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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의 집으로 들어갔다

[도서] 그 남자의 집으로 들어갔다

정아은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비밀이 없는 시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사람들은 비상식적인 언동을 마음 내키는 대로 행한다. 애초에 상식과 비상식의 경계를 모르거나 실수라고 가볍게 여길 여지도 있다. 결과적으로 그에 따른 처벌이 법적으로 미비하다 생각되면 사회적 매장 수순으로 넘어간다. 보통사람보다 미디어에 많이 노출되는 공인에게는 치명적이다.

최근 가장 많이 듣는 법적 용어가 무고죄인 걸 보면 저자의 의도는 매우 현실적이고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은 직설적이다. 당사자가 아니면 진실은 아무도 모르는 것이며, 설사 진실이 밝혀진다고 해도 한 번 달린 꼬리표 떼기는 결코 용이하지 않다.

문학평론가인 지성은 근래 정치평론을 하면서부터 문화평론가로 불리고 시간강사이지만 교수라고 불리기도 한다. 자신조차 정체성이 모호한 와중에 갑자기 기억의 오류가 난무하는 시기를 맞이하게 된다. 정권의 부정부패를 역설하며 친구에게 쓴소리 하다가 배신자로 찍혀 안팎으로 심란한데 술을 마신 다음 날 아침에 눈을 떠보니 낯선 여자와 함께 있다. 오랜 동료이자 후배인 시인 민주는 하룻밤 지성과 보낸 후 고백을 하지만 지성이 거절하자 제 삼자를 통한 미투고발을 하고 얼마 뒤 죽음에 이른다. 순식간에 별거상태인 아내의 상습구타범이 되고 함께 일했던 편집자와 작가지망생에게서 미투선언이 연달아 올라오면서 모든 사회적 고리가 끊어지기 시작한다. 중요한 것은 지성이 그 모든 일이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허위사실 유포죄로 가능한 한 많이 고소하십시오.” 변호사를 찾아가 상담하는 지성은 당당함 반, 체념 반의 심정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런 기억이 없고 이제껏 누릴 만큼 누렸다는 자포자기에 그래도 누명은 벗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미련이 남는다.

반전의 반전이 있는 결과 역시 진실 반, 거짓 반이다. 허울뿐인 겉모습만으로 어떻게 타인을 속속들이 이해할 수 있겠는가. 처음부터 그런 의도가 아니었다 한다면 상대방이 오해하지 않게끔 말하고 행동했어야 하는 것이다. 지레짐작이 무고를 양산하는 듯하다.

지성도 마찬가지다. 기억이 나지 않지만 혼자 있는 것보다는 좋으니 전혀 모르는 여자와 함께 생활하고 기억이 나지 않지만 민주가 그렇다고 하니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갔다. 자신이 오해할만한 행동을 먼저 해 놓고 유야무야 하니 상대방은 상처받고 혼자 아파한다. 오랫동안.

전문작가인 저자가 자신이 체험한 작가들의 세계를 배경으로 말하고자 한 것이 어떤 이슈 단 한 가지는 아닐 것이다. 우리 모두가 당사자가 될 수도 있고 구경꾼이 될 수도 있고 토론자도 될 수 있으니 항상 깨어있는 시각으로 진짜와 가짜를 구별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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