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아름답게 어긋나지>는 두 번역가가 주고 받는 편지, 동녘의 맞불 시리즈로 만나게 된 노지양과 홍한별의 번역 이야기를 담고 있다.
말과 언어를 다루는 일은 언제나 어렵다. 그 일을 생업으로 삼는 이들의 고충을 직접 들어볼 수 있는 책이라니. 단순히 외국어를 우리말로 바꾸는 일을 한다고만 알고있었던 번역가가 문화의 차이나 시간의 흐름에 따른 언어의 변화, 문맥에 따라 달라지는 내용 등 신경 써야할 일이 수십가지이며, 실제로도 언어를 갈고 닦으며 말 그대로 '글을 만져 바꾸는 사람', 마치 연금술사처럼 마법을 부리고 있음을 새롭게 깨달았다.
인상 깊었던 점은 겉으로는 화려하게 빛나는 마법처럼 보일지도 모를 번역 일의 내면을 들여다보면 임금 문제나 재번역 문제 등 더 나아가야 할 지점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노지양, 홍한별 두 번역가가 주고 받은 편지 속에서 번역에 대한 솔직한 마음을 엿보면서 제 3자인 나까지 그들의 고충에 공감하게 됐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상 속에 이미 녹아버린 번역 일을 진심으로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 역시 그들의 문장 속에 소중히 담겨 있어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책을 읽고 나니 진심으로 글을 아끼고 좋은 책을 만들고 싶어하는 노지양, 홍한별 번역가와 같은 이들이 있어 내가 지금 이 책을 읽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앞으로도 번역, 편집, 기획, 마케팅 등 책을 사랑하는 이들의 손길이 끊이지 않았으면 한다. 계속해서 좋은 책을 읽는 좋은 독자로 남아 있고 싶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