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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일백수

[도서] 당시 일백수

송재소 편역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당시(唐詩)'는 중국 당나라 때에 활동하던 시인들에 의해 지어진 한시를 일컫는 말로, 흔히 중국 문학사에서 이 시기를 한시의 전성시대라고 칭하기도 한다. 중국이 당나라에 의해 통일되면서 비교적으로 안정된 정국과 경제적인 발전이 이루어졌으며, 당나라 시대의 제왕들 역시 문학을 애호했기에 다양한 시인들에 의해 한시가 창작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었기 때문이라고 분석되기도 한다. 딱히 이 시기에만 지어진 것은 아니지만, 한시는 크게 '당시''송시(宋詩)'로 구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당시'의 경우 표현과 묘사가 풍부하여 인간의 감성을 표현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송시'는 감정의 노출보다 작품에 특정 이념이나 논리적인 내용을 제시함으로써 객관적 사실의 전달에 치중했다고 평가되기도 한다. 당나라와의 교류가 많았던 신라에서는 일찍부터 당시를 전범으로 여기고, 한시를 창작하는 전통을 지녔던 것이다.

 

과거를 위해서 한문을 공부하던 조선시대의 지식인들에게 한시를 짓는 것은 필수적인 교양으로 여겨졌고, 특히 당나라 시인들의 작품은 하나의 전범으로 여겨졌던 것이다. 고려 말에 수입된 성리학으로 인해 조선 전기에는 송나라의 시풍(송시)이 유행하기도 했으나, 조선 중기에 활동했던 이달과 최경창 그리고 백광훈 등 당시풍의 작품을 창작한 이른바 '삼당시인'이 출현하면서 시풍이 달라지는 계기가 되었다. 이후 조선 후기에 이들의 영향을 받은 많은 한시 작가들이 등장했고, 이러한 경향은 한시는 물론 시조나 가사에서도 영향을 끼쳤다고 논의되기도 한다.

 

한시를 읽고 이해하기 위해서는 일단 한문에 대한 지식이 풍부해야만 한다. 과거 준비를 하면서 한문을 능숙하게 사용하던 조선의 지식인들에게 한시를 짓는 것은 필수적인 교양이었고, 그들에게 중국 문인들이 창작한 한시 작품들은 평생 공부하고 본받아야할 전범으로까지 여겨졌다. 하지만 21세기에 접어든 지금의 시대에는 한자를 능숙하게 읽는 이들이 많지 않기에, 한시를 읽는 것은 전문가의 번역을 통해서만이 가능하다고 하겠다. 특히 한시에 사용된 시어에는 단순한 글자의 뜻만이 아니라, 그 단어가 파생된 역사적 사실이나 이야기 거리 등 흔히 전고(典故)가 포함되어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따라서 전문가의 해석과 다양한 주석, 그리고 깊이 있는 해설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그럼 점에서 오랜 동안 한문을 전공한 저자에 의해서 번역과 주석 그리고 해설이 포함된 이 책의 내용은 한시, 특히 당시를 알고싶은 이들에게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여겨진다.

 

현재 남아있는 당시는 5만여 수가 된다고 하는데, 저자는 그 가운데 자신이 좋아하는 작품 101수를 선정하여 번역하고 해설을 덧붙이고 있다. 고전문학을 전공하면서 한번쯤 읽었던 눈에 익은 작품이 있는가 하면, 이 책에서 비로소 만났던 새로운 작품들도 발견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수록된 작품들에 대해서 저자의 관점에서 풀이하고 소개하는 해설로 인해서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당시의 매력에 젖어들 수 있는 기회로 삼을 수 있었다. 특히 내가 전공하는 고전시가에 한시의 구절들이 활용되는 경우가 적지 않고, 이 책을 읽으면서 익숙한 구절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러한 이유로 '당시'의 성격이나 작가들에 대해서 어느 정도의 선행 지식이 있었으며, 일부 작품들은 원문과 그 자세한 내용까지도 이미 알고 있었다.

 

이 책은 짤막한 머리말다음에 왕발(王勃)을 비롯한 36명의 시인들과 그들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1~2작품만 수록된 시인들이 있는가 하면, 대표적인 당나라 시인으로 거론되는 이백이나 두보의 경우에는 10수가 넘는 다량의 작품들이 선정되었다. 대체로 시인들의 활동 시기를 고려하여 시대순으로 배열한 듯한데, 각각의 인물에 대한 간략한 소개가 제시되어 있어 작품을 이해하는데 적지 않은 도움이 되고 있다. 수록 작품들은 각각의 번역문과 원문을 제시하고, 시구에 대한 상세한 주석과 친절한 해설이 덧붙여 있어 작품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고 있다. 특히 작품 해설에서 저자의 한시에 대한 풍부한 이해를 확인할 수 있었으며, 책의 후반부에 당시(唐詩)에 대하여라는 항목에서 개고나하는 내용을 제시하고 있다. 한문을 잘 모르더라도 시적인 감각을 살린 번역문을 통해 당시의 맛을 충분히 느낄 수 있을 것이라 여겨진다.(차니)

 

*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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