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해가 외출을 할 듯하다
우리 시야에 그렇게 보일 게다
하지만 그 외출이 우리를 진정으로 떠나서 그런 게 아니라
구름이 그를 잘 모셔 놓아서 그럴 게다
이런 날 구름 위로 올라가 보면
장관의 경치가 펼쳐진다
햇살을 받은 구름들이
망망대해처럼 운해를 만들고
그 위에 해가 그리 아름답게 빛난다
그 자리에 없는 게 아니라 늘 거기에 있지만
구름이 벽을 만들고 있는 게다
오늘은 가시적으로 해가 없는 날이 펼쳐질 듯하다
하지만 안 보인다고 없는 것은 아니다
세상 일이 이렇게 보이지 않은 진실이 얼마나 많으랴
인간의 불완전한 눈을 만나며
우리는 진실을 찾는 여정을
멈출 수가 없다
배가 내려도 거기엔 해가 있는 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