자의 이름을 편명의 제목으로 삼은 '중니'편에서는, <논어><공자가어> 등의 유가서에서는 볼 수 없는 공자에 대한 면모가 소개되기도 한다. 이어지는 '은탕'편은 은나라 탕왕의 질문으로 시작하는데, 특히 이 부분에 우언과 고사가 적지않게 등장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하겠다. 그리고 여기에 등장하는 내용들은 대체로 노자와 열자 등의 초기 도가사상가들이 유가사상의 영향을 적지 않게 받았음을 짐작할 수 있다고 강조하는데, 바로 이러한 면모가 노자와 열자의 사상적 면모가 장자와 차이를 보이는 점이라고 설명한다.

 

다음의 '역명'편에서는 도가의 운명론을 집중적으로 소개하고 있으며, 앞서 언급했듯이 '양주'편에서는 극단적인 개인주의로 평가되는 양주의 '위아(爲我)' 사상에 대해서 알 수 있는 내용이 기술되어 있다. 마지막 '설부'편에서는 개인의 수양에서부터 천하를 다스리는 방도를 간략하게 정리하고 있는데, 이 부분에서 열자의 사상을 유가사상과 비교해서 살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처음에는 원문과 함께 번역문을 살펴보았는데, <열자>에 사용된 개념들이 상당히 어렵게 느껴졌다. 그래서 열자의 사상을 보다 깊이 이해하기 위해서는 다시 정밀하게 실펴볼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아마도 한문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라면, 번역문을 읽으면서 이해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여겨졌다. 그렇지만 다양한 문헌에 단편적으로 언급되었던 <열자>의 면모를 어느 정도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에 의미를 두고자 한다. <열자>가 왜 도가사상의 흐름에서 이해해야 하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기회였다.(차니)

 

*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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