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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주가의 결심

[도서] 애주가의 결심

은모든 저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젊은날의 내게도 철없던 친구들과 자주 들렀던 단골 술집이 있었더랬다. 하루가 멀다하고 들락거리던 신촌의 한 주점. 술맛도 모르면서 친구들과 주거니 받거니 하던 시간들속엔 이젠 기억도 안나는 이유들로 호기롭게 잔을 들며 건배를 하던 모습들이 남아있다. 또 핑크빛사랑 이야기와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뒤 눈물섞인 술잔을 기울이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술한잔을 통해 고민과 방황과 불안정한 젊은 날을 위로받던 추억의 시간들.

은행나무에서 출간된 은모든작가의 <애주가의 결심>은 '술주희'라고 불릴정도로 술을 좋아하고 즐겨 마시는 애주가의 이야기다.
오너 세프를 꿈꾸며 동업자와 푸드트럭을 운영했지만 결국 운영실패로 돈한푼 없는 백수가 되버린 주인공 주희.
대학선배의 집에서 송년파티를 하던중 처음으로 필름이 끊겨 버린뒤 사촌언니인 우경의 집에서 얹혀살게 된다. 소설은 1년동안 쉬면서 자신의 진로를 다시 생각하는 기회를 갖고자했던 그녀에게 생기는 소소한 일상들이 진솔하게 그려져 있다.
물론 그 소소한 이야기들속엔 고달픈 청춘들을 위로하는 술이야기가 소설의 풍미를 더해준다.

나라는 존재가 무한히 작게 느껴져 허둥대던 기억이 내게도 있었다. 이럴 바에는 아무도 모르게 사라져버리고 싶다는 충동으로 범벅이 된 기분이 지금도 생생하다. 그때 나는 허겁지겁 술을 마시고 취기에 기대 실실거리며 그 순간을 넘겼다. 하지만 엉망으로 취한 뒤에도 그 생각만이 머릿속에 가득하다면, 술잔을 들 기력조차 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었다. 부정적인 연상이 머릿속을 휘저었다. (186p)

술을 맛있게 마신다는 술주희가 만들어내는 따뜻한 사케뿐 아니라 넘김이 묵직하고 과일향이 나는 더블 IPA, 멜론위에 듬뿍 끼얹은 짐 빔 허니 위스키, 산뜻한 칵테일의 베이스인 증류식 소주, 천천히 음미하듯 매끄러운 목넘김을 주는 청주, 술지게미를 가라 앉히면 맑게 떠오르는 막걸까지 다양한 종류의 술이 소개된다. 소개되는 술중 개인적으로 사케라는 술을 좋아한다. 겨울바람을 맞은 뒤 따뜻하게 데운 도쿠리병안의 사케는 한잔두잔 마실수록 세상부러울것 없는 순간을 느끼게 해주는 술이다.

사실 표지에서 좋은 느낌을 가지지 못했던 소설인데 기대이상의 가독성과 담백한 표현들, 알지 못했던 다양한 술의 종류등 읽을거리가 꽤 많았다.
[애주가의 결심]의 젊은 술친구들이 그려내는 각양각색의 이야기들이 경쾌하게 그려진 매력적인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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