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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 생존 도시

[도서] 코로나 이후 생존 도시

홍윤철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벌써 2년 째가 되었다. 코로나 19 때문에 하지 못한다는 말, 할 수 없게 되었다는 말을 한 지가. 재작년 말 중국에서 시작되었고 우리나라에서는 작년 봄부터 환자가 나타나기 시작하였으며 지금 한창 백신을 접종하고 있는 중인 시절이다. 그 사이 희생자도 많이 생겼고 이로 인한 사회적 갈등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데 이제는 코로나 19가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측까지 나오고 있다. 다른 병원균과 마찬가지로 싸우고 이겨내면서 살아가야 하리라는 각오를 할 시대가 된 것 같다.

 

책은 코로나 19라는 병원균을 다룬다는 뜻에서 과학 쪽으로 분류했던 모양인데 읽어 보니 거대한 종합이다. 역사와 도시 건축과 의학과 사회가 한데 어우러져 있다. 대단한 통찰력이고 분석이어서 읽는 중에 작가를 향한 감탄과 존경의 마음을 여러 번 느꼈다. 도대체 어떤 분이 쓰신 글인가 새삼 자료를 찾아보기도 했으니까.

 

인류 역사상 지금과 같은 위기 상황이 없었던 게 아니었음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작가는 인류 역사 속 최초의 도시 문명부터 살펴 나간다. 이어 인류를 괴롭힌 전염병이 도시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음을 사례를 들며 설명하고 있는데 세계사의 일부를 읽는 기분이었다. 전체적인 흐름이 대체로 낯익은 내용이어서 수월하게 넘길 수 있었고 군데군데 새롭게 여겨지거나 중요하게 와 닿는 의학 정보를 만날 때면 표시를 하고 따로 메모를 했다.

 

가끔 이런 방식의 읽기가 나를 긴장시킨다. 모르는 것을 알아야 하고 아는 게 좋고 아는 게 낫고...... 그래서 책이 고맙고...... 작가는 더 고맙고...... 어렴풋이 알 듯 하지만, 그래서 막연하나마 미래에 대한 대비를 한다고 하지만, 조금 더 자세하고 분명한 방향을 찾는 데에 도움이 되는 글을 읽을 수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지. 생존만큼은 어느 시대든 어떤 사람이든 벗어날 수 없는 조건일 것이니.

 

도시라는 공간에 대해 많이 생각해 보았다. 나는 지금 도시에 살고 있지 않고, 앞으로도 도시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는 않지만, 도시에 대한 부러움만큼은 갖고 있다. 여러 모로 좋을 것 같다는, 여러 모로 편리할 것이라는. 작가는 강하게 주장한다. 고밀도 중소형 도시의 필요성을. 그러게, 도시의 모습이 작가의 설계도처럼 이뤄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교통도 의료시설도 문화시설도 교육시설도 공동체 의식까지 적정 규모에 맞게 갖춰진 도시의 형태. 경제 활동과 일상 생활을 함께 함으로써 지속 가능한 사회를 이어갈 수 있도록. 

 

누가 어떻게 먼저 시작하나. 산다는 게 나만 살 수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이제 전 세계인이 알게 된 시대인 것을. 내가 살기 위해서는 내 이웃도 살아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이대로 머물러 있어서도 안 된다는 것까지 깨닫게 되었는데. 표지에 나와 있는 말과 같이 세상에 만능 백신은 없겠다. 우리 이전에도 이후에도. 그런 게 있다면 생명 자체가 멈추거나 영원하겠지. 살아 있는 존재는 언젠가 죽게 마련이고 어떻게 죽는가는 어떻게 사는가와도 이어져 있는 물음이니 제각기 자신만의 백신을 키워 나갈 도리밖에. 책의 마지막에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관계 형성에 대한 작가의 당부가 그래서 더욱 간절하게 다가온다. 우리는 낱낱의 존재가 아니며 그래서는 안 되기 때문에.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83

도시의 규모가 커지면, 도시의 정적인 요소와 동적인 요소 모두가 생산성을 증가시키는 데 기여한다. 정적 요소의 측면에서 보면 대도시는 더 많은 전문화와 더 많은 분업이 이루어지는 공간 그 자체만으로 생산성을 증가시킨다. 하지만 도시의 더 중요한 이점은 아마도 전문화나 분업이 가져오는 이점보다 도시로 모든 것이 집중되는 동적 요소에서 나올 것이다. 도시는 사업이 집중되는 활동의 중심지이기 때문에, 기술 진보의 핵심인 새로운 개념과 새로운 아이디어는 이러한 환경에서 탄생할 가능성이 높다. 도시의 역동성이 경제를 비롯하여 사회 전체의 급속한 발전을 이끌 수 있는 것이다.

 

103

일상생활에서 현대 도시에 사는 사람들의 신체 활동량을 보면 먹거리를 찾거나 사냥을 위해 상당한 신체활동을 한 수렵채집인에 비하면 크게 부족하다고 할 수 있다. 우리의 신체는 수렵채집 시기의 신체 활동량에 최적화되어 작동하게 되어 있기 때문에 현대인의 부족한 신체 활동량으로는 심혈관계 시스템을 적절히 작동시키지 못한다. 결국, 현대사회의 도시 생활은 심혈관질환을 유발시키는 환경인 것이다.

 

112

환경오염물질이 왜 인슐린 저항성, 그리고 당뇨병을 초래하는지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들 화학물질이나 대기오염은 문명 이전은 말할 것도 없고 산업혁명 이전에도 인류가 거의 경험하지 못한 현상이다. 환경오염물질들은 우리 몸에 들어와 기본적인 산화-환원 반응들의 대사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이때 만들어지는 반응성 산소기가 세포에 산화 스트레스를 주게 된다. 즉, 환경오염물질에 대한 노출이 커지면 이에 대한 방어체계라고 할 수 있는 반응성 산소기 또한, 지나치게 많이 발생하여 췌장에서 인슐린 생산에 관여하는 베타 세포에 나쁜 영향을 주는 것으로 생각해볼 수 있다. 이렇게 본다면 고열량 섭취와 함께 수많은 화학물질에 노출되어 있는 오늘날의 인류, 특히 도시에 사는 현대인에게 인슐린 저항성의 증가, 즉 당뇨병 발생이 증가하는 것은 필연적인 결과일 수밖에 없다.

 

120

암은 외부 환경의 자극에서 시작된 세포의 반응이고, 이는 익숙하지 않은 새로운 환경에 대한 세포의 방어와 이를 자신에 대한 공격으로 인식한 주변 세포의 생존 전략이 동시에 작용하여 질병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익숙하지 않은 새로운 환경의 자극과 침입이 없다면 세포 간의 상호협력의 기전은 유지되고 암은 발생하지 않는다. 따라서 생활환경의 변화에 의해 새로운 자극과 침입이 넘쳐나는 현대와는 달리 외부의 자극이 적었던 수렵채집 시기에는 암이 거의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거꾸로 이는 미래사회의 도시 생활환경을 어떻게 만들어가야 할지를 시사한다.

 

156

기후변화로 초래되는 위험성은 불평등하게 적용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화석연료의 사용으로 기후변화에 보다 책임이 있는 선진국보다 기후변화를 초래하는 데 그다지 역할을 하지 못한 후진국일수록 기후변화로 초래되는 위험성이 크게 나타난다. 특히 도시의 확대 발전은 생태계를 훼손하고 축소시켰지만 이로 인하여 생긴 기후변화의 위험성은 도시의 중심지가 아니라 주변화된 지역에서 크게 나타난다. 물론 그렇다고 도시의 중심지가 안전한 것은 아니다. 기후변화가 가져오는 위험은 국지적이기보다는 지역적이거나 세계적이어서 가장 발전된 문명의 장소인 도시의 중심지도 예외일 수는 없다. 

 

165

고령화 사회가 미래사회에 성공적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교육, 일 그리고 은퇴로 이어지는 3단계의 라이프사이클을 재구성해야 한다. 가장 중요하게는 적어도 젊은 노인이 생산적인 주체로서 사회적 생산성 향상에 기여하도록 해야 하며 이들을 사회의 주요 구성원으로 통합시킬 수 있어야 한다. 이런 난제들은 현재 사회에서 정한 삶의 3단계를 순서대로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노인 연령의 기준인 65세 이후에도 다시 교육받고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즉 일을 할 수 있는 여건을 어떻게 만들어가느냐에 그 해결 여부가 달려 있다. 

 

한편, 지역사회의 시설과 여러 가지 노인을 위한 서비스가 활성화되어야 한다. 그래야 노인들이 요양원에 가지 않고도 집 안과 집 주위에서 여생을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가정 방문 간호를 통하여 집에서도 의료적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하거나, 치매가 있거나 혼자 사는 노인을 위하여 지역사회 내에 있는 시설에서 장기적인 돌봄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지역사회에서 이와 같은 서비스들을 제공하게 되면 자신의 집이나 동네에서 살면서 여생을 마칠 수 있을 것이다. 

 

185

수도권에 양질의 의료 자원이 집중되어 있는 한국 사회에는 필연적으로 지역 간 의료 이용 불균형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지역 간 의료 자원의 형평성 있는 공급과 함께 노인, 어린이, 장애인과 같이 취약계층도 필요한 경우 쉽게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만들어가야 한다. 

 

201

도시의 건물배치 계획도 중요한데, 건물들이 같은 높이로 늘어서 있는 것보다는 건물들의 높이가 다양할 때 도시 공간 내 자연 환기 및 열섬 현상 감소를 촉진하며, 냉방 에너지와 온열질환 감소에 기여할 수 있다. 

 

226

미래에는 기하학적으로 통합된 고밀도 도시, 그러나 수없이 많은 높은 건물들로 둘러싸인 대도시가 아니라 다양한 높이의 건물들로 이루어진 고밀도 중소형 도시가 표준적인 모형이 되어야 한다. 

 

246

진정으로 지속 가능한 사회는 경제적 활동과 일상 생활이 생태계를 유지할 수 있는 환경적 한계 내에서 이루어지는 사회다.

코로나 이후 생존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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