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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예스] http://m.ch.yes24.com/Article/View/7208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 같던 유재석과 강호동의 투 톱 체제였다. 통산 연예 대상만 7회를 거머쥔 유재석은 여전히 최강자의 자리에 있었고, 무한한 에너지를 바탕으로 ‘끝’을 보는 예능을 만드는 강호동 역시 강건한 한 축이었다. 두 사람은 그렇게 오랜 시간 동안 한국 지상파 버라이어티 트렌드를 주도해 왔다. 개그계와 MC계에 수 많은 신인이 뜨고, 저무는 순간에도 그들은 공고한 자신들만의 왕국을 구축해왔다.


하지만 그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던 ‘탈세’로 이미지에 타격을 입고 잠정 은퇴라는 ‘초강수’를 둔 강호동은 현재 예능 프로그램에서 찾아 볼 수 없다. 다른 프로그램들은 다행히도 그가 없이 큰 타격을 입지 않고 다음 체제로 굳혀갈 수 있었지만, 그의 급작스러운 하차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것은 버라이어티의 시대에 유일하게 1인 토크쇼의 명맥을 유지해 오던 <무릎팍 도사>였다. 실제로 그의 급작스런 하차로 바로 ‘폐지’의 수순을 밟아야 했던 인기 프로그램은 <무릎팍 도사>가 유일했다. 연예인뿐 아니라 사회의 저명 인사들을 불러 모아 간혹 민감한 이슈들도 거침없이 건드릴 수 있었다는 점에서, 그리고 시청률과 게스트 자체만으로도 이슈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이 한국형 토크쇼의 폐지는 MBC에는 물론 방송가에도 적지 않은 타격이었다.

그렇게 <무릎팍 도사>가 사라진 자리에는 고만고만한 1인 토크쇼들이 자리를 잡아 ‘도토리 키재기’를 하고 있다. ‘폭로’가 아닌 진정성을 가진 토크로 승부하겠다던 <승승장구>도 명맥을 유지하고는 있지만 아직 최고의 자리를 엿보기에는 무리라는 평가가 지배적이고, 주병진의 컴백으로 편성된 <주병진 토크 콘서트>는 다소 올드한 콘셉트로 아직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도사’가 사라진 토크쇼 세계에 문득 새로이 떠오른 것은 치유를 내세운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이하 <힐링캠프>)다. 초기 <무릎팍 도사>에 밀린 다른 토크쇼와 비슷하게 주목 받지 못하는 듯 했으나 <무릎팍 도사>가 사라진 자리에서 가장 잠재력을 보이는 토크쇼는 <힐링캠프>가 유일하다.


<힐링캠프>와 <무릎팍 도사>, 동일한 방식의 인물 접근법


전통적인 토크쇼 방식을 따르고 있는 <승승장구>와 <주병진 토크 콘서트>와 달리 <힐링캠프>는 <무릎팍 도사>와 궤를 같이 한다는 점에서 그 잠재력이 보인다. 풀어내는 스타일이 다를 뿐 두 프로그램은 모두 의뢰인(게스트)의 ‘고민(혹은 콤플렉스)’으로 인물의 생애 전반에 대한 접근을 시작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사람으로서의 혹은 유명인으로서의 삶 전반을 훑어 내린다. 외적으로는 초반 막강한 캐스팅 능력을 무기로 새로운 이슈를 만들어나갔던 <무릎팍 도사>와 마찬가지로 대선 후보로 떠오른 여당과 야당의 두 인물을 게스트로 불러 이슈를 만들었다.

두 프로그램은 이처럼 인물에 대한 기본적인 접근 방식이나 외적으로 이슈를 가져오는 방식이 동일하다. 하지만 동시에 다른 스타일로 인물에 접근했다. 이를 통해 <힐링캠프>는 자신만의 차별점을 구축한다. <무릎팍 도사>가 강호동이 가진 에너지와 방대하게 수집한 자료로 오랜 시간 동안 게스트의 진을 빼 놓으며 직선적으로 이야기를 풀고 게스트가 이야기를 정면 돌파했다면, <힐링캠프>는 부드럽게 게스트들이 지난 이야기들을 풀어놓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다. 정확히 필요한 순간에 프로그램 구성의 흐름에 맞춰 에피소드를 이끌어 내는 형식 중심의 <힐링캠프>는 인물의 생애를 방대하게 하나하나 훑어 가며 슬럼프나 어려웠던 시절에서 인물의 절정을 뽑아내는 에피소드 중심의 <무릎팍 도사>와는 분명 다른 모습이다.


이경규의 방식 vs. 강호동의 방식


두 프로그램의 비슷한 듯 다른 차이에는 메인 MC를 맡은 이경규와 강호동의 진행 스타일이 반영된다. 방송에서도 농담처럼 ‘녹화 너무 길어!’를 불만으로 털어놓는 이경규는 철저하게 프로그램의 전체 프레임을 머리 속에 넣어 놓는 진행자다. 프로그램을 계산 속에 넣고 진행하는 MC 이경규는 프로그램의 흐름을 이미 녹화 전에 다 인지하고 있고, 그 흐름 속에서 최적의 포인트를 효율적으로 뽑아낸다. 어차피 짧은 시간 내에도 자신이 원하는 효율을 다 뽑아낼 수 있다면 긴 녹화시간이 (적어도 그에게는) 진만 빼 놓을 뿐 의미가 없는 것은 당연하다.

반면 강호동의 경우 자신이 가진 에너지로 최대한 많은 소스를 제작진에게 제공하는 진행자다. 최대한 긴 시간, 최대한 많은 리소스를 뽑아내 그 중 최적의 것들로 방송을 구성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 그가 MC를 맡았던 프로그램들은 최대한 많은 방송 분량을 뽑아 내는데 힘쓴다. 토크쇼도 집단 게스트 체제로 최대한 많은 이야기를 뽑을 수 있는 토크쇼(<강심장>)이거나 아예 24시간 모두를 카메라로 담아내는 리얼버라이어티(<1박2일>)이거나, 아니면 6시간이고 7시간이고 한 인물의 어린 시절부터 현재까지 모두 훑어내는 토크쇼(<무릎팍 도사>)의 방식을 취한다. 흐름을 읽는다기 보다는 인물들과 상황에 집중해서 최대한 많은 것을 뽑아내기 때문에 그가 맡은 프로그램은 형식 보다는 분량과 순발력에 따라 흘러간다.

이처럼 비슷한 콘셉트로 인물에 대한 접근을 시도함에도 불구하고, 두 메인 MC의 극명한 차이와 버팀이 만들어낸 <무릎팍 도사>와 <힐링캠프>는 의외로 <무릎팍 도사>가 강호동의 잠정 은퇴와 함께 폐지 수순을 밟게 되면서 <힐링캠프>가 <무릎팍 도사>의 대체재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을 할 수 있게 됐다.


<무릎팍 도사>가 사라진 자리, <힐링캠프>는 대체재이자 보완재


결정적으로 <힐링캠프>는 단순히 <무릎팍 도사>가 사라진 자리를 대체할 수 있을 만한 대체재일 뿐만 아니라 시대가 바뀌면서 그 모습도 바뀔 수 밖에 없는 토크쇼의 보완재로 자리할 수 있을 만한 지점을 갖고 있다.

그 차별점은 <힐링캠프>가 그 타이틀로도 내세우고 있는 ‘치유’의 개념이다. 물론, <힐링캠프>가 됐건 <무릎팍 도사>건 출연한 게스트들의 삶의 대부분을 전시해 시청자로부터 동정이나 공감을 이끌어 낼 수 밖에 없는 ‘방송’이다. 그 안에 진정한 ‘힐링’이 있을 수 있는 가의 문제는 완벽하게 열외다. 그 부분을 제외하고 판단한다면 <힐링캠프>의 콘셉트는 <무릎팍 도사>가 언젠가 몰락할 경우 언제라도 그 역할을 대신할 수 있을 만큼 노련한 지점이 있다. 접근 방식에서 <무릎팍 도사>의 코드를 차용해 들어오고, 세트 밖을 벗어난 버라이어티의 트렌드를 따라가면서 <힐링캠프>는 무리하지 않는다는 느낌을 준다. 결국 말을 할 수 밖에 없도록 몰아 답을 얻어냈던 <무릎팍 도사>와 달리 <힐링캠프>는 요즘 사회가 요구하는 ‘힐링’의 코드를 자연스럽게 흡수하며 시청자들의 동정과 공감을 불러낸다.

이는 3인의 MC를 통해서도 철저히 계산된 지점이다. 정규편성 될 수 없었던 김제동의 <오 마이 텐트>의 방식을 끌어와 이경규가 안으면서, 마이너한 감성을 끌어안는데 주력했던 김제동의 진행에 주류의 감성을 더했고, 거기에 존재감이 약해 보이지만 필요한 순간 그녀 아니고서는 할 수 없는 역할을 부여받은 (가령 게스트가 감정이 격해져 눈물을 보이는 순간 함께 울어 줄 수 있는 것은 여배우인 한혜진 뿐이다) 한혜진의 조합은 <무릎팍 도사> 3인방의 개성강한 캐릭터의 우연이 만들어낸 시너지와 달리 철저히 계산된 합이다. 이 시너지 효과는 소위 요즘 사회에서 요구하는 ‘공감’과 ‘힐링’, 그리고 ‘멘토’의 색깔을 가미해 낸다. 예민할 수 있는 사건을 건드리면서 얻어내는 <무릎팍 도사>의 공격적 트렌드와는 다른 계산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것이다.


‘도사’가 사라진 토크쇼 시대, <힐링캠프>가 답이 될 수 있을까

이처럼 <힐링캠프>는 인기있는 토크쇼의 비법들을 차용해 왔지만, 동시에 이경규라는 노회한 MC의 능력과 사회가 요구하는 ‘치유’라는 코드를 절묘하게 버무려 새로운 토크쇼의 기회를 노려왔다. 실제로 <무릎팍 도사>가 사라진 자리, 가장 돋보이는 새로운 토크쇼의 재능은 <힐링캠프>다.

물론 아직은 시청률이 게스트에 따라 큰 폭을 보이고 있어 확신할 수 없다. 하락세이긴 하지만 동시간대에 여전히 공고하게 버티고 있는 유재석, 김원희의 <놀러와>도 만만치 않고, 컬투의 DJ 능력을 바탕으로 한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의 저력도 무시할 수 만은 없는 위치다. 하지만 단독 게스트를 바탕으로 한 토크쇼의 시청률을 비교해 보자면 <힐링캠프>의 향후 남은 이야기들은 기대해 보아도 좋을 법 하다. <승승장구> 역시 게스트에 따른 진폭이 크고, <주병진의 토크 콘서트>는 시청률이 소폭 올랐다 해도 미약하다. 그리고 두 토크쇼에 비해 갖고 있는 구성력이나 잠재성이 아직은 <힐링캠프>가 가장 크다.

대중문화계는 그 어떤 분야보다 절실하게 흥행 공식을 갈구하지만, 동시에 가장 깨지기 쉬운 흥행공식을 가진 곳이다. 그렇기에 사실 방송의 흥행과 흥망성쇠는 섣부르게 예측할 수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실제로 강호동의 은퇴로 무너질 줄만 알았던 <1박2일>과 <강심장>은 의외로 선방하며 새로운 상황에 안착하지 않았던가. <무릎팍 도사>가 사라진 자리에 <힐링캠프>의 잠재력은 그렇기에 더욱 눈여겨 볼 만 한 부분이 있다. 과연 <힐링캠프>는 <무릎팍 도사>가 사라진 토크쇼의 제국에서 최강자로 그 답을 내 놓을 수 있을 것인가. 이경규는 또 다시 버라이어티뿐 아니라 토크쇼 MC로서도 다시금 최고의 자리에 설 수 있을까. <힐링캠프>가 앞으로 내 놓아야 할 답은 무궁무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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