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하하하! 푸하하하하하하! 크하하하하하하하하하!" 자령후가 크게 웃었다. 한데 그 웃음은 보통 웃음이 아니었다. 내공이 담긴 웃음. 점차 웃음에 담기는 내공의 양이 늘어만 간다. 종국에는 그 웃음소리 자체가 무공이 되었다. 주변에 폭풍이라도 온 것처럼 집이며 돌덩이며 그 소리에 담긴 힘을 이기지 못하고 부서져 나갔다. 땅이 울리고 하늘이 떤다. 소리에 담겨진 힘에 천지가 자극을 받아 부스스 일어나는 먼지가 그의 웃음에 힘없이 춤췄다. 이끌어내는 내공의 양이 정도를 넘어선다. 그가 내뿜는 기운이 주변을 잠식해 나가 주변이 온통 핏빛으로 물들어갔다, 그의 뒤로 온 세상이 피로 물든 듯 보인다. 하늘이 피로 뒤집힌 듯 했다. 번천마왕 자령후. 하늘을 뒤집는 마의 왕이 그의 진면모다. 청운은 자령후에 대항하기 위해 기운을 뿜었다. 삼극진기를 최고조로 올리는 청운의 주위로 근원에 가장 가까운 기운이 그 힘을 펼친다. 청운이 내는 기운과 자령후가 내는 기운이 중간에서 접해지며 뇌운의 울음소리 같은 것이 '우르릉' 울려 퍼졌다. 두 가지 기운이 주변에 가득 차 서로 부딪치니 흡사 세상이 둘로 나뉜 듯하다. 자령후의 웃음이 뚝 그쳤다. 얼굴에는 여전히 미소를 그리고 있지만 하늘을 죽이고, 산을 죽이고, 강과 바다를 죽여도 다 채우지 못할 것 같은 지독한 살기를 동반한 미소였다. 진정 즐겁다는 얼굴로 청운을 바라보는 그의 입이 열렸다. "좋아... 마음에 들어." 사이한 목소리. 듣는 것만으로 머릿속이 진탕될 것 같은 그런 소리가 범종의 울음처럼 우웅거리며 말을 전했다. 그야말로 마왕의 목소리였다. "그러니 내 손에 죽어라." 청운의 목숨이 풍전등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