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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파이 살인 사건

[도서] 맥파이 살인 사건

앤서니 호로비츠 저/이은선 역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작가의 이름이 왜 이렇게 익숙하지라는 생각을 하면서 골랐던 작품. 앞에 저자 소개를 읽다 보니 앤서니 호로비츠는 이전에 '아서 코난 도일 재단이 공인한 새로운 홈즈 시리즈'라는 『셜록 홈즈: 모리어티의 죽음』이라는 작품으로 먼저 만났던 작가였다. 갑자기 그때 느꼈던 분노가... ^^;; (나는 당시 책 내용과는 별개로 저 홍보 문구에 농락당한 기분으로 괴로웠었다.) 하지만, 셜록 홈즈라는 이름에 대어 내가 가졌던 기대를 빼면 작품으로는 나쁘지 않았기에 『맥파이 살인 사건』을 열심히 읽어 봤다.

 

 

아티쿠스 퓐트라는 탐정 시리즈로 출판계의 총아가 된 앨런 콘웨이는 9번째 시리즈인 『맥파이 살인 사건』의 원고를 클로버리프 북스에 전달한다. 사장인 찰스를 통해 복사본을 전달받아 기대에 찬 채로 읽던 소설팀 팀장 수전은 원고의 마지막 장, 결말이 없다는 걸 알게 된다. 단순 복사 사고라고 생각했던 일은 앨런의 자살과 찰스에게 온 앨런의 마치 유서 같은 편지로 인해 전혀 다른 국면을 맞이하고... 오로지 마지막 장을 찾겠다는 생각으로 앨런의 집, 주변 사람들을 조사하던 수전은 점점 앨런의 자살에 의구심을 품게 되는데...

이 소설은 아티쿠스 퀸트가 활약하는 '맥파이 살인 사건'과 그 저자인 앨런의 자살을 파헤치는 수전의 이야기가 액자식 구성으로 진행된다. 사실 이 구성이 다소 나를 짜증 나게 만들었는데 다 읽고 나면 몇몇 이야기는 불필요하지 않았나 싶다.(책이 이렇게 두꺼울 필요가 없다는 거지) 추리소설은 속도감이 중요한데 '맥파이 살인 사건'을 가장 중요한 부분에서 끊고 수전의 진실 찾기를 약간 중구난방의 느낌- 그녀가 수사관이 아니기에 어쩔 수 없지만 -으로 꼭 넣었어야 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저자의 의도와 작가로서의 애환이라는 게 느껴지고 왜 이런 구성을 택했고 뭘 말하고 싶은지 알 거 같아도 아쉬운 건 어쩔 수 없다. 그래도 그런 구성과 이야기 덕분에 영국 추리소설 유산의 종합판 같은 느낌을 주기는 하니 이 작품이 베스트셀러가 된 거는 필연적이었는지도 모르겠다.

 


… 「색스비온에이번이라는 이 마을에는 걱정되는 부분이 있어. 내가 예전에 자네한테 인간의 사악한 면모에 대해서 얘기를 한 적이 있지? 아무도 알아차리지 못하는 사소한 거짓말과 책임 회피가 어떤 식으로 엄청난 화마처럼 인간을 잡아먹을 수 있는지 말일세.」…

- 『맥파이 살인 사건』 中 p.161


 

앨런의 창조해낸 '아티쿠스 퀸트'는 셜록 홈즈보다는 포와로와 브라운 신부에 가깝다. 자기가 창조해낸 세기의 인기 캐릭터를 증오한 앨런을 홈즈를 질색하게 된 코난 도일, 포와로를 밥맛이라고 표현했다는 애거사 크리스티에 빗대어 계속 이야기하는 건 대중적인 시리즈에 갇혀버린 작가들의 고뇌를 표현하는 거라는데... 생각하기 나름이지 않을까. 코난 도일은 잘 모르겠지만, 나는 포와로나 미스 마플이 나오지 않는 애거사 크리스티의 소설도 좋아한다. 그 캐릭터가 나오지 않아도 실력이 어디 가지는 않더라.

이야기를 구성하는 인물, 마을의 이름 등으로도 나름의 재치를 발휘하는 추리소설 작가들의 기지에 감탄했는데 문득 추리소설을 쓰면 이 정도는 해야지라는 생각도 들었다. 하여간 영국은 대단한 나라다. 이전 세기의 (대단한) 추리소설 작가들의 유산으로 또 다른 작가들이 이렇게 다양하고 지속적인 변주를 만들어 낸다. 터가 다르긴 다른가 보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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