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걷는다는 것은 많은 물상들을 만나고 그것들과 더불어 대화를 할 수 있다는 즐거움이 있다. 그 즐거움은 다양한 생각으로 연결되고, 삶의 길을 연다. 길가에 있는 마른 나무줄기 하나, 돌맹이 하나, 심지어 얼어붙은 물까지 모두가 내 걸음과 함께 하며 나에게 말을 걸어준다. 다시 파란 잎을 피우고 꽃을 맺을 것이라고, 때를 기다리고 있다고. 누군가의 든든한 주춧돌이 되겠다고, 이제 녹아 흐르면서 모든 생명들의 힘이 되겠다고.
그리 햇살도, 공기도, 바람도 자기의 자리에서 의연하게 머물고 있다. 그들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