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이라면 누구나 직장생활의 애환이 있을 거다. 아니, 기쁜 날은 통장에 월급이 찍히는 하루 뿐이고 짜증으로 얼룩지는 날들이 더 많을 거다.(난 그렇다...ㅠ) 하지만 어차피 그만두지 못할 거라면 마음이라도 가볍게, 조금이라도 덜 힘들게 생활하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을지 모른다. 내가 이 책을 집어 든 날은 아무래도 기운이 나지 않는 날이었다. 그냥 아무 생각없이 동병상련을 느끼며 웃고 싶었다.
다 읽고 나서 정말 마음이 많이 가벼워졌다~ 시도때도 없이 올라오는 자괴감도 나만 느끼는 건 아니구나 싶어서 많은 위로가 되었다~ 직장생활이 힘겨울 때면 가볍게 넘겨보고 싶다. 중간중간 빨강머리N이라는 캐릭터의 만화도 있어서 더 재밌게 읽을 수 있다.
책의 저자는 나처럼 직장생활 10년차에 마음은 아직도 신입사원인데 얼굴에선 연차가 보이는ㅋㅋ 사람, 오늘은 정말 회사 때려치운다 말하고는 내일이 되면 또다시 출근하는 사람, 당장 벌어질 일도 예측 못하면서 먼 미래부터 걱정하는 사람이라고 한다.(책 날개 중) 어쩜~! 나와 이렇게 공통점이 많을까..ㅋㅋㅋ 그래서 더 공감되고 재밌었나보다. 진짜 핵잼! 통쾌한 책!
<비폭력주의>
간디가 대한민국에서 회사를 다녔다면
과연 비폭력주의를 주장할 수 있었을까?
몽둥이를 들고 다니면서
한 대씩 때려주고 싶다는 생각을 멈출 수가 없다.(83)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한 대씩 때려주는 상상을 했다. 상상만으로도 즐겁다ㅋㅋㅋㅋ 살짝 썰렁한 듯한 유머에 피식피식 웃음이 난다.
직장생활은 쪽팔림의 연속이다. 연차를 먹어갈수록 더 그렇다. 어릴땐 어리숙하더라도 몰라서 그러려니 넘어가 주었지만, 나이 먹어서도 그런 건 좀 부끄럽다. 먹고 살기 위해선 좀 창피하더라도 해야만 하는 일들도 도처에 깔려 있다.(205)
육휴를 끝내고 복직해보니 어느덧 나는 막내축에 끼어있지 않았다. 조직도를 보면 내 위도 많지만 나보다 어린 후배님들도 꽤 많다. 예전엔 실수를 해도 '나는 배우는 중이니까' 라고 생각하며 잠깐 부끄럽고 말았는데, 지금은 '이 연차에 이게 말이 되는 실수인가..'라며 엄청난 자책을 한다. 갈수록 어깨가 무거워진다.
<나이가 든다는 증거>
당신은 흐르는 세월의 증거를 어디에서 찾는가?
나는, 한때는 퇴사가 꿈이었는데
이제는 길고 가늘게 회사를 다닐 궁리를 하는 나를 보며
나이가 들었다 것을 느끼는 중이다.
한 때는 나도 퇴사를 꿈꿨지만 지금은 어차피 그만두지 못할 거라는 걸 알기에 에너지 소모일 뿐인 이런 고민은 접어두고 그냥 덜 스트레스 받으면서 다닐 궁리를 한다. 아무래도 나이를 먹긴 먹었나보다.ㅋ
일이 하나 틀어졌다고해서 비참해하거나 침통할 이유도, 일에 목을 맬 필요도 없다. 회사는 내가 없어도 잘 돌아간다. 하지만 내 인생은 내가 없이는 돌아가지 않는다. 그래서 회사에 몸을 두되, 마음까지 전부 두지는 않기로 마음 먹었다.(250)
스트레스를 덜 받으면서 다닐 방법은 회사는 회사일 뿐, 밥벌이 그 이상의 의미는 두지 않는거다. 마음까지 두진 않는 거. 다소 회의적이긴 해도 받은 만큼 일하면 된다. 그리고 진짜 '나'는 회사 밖에서 찾는다.(아직 찾진 못했지만...ㅋ)
하하하~ 웃으면서 재밌게 읽었다. 나도 저자처럼 10년차 직장인이라서 공감되는 부분이 더 많았는지도 모르겠다. 인생이 별거 없듯 직장생활이라고 뭐 별거 있겠나. 오늘 하루 무사히 지나갔으면 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