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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앞의 생

[도서] 자기 앞의 생

에밀 아자르 저/용경식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조그만 하얀 책 한권을 누군가 제게 선물해 주었습니다.

그 책이 주었을 어떤 감동이 내게는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지 설레는 마음으로 책 페이지를 열고, 얻음과 비움을 고민하며 누군가의 삶일 수도 있는 한 사람의 인생을 들여다보기 위해 발을 딛었습니다.

일주일간의 짧지만 긴 행복했던 여행의 시간을 마무리하고, 여행을 정리하려고 뒤를 돌아보니 책의 곳곳에서 제가 걸려 넘어졌던 순간들이 떠올랐습니다. 넘어져 다친 제 몸의 상처가 보이고, 그 때를 돌아서 살피니 여러 단어들와 문장들이 각각의 모습으로 돌부리처럼 중간중간에 튀어나와서 저를 넘어지게 했음을 보았습니다.

당연히 먼저는 모모에게, 그리고 모모를 만난 작가에게, 마지막으로는 이 책을 선물한 그 사람에게 감사해야겠지만, ‘자기 앞의 생이라는 길 가운데 수많은 돌부리들에 걸려 넘어지게 만든 제 마음에게 가장 큰 고마움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그 단어들이 내 생각의 전등을 켜주었고, 또 많은 문장들이 내 공감의 둑을 허물었지만, 제 마음이 그걸 느끼지 못했으면 아무 소용이 없었다는 것을 새삼스레 깨달았습니다.

 

모모와 같이 걷는 내내, 모모 앞의 생의 짧은 순간 속에서, 모모의 두려움들과 희망을 번갈아 경험하면서 느낀 것은 단연코 사랑이었습니다. 누구의 삶도 아닌 바로 내 삶을 사랑해야 한다는 것을.

모모는 평생토록 풋내기 같기만 한 내 삶을 인정하게 하였고, 어쨌든 살아야 할 이유를 찾고, 결국 어떤 삶도 동등한 가치를 지니고 있음을 저에게 곡진하게 보여주었습니다. 그와 더불어 제가 가진 아픔들을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주었습니다.

눈물은 아파서 흘릴 것인데, 제게 이 책을 선물한 그 사람은 참 많은 눈물이 흘렸고, 그 눈물을 닦지 않은 경험으로 순수한 슬픔의 미학을 배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도대체가 눈물 한 방울 조차도 흘릴 수가 없었습니다.

왜냐고요? 제가 가진 아픔들이 많고 깊은 탓이죠, 모모만큼.

제 아픔들이 모모의 아픔만큼 아프다고 할 수 있는 이유는 내가 겪은 아픔의 진실과 그 내면을 그대로 내버려두었기 때문입니다, 오랫동안.

그리고 후회라는 변명으로 뒤늦게나마 그 아픔들을 꺼내어 치유하려는데, 돌이킬 수 없이 커져 있어서 치료가 불가능하다는 진단을 내려야 할 것 같습니다. 인간들이 만들어 놓은 수많은 부정적 단어들로도 제가 가진, 제 안에 그득한 아픔들을 표현할 수가 없는 탓입니다.

그래도 예민한 성격에도 불구하고, 저와 함께 버텨준 제 마음에게 남다른 고마움을 전하는 수 밖에는 달리 방법이 있는 것이 아니어서, 내 삶의 부조리인 내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나 만큼 아픈 타인의 삶의 이야기를 찾아서 듣는 여정을 시작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렇게 제게 다가온 하나의 진실은 모모의 생과 내 앞의 생이 백지 한 장의 차이라는 것입니다. 저 뿐만이 아니라 정상이라고 불려지는 보편적 우리의 삶 속에 비열함으로 물든 죄와 벌이 크게 자리하고 있다면 거짓말일까요?

그 늪에서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보다 필요한 것은 깨달음이겠죠, 그게 죄라는.

모모가 원했던, 그리고 내가 원하고 있는 아름다운 삶은 결국 나의 의지에 달려있다는 것과, 그 의지 자체만이 오직 아름답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모모가 마지막에 말하는 말, “사랑해야 한다는 결국 저의 외침이 되고 맙니다, 절대적 공감으로.

삶의 끝은, 우리가 가는 마지막 종착역은 죽음일텐데, 그 완벽한 죽음을 위해 가야할 길을 고민하게 되었고, 그 길을 가는 동안의 소망 하나를 이 책을 통해서 가지게 되었습니다.

눈이에요, 아름다운 눈, 최고로.

그 눈으로 나와 나를 마주친 모든 이들에게 유쾌함이라는 축복을 건넬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아름다운 삶을 위해 필요한 것들을 말하면서 여행 뒤의 짧은 여행을 마치고 싶습니다.

나라는 주어가 나라는 목적어를 행복하게 하는 것이 진짜 아름다운 삶일 것인데, 그 주어가 가져야 할 도구는 두려움, 인내, 용기, 희망, 가치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렇게 해서 나라는 목적어가 행복해진다면 덤으로 생기는 것이 바로 타인의 행복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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