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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도서] 팬데믹

홍윤철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2020-110 <팬데믹(홍윤철 지음/포르체)>

바이러스의 습격, 무엇을 알고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가?

세계보건기구 WHO 정책자문위원으로 활동 중인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홍윤철 교수가 지난 메르스 이후 3년 연구 결실.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가 모든 대륙으로 걷잡을 수 없이 퍼져 나가자 2020311일 팬데믹pandemic을 선언했다. 이제 인류의 역사는 그 이전과 이후로 바뀌고 있다. 이 책에서는 코로나19에 관한 직접적인 분석과 해법이 아닌, 보다 근본적이며 거시적인 분석과 대안이 제시된다.

모든 대륙에 감염병이 전파된 팬데믹은 1968년 홍콩 독감과 2009년 신종 인플루엔자에 이어 세 번째다. 역사를 돌이켜보면 1918스페인 독감이나 중세를 뒤바꿔버린 페스트의 유행 등이 인간의 세상에 큰 충격을 주었다.

 

저자는 문명의 시발이 된 도시와 그 발전 과정에서 나타난 전염병 등의 질병, 그리고 이러한 질병에 대응하면서 변화해온 의료를 중심으로 과거의 역사를 고찰하고 바람직한 미래 사회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인류의 조상은 오랜 기간 수렵 채집을 통해 영양 섭취를 해왔기 때문에, 수렵 채집 시기의 영양소 섭취 양상과 문명화 이후의 영양 섭취 양상이 달라질수록 현대인은 그만큼 여러 가지 질환에 걸릴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다.

기원전 5,000년쯤에 이르면 수렵채집인의 정착 생활이 대부분 자리 잡게 된다.

이때 등장하는 농업혁명은 정착촌을 형성하면서 질병의 변화와 함께 질병의 탄생을 초래하였다.

동물에서 유래된 병원균 감염질환이 새롭게 등장했으며 곡물로 편중된 영양 섭취의 결과 영양결핍 질환이 발생하였다. 특히 병원균 감염에 의한 질환은 도시가 커지고 인구의 밀집도가 늘어나면서 개인 질환에서 도시나 지역의 풍토병, 나아가 다른 지역으로 전파되는 전염병으로 전환되어 갔다.

 

인간이 이동과 정착 그리고 가축을 길들여 생활하면서 동물을 숙주로 삼았던 균들은 사람과 접촉하게 되었다. 병원균과 사람의 첫 번째 조우가 얼마나 강력한 위협요인이 될 수 있는지는 아즈텍 제국의 몰락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수백 명의 스페인 병사가 수백만 명의 아즈텍 제국 용사를 이길 수 있었던 이유는 다름 아닌 천연두라는 가공할 만한 생물 무기 때문이었다. 잉카 제국 역시 마찬가지였다. 코르테스가 이끄는 168명의 스페인 병사가 잉카의 8만 대군을 몰살.

아테네를 강타했던 전염병이나 로마 제국에 피해를 입힌 안토니우스 역병 그리고 세 번의 대유행으로 사회경제적 구조마저 흔들어버린 페스트.

천연두, 결핵, 페스트, 콜레라, 홍역 등 인류가 경험했던 무서운 전염병들은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사람을 공격했다기보다는, 사람이 세균의 생태계를 교란한 후 사람과 병원균 사이에 새로운 생태학적 균형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인간의 이동과 교류, 농경지의 개간, 벌목 등 인간의 활동에 의한 생태학적 균형의 교란이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성질환의 근본적인 이유인 것이다.

산업혁명으로 인한 도시의 발달, 유럽 제국주의의 확대, 해양 무역의 확대에 따라 천연두, 홍역, 유행성 이하선염, 수두, 성홍열과 같은 감염은 이러한 질병을 접해본 적 없던 지역의 사람들에게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

 

현대의 도시환경, 그리고 화석연료의 사용으로 초래된 건강 문제는 질병에 대한 과거의 전략으로 풀기 어렵다. 이러한 문제는 예방접종이나 치료약의 개발이 아니라 도시환경의 개선, 적절한 토지 이용, 농약과 같은 화학물질에 대한 관리, 교통 시스템 등 물리적, 사회적 환경에 대한 접근을 통하여 해결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접근에는 친밀한 사회적 관계망 속에서 건강에 대한 돌봄을 받을 수 있는 지역 사회 의료체계를 만들어가는 계획도 포함되어야 한다.

 

장소는 정적인 공간의 의미만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생활하고 교류하는 상호적 과정이 일어나는 곳이다. 따라서 사회적 건강 결정 요인들이 어떻게 건강과 연관되어 질병과 사망의 분포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관해서 볼 때, 이러한 관계적인 요소를 넣어서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미래의 공동체, 특히 도시는 의료가 중심 기반이 되어야 한다. 노령 인구의 비율이 높아지는 미래 사회가 지속가능한 사회가 되려면 반드시 사람의 건강이 사회 중심 의제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플랫폼을 기반한 미래 의료시스템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지역 사회의 의료서비스이다.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바이러스 전염병의 팬데믹현상은, 서로 다른 단계별 전략을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거버넌스 체계가 시급하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그리고 이 거버넌스 체계는 국가 간, 지역 간의 긴밀한 공조를 요한다.

이제 우리에게는 양극화와 세계화의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루어 나가는 세계적 수준의 질병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 질병을 극복하기 위한 실질적인 조치 중 하나는 세계보건기구와 같은 세계적 수준의 전략을 수립하고 집행하는 보건 거버넌스 체계의 강화라고 할 수 있다.

미래의 의료는 미시적 접근에서 거시적 접근으로 그 범위를 확장해야 한다. 코로나바이러스19와 같이 개인의 문제에서 벗어나 사회적 환경 차원의 이해가 촉구되는 질병이 늘어남에 따라 체계를 형성하여 미래를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경제, 교육, 교통, 환경의 영향까지 고려한 의학의 접근방식이 필요하고, 이를 바탕으로 질병 관리 정책이나 의료공급체계, 이에 따른 재정 정책과 지불 제도를 수립해야 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의료 플랫폼을 기반으로 지역 사회가 중심이 되는 의료서비스체계를 제안하였다. 이제 의료는 질병 중심에서 사람 중심으로, 병원 중심에서 지역 사회 중심으로 바뀌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집에서부터 병원에 이르기까지 막힘없이 정보가 연결되고, 정확하고 정밀한 의료서비스가 이루어지는 네트워크를 만들어야 한다. 아마도 인공지능과 같은 미래 사회의 정보기술이 활용되어야 할 것이고, 무엇보다도 의료의 이용자인 시민뿐 아니라 공급자인 의료진 모두가 혜택을 볼 수 있어야 한다. 의료는 본질적으로 환자와 의사의 관계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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