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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식의 아파트 생물학

[도서] 곽재식의 아파트 생물학

곽재식 저/무지 그림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유쾌하고 기발하면서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어 내가 좋아하는 작가. 우리가 살고 있는 아파트와 밀접하게 관련이 있는 생물들의 세계를 보여 준다고 해서 신청한 책이다. 이번에는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려나. 얼마나 신기하려나. 신기하기는 했다. 이런 생물들의 세계를, 우리가 살고 있는 가까운 환경 안에서 만났으니.

 

첫 주인공 '소나무'부터 읽어 나가는데, 어째 내가 예상했던 방향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런 근거도 없이 나 혼자 기대했던 게 있었음을 곧 알게 되었다. 소설도 에세이도 아닌, 과학 책이라는 것을, 생물학이라고 책 제목에 딱 내놓았음에도, 내멋대로 내용을 추측하고 말았던 탓. 이렇게 또 의외의 책을 읽게 되기도 한다.

 

책은 주제에 따라 총 3장으로 나누어져 있고 각 장마다 4종의 생물을 소개하는 형식을 갖추고 있다. 작가는 각 대상에 대해 조사한 것들을 엄청 진지하고 성실하게 서술한다. 소설에서 종종 봤던 발랄한 문체가 보이지 않아 아쉽기는 했지만 이 아쉬움은 이어지는 박학다식에 금방 지워졌다. 아는 게 이렇게도 많다니, 어느 특수한 사항을 조사하기 위해서는 전조사 단계에서 이미 알고 있는 무언가가 있어야 할 것 같은데 그것마저 다 알고 있는 듯해서, 한 사람이 갖고 있는 지식의 영역이 이렇게도 넓을 수 있는 것일까 의심과 감탄을 번갈아가며 했으니.

 

과학, 생물학에 대해 이야기한다면서 작가가 제시하는 자료들의 종류가 너무도 다양한 것에 내내 놀라워하며 글을 읽었다. 이만큼 다 알고 살다 보면 머릿속이 터지려는 순간이 생기지는 않을까, 평소에는 기억 창고에 푹 넣어 두었다가 필요할 때만 꺼내어 쓰는 건가 하는 내 수준의 쓸데없는 생각도 해 보고. 

 

정보라는 게 양면의 특성을 갖고 있다. 하나는 살아가는 데 필요해서 당장 꼭 알아야 하는 정보들. 다른 하나는 사는 데에 꼭 필요하지는 않지만 그래서 몰라도 살 수 있지만 알고 나면 이전과는 다르게 보이는 것들이 생겨나도록 해 줌으로써 삶의 수준을 올려 주기도 하는 정보들. 이 책의 정보들은 대체로 후자에 속한다고 생각된다. 그래서 아파트에 사는 이들이 엘리베이터 문을 드나들 때마다 새삼스러운 생각을 해 보도록 기회를 줄 것 같다. 눈에 보이든 보이지 않든 이제는 이 책 속의 생물들에 대해 알고 말았으니 몰랐던 때로 돌아갈 수는 없겠지. 이렇게 알게 된 것들로 때때로 웃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든다.  

 

YES24 리뷰어클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http://blog.yes24.com/blog/blogMain.aspx?blogid=review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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