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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의 강

[도서] 의식의 강

올리버 색스 저/양병찬 역/김현정 표지그림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4점

읽기 쉽지 않았다. 어쩌다가 이 책을 빌려 보게 되었는지 계기는 잊어버렸고, 읽지 않으면 안 될 것처럼 쓰인 리뷰가 많아 자꾸만 포기하고 싶은 마음을 다잡고 읽기는 했는데 만족스러운 독서는 아니었다.  


의식이라든가 생각이라든가 마음이라든가 하는 것들의 실체를 알아내려고 하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또 알게 되면 어떤 점이 좋아질까? 내가 내 의식의 흐름을 깨닫게 되고 나면 인식하지 못했던 때와 비교해서 무엇을 더 얻게 되는 걸까? 내 머릿속으로 들어오는 글과 그저 스쳐 지나가고 마는 글들 사이에서 머뭇거리는 동안, 나는 대책없이 흔들리는 기분이었다. 이게 내 의식의 강 위를 맴도는 기분이라면 결코 유쾌한 느낌은 아닌 것이다.  


지금은 다 받아들이지 못하더라도 일부 옮기고 싶은 글들은 붙잡아 놓았다. 이것만으로도 신기하다. 작가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다른 책이 있는지 전혀 알지 못하는 상태라 조심스럽기만 하다. 아직 모자란다. 이것만큼은 알겠다. 내 의식의 강에도 깊고 넓은 자극이 더 있어야 하나 보다. 이 작가의 자서전을 한번 더 읽어 봐야 하나 어쩌나. 


32

다윈은 자연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때 미적인 면만 볼 게 아니라, 기능과 적응이라는 면도 감안해야 한다고 여겼다. 난초는 정원이나 부케의 한구석을 차지하는 장식품일 뿐만 아니라, 자연의 뛰어난 솜씨와 풍부한 상상력, 그리고 자연선택의 힘을 보여 주는 사례였다. “아름다운 꽃은 창조자의 손길과 무관하며, 수십만 년에 걸쳐 축적된 우연과 선택의 결과물로 이해될 수 있다.” 다윈이 생각하는 꽃의 의미, 모든 식물과 동물의 의미, 적응과 자연선택의 의미는 늘 이런 식이었다.

 

35-36

영겁의 세월이라는 개념과 하나하나는 작고 지향성이 없지만, 축적되면 새로운 세상(엄청나게 풍부하고 다양한 세상)을 만들 수 있는 변화의 힘은 중독성이 있었다. 진화론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신의 계획에 대한 믿음이 제공하지 못한) 심오한 의미와 만족감을 제공했다. 베일에 가려졌던 세상에는 이제 투명한 유리창이 생겼고, 우리는 그 유리창을 통해 생명의 역사 전체를 들여다볼 수 있게 되었다. 진화는 지금과 다르게 진행될 수도 있었다는 생각, 즉 공룡이 아직도 지구를 배회할 수 있고, 인간이 아직 진화하지 않았을 수도 있었다는 생각은 나를 혼란스럽게 하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삶은 더욱 소중하고 경이로운 현재진행형 모험(스티븐 제이 굴드는 이것을 눈부시게 아름다운 우연이라고 불렀다)처럼 느껴졌다. 우리의 삶은 고정되거나 미리 정해져 있지 않으며, 변화와 새로운 경험에 늘 민감하다.

 

36-37

1837, 다윈은 종에 관한 문제를 개인적으로 정리하던 노트에 계통수tree of life를 그렸다. 전형적인 가지치기 모양의 계통수에는 진화와 멸종의 균형이 반영되어 있는데, 다윈이 이 그림에서 강조한 사항은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생명은 지속성이 있다. 둘째, 모든 생물들은 하나의 공통 조상에서 진화했다. 셋째, 이러한 의미에서 우리는 모두 서로 연관되어 있다. 따라서 인간은 유인원과 다른 동물들은 물론, 식물과도 관련되어 있다.(주지하는 바와 같이, 식물과 동물은 DNA70퍼센트를 공유한다. 그러나 자연선택의 위대한 엔진인 변이 때문에, 모든 종들은 독특하며 개체들도 역시 독특하다.

 

37

진화는 중단되지 않고 반복되지 않으며 후진하지도 않음을 보여준다. 멸종은 취소할 수 없다는 것, 즉 가지를 자르면 특정 진화 경로가 영원히 상실된다는 것도 보여준다.

......

동물의 삶은 식물의 삶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인간의 삶은 다른 어떤 동물의 삶보다도 복잡하지만, 모든 생물은 각자 나름의 생물학적 의미를 갖는다.

 

88

자연은 뇌를 만들기 위해 최소한 두 가지의 색다른 방법을 채택했다. 사실 동물계에는 문phylum의 수만큼이나 많은 뇌가 존재한다. 상이한 동물들을 갈라놓는 심오한 생물학적 격차에도 불구하고, 모든 동물들은 나름 다양한 수준의 정신을 발달시키거나 보유하고 있다. 우리도 그런 동물들 중 하나일 뿐이다.

 

109

기억은 고정되고 활기 없고 단편적인 수많은 흔적들을 고스란히 재탕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과거의 반응이나 경험들을 바라보는 전반적 태도이미지나 언어의 형태로 저장된 세부 사항을 기초로 하여 상상력이 가미되어 구성되거나 재구성된다. 심지어 가장 기초적인 암기와 반복의 경우에도 기억이 늘 정확한 것은 아니다. 따라서 기억의 정확성을 절대시할 필요는 없다.

 

134

인간의 기억은 오류를 범할 수 있고 취약하며 불완전하지만, 굉장히 유연하고 창의적이다. 출처에 대한 혼동과 무차별성은 역설적으로 큰 힘을 발휘한다. 어디 한번 생각해 보라! 만약 모든 지식에 출처가 표시된 꼬리표가 붙어 있다면, 우리는 종종 엄청난 양의 부적절한 정보에 압도당할 것이다. 출처에 무관심한 우리의 뇌는 우리가 읽고 들은 것타인들이 말하고 생각하고 쓰고 그린 것을 통합하여, 마치 1차기억인 것처럼 강렬하고 풍부하게 만든다. 덕분에 우리는 타인의 눈과 귀로 보고 들을 수 있고, 타인의 마음속에 들어갈 수도 있으며, 예술, 과학, 종교가 포함된 문화를 완전히 이해할 수 있다. 그리하여 우리는 공동정신에 참여하고 기여함으로써 보편적인 지식연방을 구성하게 된다. 기억은 개인의 경험뿐만이 아니라 많은 개인들 간의 교류를 통해 형성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144

지능, 상상력, 재능, 창의력은 지식과 기술이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아무런 성과도 거둘 수 없다.

 

144-145

다양한 모델들을 받아들여 모방하지만 창의성이 부족한 교육은, 어린이들의 미래에 암울한 그림자를 드리울 수 있다. 이를 보완할 수 있는 게 바로 미술, 음악, 영화, 문학 등의 예술이다. 이러한 장르들은 어린이들에게 팩트나 정보뿐만 아니라 교육의 기회도 제공하는데, 아널드 웨인스타인은 이를 일컬어 예술을 통해 타인의 삶을 간접경험 함으로써, 새로운 눈과 귀가 트인다고 했다.

 

155

진정한 독창성은 기억과 차용에서 동화와 통합의 수준으로 도약하는 잠복기를 통해 탄생하며, 이 과정에 관여하는 핵심 요인은 심오하고 의미 있고 능동적이고 개인적인 몰입이다.

 

195

역동적으로 흐르는 의식은 다양한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가장 낮은 수준에서는 능동적이고 연속적인 바라보기 및 탐색하기를 허용하고, 가장 높은 수준에서는 현재와 과거의 지각 및 기억의 상호작용을 허용한다.

 

196

우리 인간은 언어와 자의식, 과거와 미래에 대한 뚜렷한 감각을 발판으로 하여 비교적 단순한 1차의식에서 고차의식, 즉 인간의식으로 도약했다. 인간의식은 모든 개인의 의식에 주제적으로나 개인적인 연속성을 부여한다.

 

197

의식이란 늘 능동적이고 선택적이기 마련이므로, 나의 선택에 정보를 제공하고 나의 지각에 영향력을 행사한다. 그리하여 모든 감정과 의미는 나 자신만의 독특한 것이 된다.

 

198

의식의 밑바탕에 깔린 지각의 순간은 단순한 물리적 순간이 아니라, 본질적으로 우리의 자아를 구성하는 개인적인 순간들이다. 그것들은 궁극적으로 프루스터적 이미지를 형성한다. 그 자체는 사진술을 떠올리게 하고, 보르헤스의 강물처럼 서로 맞물려 흘러가지만, 우리는 전적으로 순간들의 집합체로 구성되어 있다.

 

220-221

우리가 새로운 아이디어를 받아들이려면, 뭔가를 순간적으로 파악하거나 알아듣는 것만으로는 불충분하며, 우리의 마음이 그것을 수용하여 간직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 자신으로 하여금 새로운 아이디어에 맞닥뜨리도록 허용해야 한다. , 우리는 (새로운 아이디어와 잠재적 관련성이 있는) 정신공간과 범주를 만든 다음, 새로운 아이디어들을 완전하고 안정적인 의식 속에 집어넣어야 한다. 그런 다음 그것들에 개념적 형태를 부여하고 마음속에 보유해야 한다. 설사 그것이 자신의 기존 개념, 신념, 범주와 상충되더라도 말이다. 이러한 수용과 심적 공간 확보 과정은 하나의 아이디어나 발견이 민심을 장악하여 결실을 맺을 것인가아니며 흐릿해지고 잊혀 결실을 맺지 못하고 사라져갈 것인가를 결정하게 된다.

 

223

자신이 갖고 있는 기존의 신념과 이론이 약화된다는 것은 매우 고통스럽고 심지어 끔찍한 과정이다. 왜냐하면 우리의 정신생활은 알게 모르게 이론에 의해 지지되며, 때로는 그 이론이 이데올로기나 망상과 같은 힘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228

마술 같은 창조적 진보가 일어나려면 사전에 수많은 자율적·개별적 요인들이 어우러져야 하며, 그중 어느 하나만 존재하지 않아도(또는 불충분하게 발달해도) 마술은 일어나지 않는다. 어떤 요인은 세속적인 것으로서 자금과 기회, 건강, 사회적 지원, 태어난 시기 등을 충분히 갖추어야 하고, 어떤 요인은 성격이나 지적인 장단점과 관련이 있다.

의식의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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