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쪽 땅 어느 카페를 찾았다. 내가 사는 곳에 비해 확연히 따뜻하다. 아직은 야윈 상태지만 금방이라도 새 잎이 돋아나고 꽃이 피어날 것만 같다. 예전 여기서 살 때는 몰랐던 땅의 포근한 기운을 흠뻑 받는다. 낯익은 길, 낯익은 말, 낯익은 향기들. 떠나 있었다고 잊혀진 건 아니었다. 추억 놀이는 현재를 속인다고 하지만 가끔은 괜찮겠다. 이토록 흐뭇해진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