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여름에 호숫가에서
긴팔을 하고 섰다
조금은 서늘한 바람이 옷깃을 타고
올랐는 모양이다
그냥 차에 두기는 뭐하고
가지고 나왔고 그것이 서늘한 바람으로
껴입게 되었던 듯
이 한여름에 호숫가는 그런대로
더위를 씻기 좋은 공간이었다
늘 같이 다니는
내 모델이 되는 사람이다
몇십 년을 그렇게 살다보니
호수도 같이 많이 거닐었다
호수 같은 마음이 되길 온힘으로 채색했다
오늘 호숫가에서 호수에 눈을 주고 있는 모습을
그림속에 넣었다
이제는 그림도 자꾸 세월을 찾아가는 듯하다
어깨에 힘이 들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