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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합니다

[도서] 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합니다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 저/김명남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나는 페미니스트를 이렇게 정의합니다. 남자든 여자든, 맞아, 오늘날의 젠더에는 문제가 있어, 우리는 그 문제를 바로잡아야 해, 우리는 더 잘해야 해, 하고 말하는 사람이라고요. 여자든 남자든, 우리는 모두 지금보다 더 잘해야 합니다.


- 『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합니다』 中 p.51~52


 

페미니스트에 대한 저자의 명쾌한 정의를 보여주는 『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합니다』는 2015년 스웨덴어판이 출간된 당시, '스웨덴 여성 로비'라는 단체가 출판사, 스웨덴유엔연맹, 스웨덴노동조합연맹 등의 후원으로 이 책을 스웨덴의 모든 16세 학생들에게 선물한다고 발표했다고 한다. 한 나라의 모든 16세가 읽을만한 책이라고 인정받는다는 건 어떤 일일까? 그것도 그 문제에 있어 인식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스웨덴에서 말이다.

 

 

첫 장을 폈을 때만 해도 별다른 생각이 없었는데 읽으면서 내가 혹은 우리가 '페미니스트'를 너무 어렵게 바라보고 있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다. 나이지리아에서 나고 자라서 미국에서 학위를 받은 후, 지금도 두 나라를 오가며 활동하고 있는 작가 치마만다 응고지 아다치에는 원래는 테드 강의였던 이 책을 통해 페미니스트가 무엇인지, 그리고 제목처럼 왜 우리가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하는지를 쉽고 편안하고 유쾌하게 풀어낸다.

 


그들에게 나도 남자와 똑같은 인간이라고, 나도 똑같은 인사를 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이것은 그저 사소한 일이지만, 때로는 사소한 일이 가장 아픈 법입니다.


- 『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합니다』 中 p.23


 

저자는 본인과 주변인들이 겪은 불합리하고 차별적인 일상의 경험들을 예시로 들며 대부분 사람들이 작은 일이라고, 흔한 일이라고 심지어 문화라고 억울함을 삼키지만 이건 세계 어디서나 누구에게나 중요한 문제라고 말한다. 성별의 문제를 떠나 사회가 은연중에 규정하는 타입에 맞추려고 자신의 모습이나 감정을 감추고 애써야 하는 모든 인간의 문제로 이야기하는 것이다.

 


그리고 지금 나는 여러분에게 현재와는 다른 세상을 꿈꾸고 계획하는 일에 함께 나서자고 요청합니다. 지금보다 좀더 공정한 세상을, 스스로에게 좀더 진실함으로써 좀더 행복해진 남자들과 좀더 행복해진 여자들이 살아가는 세상을 말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우리 딸들을 지금과는 다르게 키우는 것입니다. 우리 아들들도 지금과는 다르게 키워야 합니다.


- 『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합니다』 中 p.28


 

저자가 2003년에 쓴 소설을 두고 사람들이 페미니즘적이라고 수군거린다며 페미니스트는 남편을 얻지 못해서 불행한 여자를 말하는 것이니까 스스로를 절대 페미니스트라고 부르지 말라는 한 저널리스트의 충고에 스스로를 '행복한 페미니스트'라고 부르기로 결심한 뒤, 페미니즘은 비아프리카적인 거라는 한 여성 학자의 말 때문에 '행복한 아프리카 페미니스트'로 수정했다가 결국에는 '남자를 미워하지 않으며 남자가 아니라 자기자신을 위해서 립글로스를 바르고 하이힐을 즐겨 신는 행복한 아프리카 페미니스트'에 이르는 에피소드는 정말 웃겼다. 더불어 사람들이 페미니스트라는 말에 갖는 온갖 편견과 부정적인 의미도 알 수 있었다. 누군가 페미니스트냐고 물으면 왠지 부담스러움을 느끼는 사람이 많을 거다. 그 이유를 저자의 경험이 바로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머니의 친구였던 친웨 아줌마를 통해 '세상의 인정을 구하기 위해 나 자신을 억지로 변형시키는 일'을 하기 않고, '가장 진실되고 가장 인간적인 자아'로 살아내겠다고 결심하는 내용의 「여성스러운 실수」, 그리고 인터뷰 '이야기꾼'도 함께 수록되어 있는데 모두 「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합니다」와 일맥상통하는 부분도 있고, 열린 마음과 생각을 가진 신중하면서도 유쾌한 작가 치마만다 응고지 아다치에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합니다" 테드 강의는 유튜브에서 엄청난 인기를 얻은 데다 가수 비욘세의 노래 '***Flawless'에도 삽입되었다고 한다. 오빠의 거절할 수 없는 요청에 따른 강연이 이렇게 다방면의 영향력으로 돌아올 줄 작가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을 거다.

사전에 따르면 '페미니스트'는 '모든 성별이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으로 평등하다고 믿는 사람'이란다. 이 정의에 따른다면 우리가 페미니스트가 아닐 이유를 찾는 게 더 힘든 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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