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밖에 못 마시지만 좋아하는 술은 위스키와 와인. 가끔 맥주가 먹고 싶어서 한병을 따면 두 모금쯤 먹고 버리기가 일쑤여서 알콜낭비를 질색하는 남편에게 쿠사리를 먹었다.
이런 나의 맥주 인생에 전환기가!
세 아이의 엄마이기도한 남편의 동료가 자기가 애를 봐줄테니 반나절 밖에서 데이트를 하고 오라는 꿀제안을 했다. 물론 이런 엄청 고마운 제안은 거절하는게 예의가 아니니 냉큼 그러겠노라고 하고 볼일을 보고는 둘이서 저녁을 먹으러 갔다.
메뉴를 정하기 전에 남편은 삿포로 맥주, 나는 녹차로 음료 주문을 했다. 돌아서 걸어가는 웨이터를 불러 세워 정정을 했다. 저도 맥주로 주세요.
차가운 삿포로 맥주를 들이키는데 아!!!!
임신 중기 소양증으로 시작한 수면부족으로 출산 3주만에 직장으로 복귀해 두시간마다 깨서 수유를 하는 피곤에 푸욱 쩔은 노산 직장인의 심신을 달래주는 것이다.
정말 꿀맛이었다.
당장 장볼 때 삿포로 맥주도 사왔다. 치과 치료로 이주일간 금주였는데 치통보다(진통제의 도움으로) 술을 못마시는게 더 괴로웠다.
이런다 정녕 술꾼이 되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