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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은 협력한다

[도서] 자연은 협력한다

디르크 브로크만 저/강민경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어쩌면 막연히 예상하고 있었던 건지도 모르겠다. 복잡계 과학이라는 개념. 용어도 모르고 정확한 의미도 설명할 수 없었지만 세상만사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그런데도 또 한편으로는 단순하게 바라볼 수도 있다는, ‘그런그런’ 게 있다는 것을. 이 책은 내가 ‘그런그런’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원리와 현상을 다루고 있다. 그런 것 같다.

 

몰랐던 게 아니지 않나. 막연하기는 하지만 협력한다는 것, 협력의 중요성과 협력의 가치와 협력의 필수 등등에 대해서 알고 있었던 듯. 자연의 무수한 생명체들이, 아니 비생명체 요소들까지도 협력이라는 원리에 따라 살아가고 이어지고 있다는 것을. 혼자서는 안 된다는 것을, 결코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을.    

 

정성들여 읽으려고 했으나 기울이는 정성의 정도와 따로 굳이 이해하고 싶지 않은 대목은 설렁설렁 넘겼다. 작가가 자신의 의견을 주장하기 위해 내놓은 각종 과학적 수학적 사례들-공식과 계산법을 설명한 내용-은 대충 넘기고 결론 부분에 집중했다. 내가 다른 누구에게 과학적 근거를 설명할 것도 아니고 그럴 처지도 아니니 이렇게 넘겨도 괜찮지 않겠는가 스스로를 변명하면서. 내 수준에서는 이것만 해도 충분했고.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제시한 삽화들이 좋았다. 그 중에 프롤로그에 나와 있는 마인드맵이 퍽 인상적이었다. 이런 그림은 읽는 이가 읽어가면서 혹은 다 읽고 자신이 읽은 바를 정리할 때 그려 보면 아주 효과적인 작업인데 작가가 미리 제시해 놓았다. 다 읽고 내 기억 상태와 비교하며 돌아보니 이것대로 또 고마웠다. 


  

세상만사가 다 연결되어 있고, 이들의 연결을 협력의 개념으로 이해할 줄 알며, 우리 인간들이 겪는 온갖 갈등 요소들을 해결하는 방법을 자연의 협력 시스템에서 찾아낼 수 있다면. 그렇게 되기를 바라며 쓴 글이라는 것을 알겠다. 이 당부를 위해 작가는 또 얼마나 많은 이력을 쌓아 왔던 것인지. 이 작가처럼 복잡계 과학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또 얼마나 많은 수고를 하고 있는 것인지. 세상의 누군가는 이렇게 앞서 지구와 우주와 생명체를 염려하고 구원하는 길을 모색하고 있는데 세상의 어떤 이는 온통 멸망으로 향하고만 있는 것도 같으니.  

 

내가 살고 있는 2차원의 단순한 삶에서 일어나 3차원 공간에 의식적으로 서 본다. 넓게넓게 퍼지는 세상, 그 속에 깃들어 함께 살고 있는 무수한 생물들과 미생물들, 이들이 서로에게 미치는 각각의 영향들. 어떤 것은 한 종의 죽음으로 어떤 것은 또 다른 종의 삶으로 이어지며 시간과 공간을 엮는다. 영원할 수도 영원하지 못할 수도, 아무도 모를 일. 우리는 그저 우리 각자 몫의 삶만큼만 살다가 사라지는 것일 테니. 

 

조금 더 괜찮은 모습으로 살아가고 싶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점차 강해진 바람이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33

결정론적 혼돈Deterministic chaos

 

35

자연 상태에서 결정론적 혼돈은 법칙이지 예외가 아니다.  

 

36

자연에는 우리가 움직임의 법칙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도무지 예측할 수 없는 수많은 시스템이 많이 있기 때문이다. 조금 실망스럽지만 그만큼 아름다운 일이다. 

 

41

복잡한 현상이 어떻게 성립하고 그것이 어떤 숨겨진 법칙을 따르는지를 밝혀내는 것이 과학의 숙명이다. 생물학이든 물리학이든 공동체든 정치든 생태학이든 경제학이든, 분야를 막론하고 그 안의 복잡한 시스템 사이에서는 연관성이 관찰되며 그것이 대부분 비슷한 근본 원칙에 따라 발생했다는 사실이 특히 놀랍다. 이런 ‘수평적’ 연결을 깨닫고 그로부터 새로운 견해와 지식을 도출하는 것이 복잡계 과학이라는 존재의 핵심이다. 



 

53

만유인력의 법칙의 가치는 떨어지는 물체나 행성의 움직임을 계산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사실이 아니라 그 두 가지 현상 사이에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견고한 다리를 놓았다는 데 있다. 

 

56

물리학 이론은 무엇보다도 변화, 동력,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모든 움직임을 포괄한다. 움직임이란 아주 난해한 것이다. 어쩔 때는 ‘이런’ 움직임이 발생하고 어쩔 때는 ‘저런’ 움직임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58

수학을 사용할 때의 근본적인 의의는 생각을 정리하고 더 정확하게 표현하고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간략화하고 불필요한 것과 추상적인 것을 처리하는 과정을 간단하게 만드는 데 있다. 

 

61

사람은 배우기보다 가르치는 걸 더 좋아한다. 한편으로는 지식만이 아니라 관점과 사고방식을 나누기 위해 의사소통을 한다. 

 

62

우리는 저마다 관심을 두고 있는 분야가 다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대상을 내가 보고 싶은 대로 본다.

이런 왜곡이 발생하지 않게 하려면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다른 분야에서도 연구를 해보고 다른 사람들의 관점을 받아들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93

동기화란 혼란스럽고 복잡한 것에서부터 총체적이고 격동적인 질서가 저절로 발생하는 근본적인 자연현상이라는 점이다. 동기화는 그것을 조절하려고 개입하는 존재 없이 저절로 발생한다. 

 

167-169

산불이나 팬데믹, 테러, 지진 등 대규모 재난에서 멱법칙이 발견된다는 것은 우리가 여태까지 겪었던 사건보다 훨씬 규모가 큰 대재앙이 언젠가 일어날 테니 어떤 반응을 보이고 어떤 방어 대책을 세울지를 항상 고려해야 한다는 뜻이다. 또 우리 사회의 구조 때문에 자기조직화 임계성을 보이는 상황이 발생했을 때 우리는 올바른 조치를 취하고 미리 계획한 대로 행동에 나서 해당 현상이 임계점에서 멀어지도록 만들어 임계성을 해소해야 한다. 이것은 팬데믹이나 테러, 혹은 통제되지 않은 금융시장처럼 단독으로 혹은 부분적으로 우리 사회에 변화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는 모든 시스템에 해당하는 말이다. 그렇다면 왜 그토록 많은 자연현상에서 자기조직화 임계성이 나타나는 걸까? 이런 특성이 있으면 자연에 어떤 장점이 있는 걸까? 자연계의 변화가 멱법칙을 따른다는 건 자연에서 발생하는 대부분의 변화가 작은 변화이며, 복잡하게 연결된 생태계가 작은 변화를 통해 늘 견고한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는 뜻이다. 다른 한편으로 아주 드물지만 강력한 혼란이 발생하면 당황한 시스템은 작은 변화를 통해서는 절대 도달하지 못했을, 새롭고 잠재적으로는 견고한 균형 상태에 도달한다. 자기조직화 임계성이란 단순히 견고함만이 아니라 극단적인 변화를 거쳐 새로운 발전 상태로 나아갈 가능성을 뜻한다. 

 

183

복잡성의 비밀과 유기체의 다양성은 결국 유전자가 아니라 그 안에 속한 것들에 서로 어떻게 연결되어 있고 서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따라 결정된다. 

 

189

생태학적 연결망은 전체 시스템으로서 동적 균형을 이루는데, 이것을 ‘항상성Homeostasis’이라고 한다. 모든 것이 움직이면서도 균형을 유지한다는 뜻이다. 

 

206

생태학적 연결망은 오로지 성장만을 지향하지 않고 계속해서 균형을 추구하며 역동적으로 움직인다. 우리 사회의 경제 시스템을 영속적인 것으로 만들려면 수억 년 동안 성공적으로 구조를 유지해 온 생태계를 모방해야 한다. 그러면 심각한 위기를 막고 막대한 비용을 아끼고 경제적 그리고 개인적인 무거운 짐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213

무리를 이룬다는 것은 곧 안전하다는 뜻이다.

 

223

집단은 전체로서 외부의 영향에 빠르고 올바르게 대처한다. 이때 반응을 지휘하거나 다른 개체들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를 전보 알고 있는 우두머리는 없다. 

 

254

우리는 같은 의견을 가진 사람들과 사회적 연결을 유지하는 것을 선호한다.

 

256

우리에게 사회적 동질성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는 사실, 즉 같은 의견을 선호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우리 인간에게는 조화를 원하는 깊은 욕망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는 주변 사람들로부터 인정받기를 원하고 긍정적인 피드백을 얻기를 바라며 항상 확인받고 싶어 한다. 소셜 미디어 플랫폼의 사회적 연결이 유연해야 시스템이 평화를 유지할 수 있다. 

 

257

어쩌면 우리는 다른 의견에 노출될 때 그것이 극단적이기보다는 온건해야만 내 의견을 바꿀 의지가 생기는지도 모른다. 나와 다른 의견이 극단적이면 나 또한 극단적으로 대응하고 만다. 

 

268

‘적자’, 즉 적응한 자라는 표현은 진화론에서 아주 중요한 개념이다. 이것은 강하고 빠르고 튼튼한 개체가 살아남는다는 말이 아니라 외부의 조건에 ‘잘 적응한’ 개체가 살아남는다는 말이다. 

 

308

가망 없는 인류, 턱 끝까지 닥친 여러 위협 요소, 정치적 무관심, 점점 기괴하게 일그러져 가는 인간관계, 대규모 정신 이상, 독재자, 그리고 이런 위기에서 우리가 천만다행으로 빠져나갈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현실에도 불구하고 나는 아주 작은 희망을 품고 있다.

 

309

머릿속에서 어떤 사건을 이리저리 굴리며 측면도 봤다가 거꾸로도 봐야 한다.

자연은 협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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