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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스리커버] 달콤한 나의 도시

[도서] [예스리커버] 달콤한 나의 도시

정이현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30대 초반의 여성이 살아가는 방식이 그려진다. 도시에서 친한 친구 두 명과 마음을 나누면서 사람들을 만나고, 마음을 나누고, 사랑을 하고, 감정의 편린을 줍고, 행복함과 서글픔을 동시에 느끼면서 살아가는 자잘한 일상들이 자세하게 표현되어 나타난다. 인생에서 여성으로서 31살에서 32살로 이어지는 삶의 변화와 불안, 그리고 안정에 대한 희구 등이 섬세한 감각에 의해 그려진다. 너무 묘사가 섬세하여 그들과 함께 한참의 시간을 보낸 듯한 느낌을 가진다.

 

이 글의 화자는 은수다. 은수는 재인, 유희와 늘 소통하면서 살아간다. 온라인을 통해 소통하고 오프라인에서도 늘 만난다. 그들에게는 서로 모르는 것이 없다. 심지어 상대의 남자 친구까지도 모두 자세히 안다. 남자 친구가 생겼을 때 알려주지 않으면 관계에 이상이 생길 정도로 밀착도가 높다. 은수는 엄마와 아빠, 그리고 오빠 내외와 조카를 두고 있다. 오빠는 집에서 나가 살고 있고 은수도 조그만 방을 하나 얻어 나와 독립해 살고 있다. 그 집에 대해선 그렇게 좋은 느낌이 아니다. 그곳에 살면서 은수는 사보나 작은 신문 등을 편집하는 회사에 다니고 있다.

 

은수는 친했던 남자가 청첩장을 보내오고, 그 일이 마음의 상처가 된다. 그것이 이유가 되어 전에 만난 적이 있는 수첩 속에 적힌 남자에게 전화를 걸고, 술을 한 잔 하자는 약속을 한다. 그곳에 나가니 그 남자는 혼자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회사원들과 같이 있다. 은수는 황당하게 그들과 같이 앉았다. 그런데 남자는 다른 여자에게 신경 써느라 은수는 돌아보지도 않는다. 그때 옆에 있던 젊은이 한 명이 은수에게 말을 건다. 그리고 그 분위기가 은수의 마음에 들지 않는 차에 둘은 무언의 약속으로 그곳을 빠져 나온다. 마음이 마음이 아니게 된 은수는 정신을 놓을 정도로 술을 마시고, 그와 같이 모텔로 간다. 은수는 술을 이기지 못해 온몸이 만신창이가 되고 그 뒤처리를 태오가 다 한다. 은수가 아침에 일어나 보니 옆에 태오가 있다. 태오는 은수보다 7살이나 적다.

 

둘의 만남이 지속되는 가운데 친구 재인이 결혼 소식을 알려져 온다 은수와 유희는 거리감을 느끼면서도 황당하다. 한편 은수는 태오와 만남을 친구들에게 얘기하지 않는다. 어느 날 은수의 빌라에서 문제가 발생한다. 날카로운 여인의 음성이 들리고 주변의 사람들이 놀라는 일이다. 그것을 알게 된 태오는 여자 혼자 둘 수 없다고 가방 하나를 메고 은수의 집으로 들어온다. 둘이 같이 살게 된 게다. 은수는 늘 회사와 집, 이렇게 동선이 이루어지고, 태오는 집에서 음식도 하고 청소도 하는 삶이 이루어진다. 태오는 젊고 마음이 넉넉하고 영화 관계의 일을 하겠다는 생각을 가진 아이다. 그런 중에 은수는 회사의 상관으로부터 남자 한 명을 소개받는다. 김영수라는 인물인데 작은 공장을 경영하는 전도유망한 청년으로 그려진다. 하지만 만남 그 이외의 느낌은 없다. 주변을 의식해 만나고, 조건을 생각하면서 만나는 사이가 된다. 서로 부담이 없는 관계를 이어간다.

 

유희의 사촌인 유준이란 인물도 나온다. 유준이 은수와 친구다. 성이 다른 친구가 존재할 수 있는가 하지만 둘은 그렇게 친한 관계를 유지한다. 무슨 상의할 것이 있으면 서로를 찾는다. 유준은 위 3명의 여자와 아주 친밀하다. 소탈하고, 어떤 큰 목적의식이나 성취욕 등도 없다. 그냥 주어지는 대로 살아가는 자유인이다. 하지만 목적을 위해선 타인들과 어울려 생활을 해나갈 수 있는 인물이다. 나중엔 은수를 생각하면서 학원에 강사로 취직해 경제적 활동을 해나가는 삶을 보인다.

 

모든 고백은 이기적이다.

사름들이 누군가에게 고백할 때, 그에게 진심으로 알리고 싶다는 갈망보다 제 마음의 짐을 덜고 싶다는 욕심이 더 클 지도 모른다. 내가 유준을 만나러 온 이유는, 어쩌면 고백하기 위해서였다. 애정 문제와 관련된 카운슬링엔, 맑고 담담한 사이의 이성이 제격이니까.

그러나 나보다 유준이 한 템포 빨랐다.

은수야, 뭐 하나 물어봐도 돼?”

으응.”

여자들은 왜 연애 초기만 지나면 다 마누라처럼 구는 거지? 이거 해라. 저거 해라. 저거 하지 마라. 너의 실존을 변화시켜서 나에 대한 사랑을 증명해 봐라. 왜 그런 요구들을 하는 거냐고.”

 

유준이 은수에게 여자들에 대해 질문하는 부분이다. 이처럼 둘은 스스럼없이 친한 모습을 보인다. 나중에 우리 서로 이렇게 부담 없는데 같이 살면 어떨까 하는 얘기도 하는 관계가 된다. 은수가 주변의 모든 남자들이 떠나면 의지할 수 있는 그런 인물로 표현된다. 이 소설 속에서는 은수의 대피처 정도로 이해해도 될 듯한 인물이다. 이런 관계의 남녀 사이가 있을까 생각해 보는 것도 하나의 의문 부호가 될 듯하다.

 

은수는 엄마에 대한 부담도 가지고 있다. 아빠와 둘이 살아가는 엄마는 늘 영육 간에 궁핍함을 느낀다. 은수는 어느 날 태오와 영화관에 갔다가 어떤 초로의 신사와 같이 있는 엄마를 발견한다. 하지만 마음에 비밀로 간직하고 말은 하지 않는다. 그런데 엄마가 가출을 하고, 생활력이 없는 아빠는 늘 라면을 먹어야 하느냐며 딸에게 하소연한다. 엄마가 그런 일을 한 이유는 아빠의 행위가 원인이 된다. 무능력하고 가장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는 삶의 모습은 엄마를 짜증나게 하는 것이다. 가령 아빠의 삶은 리모컨을 가지고 쇼파에 누워 티비를 관람하는 게 보통의 모습이다. 누가 이런 모습은 좋아할 수 있겠는가? 여자들이 무척 보기 싫어하는 모습일 게다. 엄마가 가출을 하고 은수는 엄마의 폰에서 찍어 놓은 번호로 초로의 신사에게 연락을 한다. 하지만 그 신사도 엄마가 어디간지 모른다. 그 신사는 엄마와 유년 시절부터 같이 성장한 친구라 한다. 엄마에게 마음의 위안을 주는,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관계다. 수소문 끝에 엄마를 옛날 같이 갔던 숙박지에서 찾고, 돌아올 것을 권유한다. 엄마에 대한 오해는 다 풀린다.

 

재인은 결혼식을 앞두고 상대의 모습에 많은 갈등을 한다. 하지만 어쩔 수 없어 결혼을 한다. 그러다 살아가면서 서로 맞지 않다는 것을 인식하고 지금이라도 그만둬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결국 이혼을 한다. 이런 모든 일들이 은수와 유희에게 연결되고 그들의 조력을 받는다. 한편 유희는 전에 사귀던 남자와 다시 만난다. 그 남자는 자신을 두고 다른 사람과 결혼을 해서 딸이 한 명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둘은 서로 끌리게 되고, 유희는 그에게 딸과 자신 중에서 선택하라는 말을 하면서 승리한다. 그렇게 한 동안 지내다가 그들의 삶에도 금이 간다. 결혼이라는 이름이 들어가 있지 않기에 헤어지기는 쉽다. 유희의 삶도 모두 친구들과 공유된다.

 

은수와 함께 같은 집에서 기거하던 태오는 자신의 꿈과 은수의 미적지근한 태도에 그녀를 떠난다. 집으로 돌아가 집안일을 도우면서 헤어짐의 아픔을 이겨나간다. 칩거의 시간을 가져간다. 은수는 태오와 헤어짐을 통해서 안정을 희구하게 되고, 안정은 어느 정도 품격을 갖춘 남자와 결혼하는 것이란 생각을 한다. 그리고 김영수를 떠올리며 그에게 연락한다.

 

은수는 김영수에게 조금은 노골적으로 다가간다. 몸과 마음으로 밀착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김영수의 반응은 신통치 않다. 은수는 김영수가 게이가 아닌가 하는 의심까지 한다. 자존심이 상한 은수는 김영수에게 충분히 관계를 가졌다 생각하고 먼저 청혼을 한다. 김영수의 반응은 이외다. 대답을 하지 않는다. 그 후 연락이 되지 않다가 시간이 조금 흐른 후에 김영수가 찾아온다. 그리고 결혼을 승낙한다. 둘은 결혼을 위해 준비를 해나간다. 그런 상황 속에서 김영수가 사라진다. 은수는 심리적으로 이완 상태를 겪는다. 그리고 김영수를 찾아 곳곳을 다닌다. 결국 부산에서 김영수라는 이름을 찾고, 사람이 다른 것을 확인한다. 나중에 알게 되는 일이지만 만나고 있는 김영수가 이름을 도용해 살고 있는 범죄인이다. 은수는 허탈감에 빠지고 만다. 그 후 시간이 흐르면서 차츰 일상적인 삶으로 돌아오는 은수가 그려진다.

 

사랑과 삶이 진솔하게 그려져 나가는 30대 초반 여성들의 모습이다. 이 사랑은 삶의 전부이다시피 그들에게 다가든다. 일상 중에서 사랑의 다양한 모습들을 표현해 주고 있는 글이다. 그것이 단적으로 표현되어 있는 글이 있어 옮겨 놓는다. 쇼핑에 비유한 내용이 참신하다. 때와 조건이 잘 맞아야 함을 이야기해 준다. 아무리 감정적으로 좋은 관계라도 여러 조건에 합당해야 함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쇼핑과 연애는 경이로울 만큼 흡사하다.

한 개인의 파워를 입증하는 장일뿐더러, 그 안에서 자신과 비슷한 취향을 가진 공동체에 속해 있다는 정서적 안도감을 느낀다. 여유로운 시간과 젊음이 있을 때는 경제력이 받쳐주지 않고, 경제력이 생겼을 때는 여유로운 시간과 젊음을 돌이킬 수 없다. 그리고 무엇보다, 한 사람이 사용할 수 있는 재화의 양이 한정되어 있다.

 

20대에 생각하던 30대와 30이 되어서 겪는 30은 많은 차이가 있다. 20대엔 30이 되면 모든 것이 분명해질 듯했지만 30이 되고서 더 아득하게 미궁으로 빠지는 인생의 모습을 만난다. 삶이란 갈수록 어려워지는 것이란 말을 이 부분을 통해서 읽어볼 수 있다 우리는 이렇게 늘 미궁에 빠지면서 사랑을 찾고, 생활을 찾고, 길을 찾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된다.

 

유희가 머리통을 쥐어뜯는 시늉을 한다. 나 역시 그렇다. 스무 살엔, 서른 살이 넘으면 모든 게 명확하고 분명해질 줄 알았다. 그러나 그 반대다. 오히려 인생이란 이런 거지?’라고 확고하게 단정해 왔던 부분들이 맥없이 흔들리는 느낌에 곤혹스레 맞닥뜨리곤 한다. 내부의 흔들림을 필사적으로 감추기 위하여 사람들은 나이를 먹을수록 일부러 더 고집 센 척하고 더 큰 목소리로 우겨대는지도 모를 일이다.

      

우리는 타인의 삶을 재단할 필요가 없다. 각자의 관점에 따라, 각자의 기호에 따라 삶이 이루어지고 사랑도 이루어지는 게다. 그것이 나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시비를 가리자고 덤비거나 내 주장을 관철하기 위해 상대의 마음을 다치게 할 이유가 없다. 자연스럽게, 스스로의 인지 능력으로 자신을 보도록 만들어 나가면 되는 것이다. 30이 되었을 때 사랑의 문제나 삶의 문제 등을 타인이 관여했을 때 자존심과 오기라는 것이 발동할 수도 있다. 타인은 타인으로 인정해 주고, 지켜보는 것이 좋다. 타인의 사랑에 끼어드는 것만큼 억지가 없다. 그 사랑이 아무리 보기에 힘겨울 지라도

 

어쩌면 우리들은 사랑에 대해 저마다 한 가지씩의 개인적인 불문율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닐까 싶다. 문제는, 자신의 규칙을 타인에게 적용하려들 때 발생한다. 자신의 편협한 경험을 토대로 만들어진 기준을, 타인에게 들이대고 단죄하는 일이 가능할까. 사랑에 대한 나의 은밀한 윤리감각이 타인의 윤리감각과 충돌할 때, 그것을 굳이 이해시키고 이해받을 필요가 있을까. 유희가 만나는 남자가 이혼남이든 유부남이든 수도승이든 내가 터치하지 않는 것처럼, 내가 한 다스의 남자를 만나든 한 두름의 남자를 만나든 유희 식의 윤리로 재단되고 싶지는 않았다.

 

이 책을 만나면서 도시에서 살고 있는 30대의 여성이 만들어 나가는 알공달공한 사랑 이야기와 삶의 문제를 점검할 수 있었다. 저자의 섬세한 손길이 심리적으로 스며들어 마음의 흐름이 친밀하게 다가들었다. 행복한 읽기가 되었다는 말을 하고 싶다. 무척 재미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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