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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모바일 작성글 문경새재 2관문 - 20차

혼자 걷기와 함께 걷기. 각각의 좋은 점이 있다. 혼자 걸으면 오로지 나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다. 같이 걸으면 혼자서는 못 봤던 것들을 얘기로 눈으로 나눌 수 있다. 대신 혼자일 때보다 시간이 더 걸리고 아무래도 더 먹게 된다. 그게 무엇이든. 적게 걷고 더 많이 먹고. 지금의 내겐 필요한 요소다. 좀더 챙겨 먹을 것. 이걸 고민해야 할 줄 몰랐지만.

2021.11.17 공감 횟수 5 댓글 수 2

포스트 모바일 작성글 문경새재 2관문 -19차 -8.73km

아침 기온이 확연히 떨어진 날. 전에는 오로지 걷기 위해 걸었다면 이제는 놀며 쉬며 걷는다. 걷고 난 후의 결과를 얻는 게 목적이 아닌, 걷고 있는 시간 그 자체를 누리는 게 목적인 내 사소한 활동. 눈으로 보이는 모든 것들을 쓰다듬고 어루만지며 지나간다. 길도 나무도 물도 바위도 사람들의 뒷모습까지도 정답다. 홀로 말 걸어보는 기쁨을 이제야 얻었구나.

2021.08.16 공감 횟수 3 댓글 수 0

포스트 모바일 작성글 문경새재 2관문 - 18차

시작은 좋았다. 날은 뜨거웠지만 사람이 별로 보이지 않는 대부분의 길에서는 나무그늘이 짙어 걷는 동안 땀이 나도 시원했다. 가져간 빵, 물, 김밥도 먹으면서 컨디션 조절에 신중히 임했건만. 다 내려와서 문제가 생겼다. 새재 입구에서 주차장까지의 땡볕과 햇볕에 달궈진 차에 오른 후의 십 여분 동안 결국 더위를 먹고 만 듯. 불볕더위, 지금 생각해도 아찔하다.

2021.07.26 공감 횟수 3 댓글 수 4

포스트 모바일 작성글 문경새재 2관문-17차-8.89km

얼마만에 걸어보는 길인지. 코로나19 첫 유행이 있던 겨울 이후 처음이다. 기억 속 겨울 풍경이 여전히 생생한데 그새 여기저기 달라진 모습이 보인다. 햇살은 뜨거워도 그늘은 넉넉해서 걷기에 좋았지만 마스크는 많이 불편했다. 오래 쉬어서 제대로 걸을 수 있을까 살짝 걱정도 되었지만 막상 걷기 시작하니 가벼워졌다. 이번 여름에 종종 다녀가게 될 듯하다.

2021.07.20 공감 횟수 4 댓글 수 0

포스트 모바일 작성글 문경새재 2관문 -16차 - 8.77km

날이 좋아서 걸었다. 보기보다는 싸늘한 기운이 남아 있어 살짝 놀랐다. 명절 뒤 평일이고 우한폐렴 때문인지 사람이 없어 호젓했다. 얼었다가 녹기 시작한 땅은 보드랍게 밟히고 숨튼 물소리는 내내 따라다녔다. 다만 수량이 적어 2관문의 물레방아와 폭포를 멈춘 것이 아직 겨울임을 알려주었다. 그래도 곧 풀릴 것을 안다. 나이가 들면 시간이 빨리 흐른다는 것도.

2020.01.30 공감 횟수 3 댓글 수 2

포스트 모바일 작성글 문경새재 2관문 -15차 10km

이제 더 추워질 것 같지는 않다. 얼어 있던 땅이 녹으면서 질척거리는 곳이 많아 성가셨지만 한편으로는 이렇게 걸을 수 있다는 게 어디야 하는 마음에 고마웠다. 놀면서 살다 보니 계절의 변화가 온몸으로 온마음으로 느껴진다. 이렇게 자연의 일부가 되어 가는 듯하다. 처음으로 연풍새재 길에서 올라 2관문까지 왕복했다. 미세먼지도 깊은 숲길을 넘어오지는 못했다.

2020.01.27 공감 횟수 1 댓글 수 0

포스트 모바일 작성글 연풍새재길-6.49km

오랜만에 연풍새재길을 걸었다. 평소 무리하지 말라는 의사의 경고를 따라 천천히 걸었다. 2관문까지 가고 싶었으나 3관문휴게소에서 맛있는 산채전만 먹고 돌아섰다. 오늘만 걸을 것도 아니고 길고 건강하게 걸으려면 조절을 해야 한다. 영하4도는 추운 것도 아니었다. 평소 집에서 느끼는 추위가 워낙 막강하니. 길은 햇볕에도 녹지 않은 채 얼어 있었으나 시원했다.

2020.01.17 공감 횟수 1 댓글 수 6

포스트 모바일 작성글 문경새재 2관문 -14차 -14.99km

두 분의 옛 동료와 함께 새재의 한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걸었다. 두 분이 갈 수 있는 곳만큼 가서 되돌아서려고 했는데 나보다 더 잘 걷는 분들이었다. 중간에 쉬지도 않았다. 단풍은 다 졌으나 요즘 보기 드물게 따뜻하고 좋은 날씨여서 걷는 기분이 퍽 좋았다. 남편 아닌 사람과 이렇게 오래 걷기는 처음이다. 자연스레 말이 많아졌고 목이 말랐다. 괜찮았다.

2019.11.24 공감 횟수 3 댓글 수 2

포스트 모바일 작성글 문경새재 2관문 - 13차 -15.58km

축제도 끝나서 한산할 줄 알았더니 늦은 단풍을 보려는 탐방객들이 많았다. 천천히 걸었다. 이대로 보내는 것이 마냥 아쉬운 듯 곳곳에서 단풍 사진을 찍는 사람들 사이로. 그동안 난 왜 그렇게도 급하게만 걸으려고 했던 건지. 마라톤 연습 때문이었겠지. 이제는 오래 즐겁게 걷는 게 중요하다. 걷고 난 후에도 회복이 빨리 되도록. 15km를 넘겨서 퍽 흐뭇하다.

2019.11.08 공감 횟수 1 댓글 수 0

포스트 모바일 작성글 문경새재 2관문 - 12차 - 14.65km

사과축제가 끝난 뒤라 사람이 없을 줄 알았는데 단풍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았다. 사진 찍는 사람들 틈새로 걸어 나가야 할 정도였다. 그들 사진에 내가 들어 있지 않아야 할 텐데. ㅎㅎ 지난 주에 비해 붉은 단풍이 한결 강렬해졌다. 예쁜 사진 만큼 예쁜 마음을 가지시길 살포시 빌며 지나간다. 대신에 나는 세상에, 시간에 좀더 심술궂어지고 싶어졌다. 얄궂게도.

2019.10.28 공감 횟수 5 댓글 수 4

포스트 모바일 작성글 문경새재 2관문 - 11차 - 14.87km

새재 걷는 길을 늘려 보았다. 1관문 주차장부터 3관문까지 왕복하기. 시작하자마자 mp3 충전이 안 되었다는 것을 알고는 오늘은 소리와 함께 걷자 하였다. 물 흘러가는 소리, 마른잎 떨어지는 소리, 떨어진 잎들 밟히는 소리, 간간이 내 귀를 지나는 바람소리까지. 노래도 좋지만 자연의 소리도 아늑하구나. 몰랐던 건 아니고. 이만큼 길게 걸어도 되는군 싶다.

2019.10.23 공감 횟수 1 댓글 수 0

포스트 모바일 작성글 한강변을 걷다-11.65km

잠실운동장역에서 신논현역까지. TV에서, 차 안에서 보기만 한 한강변을 드디어 걸었다네. 에헤라디여. ㅎㅎ 남의 나라도 아닌 우리 땅 강변을 걷는 데에 이렇게 오래 걸리다니. 서울은 내게 어지간한 외국보다 더 먼 곳인가. 날은 좋았고 걷는 컨디션도 좋았고 오전의 강변은 환했다. 한강변 마라톤에 참석해 보는 게 한때의 꿈이었는데 이제 이것으로 딱 되었다네.

2019.10.16 공감 횟수 4 댓글 수 8

포스트 모바일 작성글 문경새재 2관문-10차-11.52km

내일부터 사과축제가 열린다고 한다. 탐방객은 별로 없고 주최측의 축제 준비로 어수선한 분위기다. 그런데 난 이게 더 좋다. 북적이는 축제 당일보다 축제 전의 설렘이나 축제 후의 피곤함이 느껴지는, 아직 오지 않은 이들을 기다리는 마음이나 이미 다녀간 이들을 그리는 마음 같은 것. 의도하지는 않았으나 좀 많이 걸었다. 거리를 더 늘려도 괜찮을 것 같다.

2019.10.11 공감 횟수 1 댓글 수 0

포스트 모바일 작성글 문경새재 2관문 9차 -10.67km

가을이 오나 했는데 오늘은 도로 여름 날씨다. 태풍 전이라 그런가? 휴일이라 새재를 찾은 사람도 꽤 많은 편이다. 곧 단풍철 관광객이 몰려들 것 같다. 일부러 시간을 내어 걷는 일, 오락이자 취미이자 특기가 될 테지. 사는 게 벅차다고 아무리 투덜대어도 삶의 여유가 있어야만 누릴 수 있는 시간이다. 고마워할 데가 많다. 건강부터 가족, 그리고 이 사회까지.

2019.09.29 공감 횟수 1 댓글 수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