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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아웃 2

[도서] 블랙아웃 2

코니 윌리스 저/최용준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지금 내가 여기 있다는 것을 나를 알고 있는 사람들 중에 아무도 모른다면. 나는 그들 속으로 다시 들어가고 싶은데 그들 속으로 가는 길을 찾을 수 없다면. 그들 또한 나를 받아들이려고 무진장 애를 쓸 것인데 내가 어디에 있는지 알아낼 수 없다면.

 

시간 여행 이야기다. 앞서 1편을 읽었을 때와는 너무도 다른 긴박감을 느끼게 되는 내용이다. 2060년 옥스퍼드에서 1940년 2차대전 중의 런던과 근교로 간 역사학자 세 사람의 엇갈린 경로. 셋의 강하 지점은 쓸 수 없는 상태에 놓여 있고 셋은 어떻게 해서든 히틀러의 공습을 피해 살아남아서 2060년대로 돌아와야 한다. 그것도 역사를 바꾸는 어떠한 형태의 행동도 해서는 안 되는 채로. 

 

재미있다. 거창한 임무를 띤 게 아니라서 더 애틋하다. 전쟁 중에 보통의 시민들은, 보통의 군인들은 어떻게 제 몫을 다하는가를 알아보는 임무. 런던의 공습이 두려워 부모들이 어린 아이들을 런던에서 떨어진 곳으로 피난을 시켰더라는 내용은 퍽 인상적이다. 이 아이들을 돌보는 단체가 따로 있었다는 것도 신기하고. 이게 소설 속 이야기인지 실제로 그러했더라는 것인지 확인하는 건 내게 별로 의미가 없다. 그 시절을 살아내려고 애쓰는 사람들의 이야기 하나하나가 다 소중하니까.

 

셋은 이제 또다른 역사학자를 찾는 길밖에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이 내용은 다음 시리즈에서 다룰 모양이다. 이 책에서는 여전히 답답하고 막막한 채로 맺었으니까. 역사 속에 갇혀 있는 평범한 역사학자들에게 닥치는 시련이 나쁜 사람들의 음모나 모략이 아니라는 게 마음에 든다. 다들 착하고 성실하고 진실된 모습으로 나오고 있다. 언제 닥칠지 모를 죽음 앞에서도 서로서로를 챙겨줄 줄 아는 사람들의 이야기. 정말 그랬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믿고 싶은 내용으로 쓰인 이야기.  

 

아무리 그래도 소설이니까 모두들 무사히 2060년으로 돌아가겠지. 그 과정이 남은 두 권 분량만큼 길고 험할지라도. 지금부터 50년 후인 세상에 있을 역사학자가 우리 시대로 와서 코로나19 사태로 흔들리고 있는 세계의 모습을 보고 있다면 어떤 마음일까. 그들은 이 사태의 결과도 이미 알고 있을 텐데. 뭐, 이런 상상도 저절로 해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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