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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필로소퍼 NewPhilosopher (계간) : Vol.9 [2020]

[잡지] 뉴필로소퍼 NewPhilosopher (계간) : Vol.9 [2020]

편집부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이 책에서의 주제는 죽음이다. 죽음에 대해 말을 해야 한다는 것, 더 이상 죽음을 모른 척하지 말고 아주 가까이에 있다는 것을 알고 살자는 것. 그래야 삶이 좀더 자유로워진다는 것을 차근차근 조목조목 하나씩 챙겨 가며 제시해 놓았다. 읽는 마음이 이렇게 편해서야, 죽음이 당장 앞에 놓인대도 당황스럽지  않을 것만 같았다.(물론, 당연히. 이건 내 엄살이다. 이렇게 죽음에 대해 쓰고는 있지만 나는 여전히 내 죽음이, 나의 가까운 이들의 죽음이 아주 멀리 보이지 않는 곳에 있을 것이라고 착각하고 있는 것이고.)

 

몸의 여기저기가 불편해지면서 죽음이라는 현상에 대해 특별한 기분으로 글을 읽은 건 맞다. 감정이입까지는 못되더라도 아주 가까이 와 있다면 나는 어떻게 대처하게 될까를 자연스럽게 생각해 보았으므로.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가 죽음 자체를 두려워 하는 게 아니라 죽는 과정을 두려워한다는 말도 알아들었다. 아플까 봐, 힘들까 봐, 참지 못할까 봐, 살아 있다는 게 고통이 될까 봐,... 그렇지, 아픈 상태로 혹은 아주 나이 든 상태로 숨만 쉬면서 오래 살아 있다는 건 절대로 축복이 아닐 테니.

 

다만 책을 읽었다고 당장 앞에 있는 사람과 죽음에 대해 말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도 읽었다면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겠지만 혼자 무턱대고 나서는 건 상대에게 뜬금없는 일이 되고 말 것이다. 그런데 내 마음이 좀 열리는 기분이 들기는 한다. 우리는 늘 죽지 않을 것처럼 지금을 살고 내일을 꿈꾸고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고 있는데 어떤 이에게는 그렇지 못한 급격한 죽음이 오기도 할 것이라는 것, 그 어떤 이가 내가 될 수도 있다는 것, 어떤 이유도 없이 내가 내일 아침에 잠에서 깨어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인정해 본다면, 지금 당장의 이 시간과 공간과 상황이 더없이 소중하고 고맙게 여겨진다. 너무도 쉽게 잊고 있는 것들의 은혜로움까지.

 

내 상황이 묘하여 꽤 긴 시간을 들여 읽은 책이다. 죽음과 관련된 사진이나 그림들이 거북했지만 이 또한 받아들여야 할 자료들이다. 죽음과 관련된 각종 통계나 간단한 형식으로 보여 주는 자료들은 흥미로웠다. 내가 그 통계 자료 속의 한 사람이라는 것을 자꾸 잊고 있어서 그게 문제이기는 하겠지만.

 

어떻게 죽을 것인가 하는 게 철학의 태도라는데 생각이 점점 더 많아진다. 그런데 그럴수록 마음이 가벼워지는 게 무슨 연유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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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에 관해 이야기할 때 우리 마음 가장 깊은 곳에 묻혀 있는 두려움과 욕망을 끄집어낼 수 있고, 가장 강렬한 열정과 공포를 드러낼 수 있다. 이로써 우리 존재의 바탕을 형성하는 관계들을 되돌아보고 다시금 삶의 우선순위를 재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뉴필로소퍼 NewPhilosopher (계간) : Vol.9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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