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종일 비가 내렸다
어디 나갈 생각도 접고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보냈다
무엇을 많이 한 것도 아닌데 벌써 밤을 맞았다
저녁을 먹고 비 내리는 소리를 들으며
방에 컴퓨터와 앉아 있다
그 앉아 있는 자리에 지난 날 비와 함께 했던 가족들의 나들이가 생각난다
세종의 금강수목원과 남해의 금산 등이다
비가 와도 무척이나 좋은 느낌으로 돌아다닌 기억이다
카메라에 담긴 내용들을 보면 알 수가 있다
기이한 그림과 고운 사람들의 모습이 더불어 삶의 의미를 일개워 주고 있었고
평온을 마음에 머물게 하고 있었다
남해 금산은 운무에 모든 것이 정지한 듯한 세계를 만났고
세종에서는 따뜻한 시선과 무궁화 등을 만났다
비가 와도 아무 곳에 나가지 않아도 행복할 수 있는 것은
그리움이 머물고 있는 가득한 추억과 언어들 덕분이다
이 밤도 넉넉하게 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