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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사의 힘 이미지로 기른다

[도서] 동사의 힘 이미지로 기른다

Paul C. McVay,Hiroto Oonishi 공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참 먼 길을 돌아왔다 싶다. 분명히 익히 들었던 말일 텐데, 그리고 간간이 느끼기도 했을 텐데, 어찌 이제서야 깊이깊이 절감하는지. 짧은 시간에 한 권의 책을 다 읽었다고 해서 능통해질 수 있는 외국어는 없다는 것을.

 

그 동안 꽤나 보고 많이 속아왔다. 이 책만 읽으면 영어 무엇무엇은 다 끝낼 수 있다는 책들. 외우지 말라고, 보기만 하면 된다고, 시키는 대로 따라서 한번만 하면 다 된다고 해 놓고서는 막상 책을 열고 들어서면 절대로 시키는 대로만 해서는 얻을 수 없는 영어 습득 능력. 오래오래 진득하게 공부하지는 못하겠고, 빠른 시간 안에 후다닥 해서 얻고 싶은 섣부른 마음을 놀리기라도 하듯, 용용 죽겠지 따라와 보렴 하면서.

 

이 책은 참 신선했다. 나는 이 책을 영어책이 아니라 국어책으로 읽었다. 그냥 읽었다는 뜻이다. 무슨 내용을 어떻게 담아 놓았나 하고. 물론 읽기 전에는 이 책으로 영어 동사의 일부분을 확 끌어당겨 내 것으로 삼아야겠다는 가당찮은 욕심을 갖기도 했다. 몇 장 읽지 않고서도 그럴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말았지만.

 

외국어 활용 능력은 단어나 문장을 단순히 외운다고 해서 얻을 수 있는 능력이 아니다. 모든 언어 능력은 그 언어가 쓰이는 상황과 이미지와 단어를 결합시켜야 제대로 얻을 수 있는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언제 어느 상황에서 쓰이는 것인지도 정확하게 모르면서 단어만 혹은 문장만 외운다고 활용할 수 있는 게 아닌 것이다.

 

왜 나에게는 어려서 영어책을 읽어 보라고 권한 사람이 없었을까. 아니, 숱하게 있었으나 내가 못 들었던 것일까. 글쎄, 나는 중고등학교 다니는 동안 영어로 된 책을 구경 한번 해 본 적이 없다.-영어교과서, 영어문제집, 영어참고서 빼고. 영어동화책, 영어수필책, 영어일기책... 그런 책들을 진작 읽어 보았더라면, 읽으면서 자랐더라면 영어에 대한 내 두려움은 지금보다 훨씬 줄어들었을 텐데. 또 이렇게 나 자신이 아닌 누군가를 원망해 본다.   

 

그러고 보면 그 동안 나는 영어를 해석하고 외운 적은 있었지만 영어로 된 글을 읽어본 경험이 없는 것 같다. 모르는 단어 하나가 나오면 사전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했고, 모르는 문법 사항이 나오면 원론까지 찾아가며 용법을 알고서 그 문장을 이해한 뒤에 다음 문장으로 넘어가야 한다고 믿었다.

 

누가 글을 그렇게 읽는단 말인가. 모르는 말이 나오더라도 앞뒤 문맥에 비추어 짐작하고 넘어가기도 하고, 더러는 읽었으면서도 무슨 뜻인지 모르지만 그냥 넘어가기도 하고 그러지 않는가. 우리글로 된 책도 그렇게 읽고 있는데 어려운 외국어로 된 책을 단어 하나하나까지 뜻 짚어가며 읽으려고 했으니 그게 얼마나 곤혹스러운 노릇이었겠는가.

 

일부러 외우려고 하지 말고 자꾸 읽다 보면, 자꾸 듣다 보면 알게 되고 들리게 되지 않을까? 이제는 정말 영어로 된 글을 읽고 싶다. 해석하는 게 아니라 그냥 읽어보고 싶다. 모르는 말은 넘겨가면서. 그렇게 읽어야겠다. 이제부터는.

 

이 책을 한번 읽고 동사의 이미지를 다 이해하게 되리라고 믿는 사람은 없겠지. 몇 번쯤 읽으면 알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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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oghome

    전 소설책을 사전을 찾지 않고 10번이고 읽는답니다. 내가 아는 내용의 소설책이라면 더 좋지요. 그럼 첨엔 10%도 안 오던게 5번 읽으면 사전 찾아 보고 싶었던 유혹을 느꼈던 단어들도 사전 찾을 필요없이 넘어 가기도 하고.....그렇게 문법, 회화, 작문요령같은 걸 배우게 된답니다. 개인적으론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같은 책이 영어로도 이렇게 아름답게 표현되는구나 하는 맛도 보았답니다.....^^

    2008.03.08 13:09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책읽는베토벤

      고맙습니다.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를 언급해 주시다니. 지금 당장 제 카트에 넣으려고 합니다.

      2008.03.08 21:20
  • 여유쟁이

    안녕하세요^^ 도서관에서 이 책을 만나고 참 괜찮은 책이라 생각했습니다.. 다 읽지 못해서 구입하려고 카트에 담아놨죠..^^ 리뷰 잘 보고 갑니다~ 추천 꾸욱~

    2009.10.05 08:06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책읽는베토벤

      오래 전에 올린 글이라, 기억에도 아득하건만, 이렇게 글 남겨 주시니 고마울 따름입니다. 이제 책의 내용은 다 잊어버렸는데도 좋았다는 기억은 남아 있어요. 정말 공부만 할 수 있다면 말이지요.

      2009.10.06 08:06

PRID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