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나라들은 자랑할 수 있는 정치인이 있다. 인도에는 간디가 있고, 미국에는 링컨이 있고, 중국에는 마오쩌둥이 있고, 베트남에는 호치민이 있고, 일본에는 오다 노부가나가 있다. 그렇다면 한국을 대표하는 정치인을 뽑으라면 과연 누구를 뽑을 것인가? 외국인들이 한국을 객관적으로 보고 정치인을 뽑는다면 김대중 전대통령을 뽑을 것이다. 5번의 죽을 고비에서 겨우 살아나고 수많은 망명과 감옥생활을 지나 4수만에 대통령이 되어 IMF의 위기에서 나라를 구하고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김대중 전대통령의 인생은 그 자체가 영화와 같은 인물이다.
올해 김대중 전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접하면서 그에 대한 많은 책들이 출간되고, 새롭게 평가되고 있는 시점에 일본에서 교수로 살아가는 강상중 교수의 <반걸음만 앞서가라>를 읽게 되었다. 강상중 교수는 한국 국적자로는 최초로 도코대학 정교수가 된 인물이다.
<반걸음만 앞서가라>는 김대중 전대통령의 리더쉽과 마지막 녹취록을 담고 있기에 가장 최근에 만든 김대중 전태통령에 관한 책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리더로서 김대중 전대통령이 말하는 리더쉽은 한마디로 반걸음 리더쉽이다. 국민보다 너무 앞서서 간다면 백성들은 리더를 따라갈 수 없다. 그렇다고 너무 뒤에 따라간다면 리더가 아니다. 김대중 전대통령의 리더쉽은 국민들이 납득하고 이해하고 따라갈 수 있는 반걸음의 리더쉽이다. 그는 국민을 윽박지르지 않고, 국민을 이해하며, 국민의 길잡이로 평생을 살아온 것이다.
책속에는 김대중 전대통령의 인생철학, 정치 철학, 리더 철학이 담겨져 있다. 부끄러운 자유보다 떳떳한 구속을 원했고, 역사의 발전을 위해 역사를 배우고, 역사에서 답을 찾아 영원한 역사 속에 살고 싶어 했다. 잘못된 언론이 길을 막을 때는 굴복하지 않았고, 올바른 언론은 목숨을 걸고 지키려 했다. 알고 있는 것을 행하고, 양심에 꺼리는 것은 하지 않는 행동하는 양심을 주장했다. 그리고 그 주장대로 살아왔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에서는 김대중 전대통령은 여전히 국민적인 통합을 얻어내지는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나라당을 중심으로 하는 경상도, 충청도, 강원도 권에서는 여전히 가까이 하기에 먼 당신의 모습이다. 언제나 대한민국 전체를 끌어안을 수 있는 통합적인 지도자가 나올 것인가?
지역의 차이를 넘고, 나이와 세대를 뛰어넘고, 학력과 배경을 뛰어 넘는 지도자가 나와야만 통일도 민주화도 세계화도 될 것이다. 미국은 오바마 대통령을 뽑았다. 흑인 혼혈이라는 단점을 이긴 승리이다. 통합적인 지도자가 나온 것이다.
<반걸음만 앞서가라>는 정치를 지망하는 차세대 지도자들이 꼭 읽어야 하는 책이다. 또한 리더가 되고 싶은 사람들에게 주는 멋진 리더의 교범이다. 너무 앞서지 않으나 결코 뒤처지지 않으며 국민을 지도해 나간 인생 선배의 인생이 담겨져 있다. 결코 한지역의 지지를 얻는 것이 아니라 국민 전체의 지지를 얻어내는 멋진 정치인들이 나오길 소망하게 만드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