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에 왔는데 호수 구경은 못 하고 있다. 보통의 경우 댐이 있는 쪽으로 올라오는 것인데, 우리는 어제 상류로부터 계곡에 들어왔다. 대덕이란 곳에서 큰 산을 하나 넘고 성주 계곡으로 들어온 것이다. 내가 살고 있는 곳에서는 하류에서 올라오는 것이 쉬운데, 요즘 김천에서 거창으로 가는 길이 좋게 난 바람에 네비가 그곳으로 안내하는 듯했다. 난 길을 잘 아는데, 운전자가 길을 네비에게 모두 맡기고 운전을 하는 입장이라 뭐라고 하기도 그렇고 맡겨 두었다. 그러니 내가 생각하기에 많이 둘러서 상류로부터 계곡에 들어온 듯하다. 그리고 계곡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이제 아래로 내려가 호수에 가봐야 하겠다. 예정보다 조금 일찍 출발하여 호수에 몸을 맡겨볼까 하는 생각이다. 이제 준비를 하야 하겠다.
성주댐이 막아 놓은 호수는 생각 외로 크다. 볼만한 구경거리가 된다. 지난 시간들 속에 조개를 잡던 기억도 있고 잡다한 많은 기억이 있는 곳이다. 오늘 다시 만나는 일도 즐거울 듯하다. 이 계곡으로 들어오는 길이 다양한 만큼 나갈 때는 어제 올 때완 다른 곳으로 안내해 볼까 한다. 호수를 구경하고 옛기억을 상기하면서 귀가할까 한다. 성주로 나가 돌아가는 방향으로 잡아볼까 생각한다. 그 옛날 견훤이 왕건과 싸우기 위해 군사들을 몰았던 길로. 이리 나와 하루의 여유를 가지는 것도 복된 일이라 여겨진다. 오후에는 일터로 가야 할 사람도 있다. 두루 모두가 감사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