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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키7

[도서] 미키7

에드워드 애슈턴 저/배지혜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기본적으로 SF 장르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최근 한국의 위상이 급격히 높아지는데 지대한 공헌을 한 봉준호 감독이 내년에 이 작품을 모티브로 영화를 만든다는 소개에 끌려 접하게 된 책이다.

 

소설은 SF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어렵지 않게 받아들일 수 있는 배경 위에서 시작된다.

인류의 생존지를 확장하기 위해 적합해 보이는 행성들에 파견되어 테라포밍을 수행해야 하는 사람들이 있다.

주인공 미키는 그중에서도 위험한 임무에 투입되기 위한 '익스펜더블'이다.

단어의 뜻이 의미하듯 그는 일회용품처럼 소모되는 인원으로 죽고 나면 죽기 전까지의 기억이 인쇄된 새로운 몸으로 다음 임무에 투입된다.

'미키7'이라는 의미는 그전까지 총 여섯 번의 미키가 죽었다는 의미가 된다.

뜻하지 않게 미키7이 죽지 않은 채로 미키8이 깨어나게 되면서 스토리는 시작된다.

 

당연하게도 그의 삶이 '불멸'이냐 아니냐가 작품의 주요한 질문이 된다.

'테세우스의 배' 비유 역시 꽤나 중요하게 다루어진다.

그의 삶을 직접적으로 표현한 부분이 있어 옮겨본다.

(pg 19)

 

탐사대의 상당수가 죽어버리는 등의 극한 상황이 아니라면 복제인간이 동시에 존재하는 것을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미키7이 미키8과 같이 존재한다는 것을 숨겨보려 노력하는 과정이 소설의 주요 내용이라 보면 된다.

 

복제인간이라는 소재 자체는 별로 새로울 것이 없지만 그 쓰임을 일회용품으로 설정한 부분이 참신하다.

작품 속 사회에서도 이를 윤리적으로 바람직하게 보고 있지만은 않아서 미키를 바라보는 주변 인물들의 이중적인 태도(꺼림칙하지만 불쌍하게도 생각하는)나 다음 익스펜더블을 생산하는 시기와 방법 등 복제인간이 무분별하게 쓰이는 것을 막고 있는 세세한 설정도 좋았다.

 

하지만 소설의 전개 자체는 어디선가 본 것 같은 스토리들의 나열에 지나지 않는 것 같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려웠다.

작품 속 딜레마가 이제는 조금 식상한 '테세우스의 배'에 그치고 있다는 점도 다소 아쉬웠다.

 

"나는 미드가르드 시절의 미키 반스를 기억하고 그 미키 반스가 자란 집도 기억해.

그의 첫 키스도, 그가 마지막으로 엄마를 본 날도, 이 망할 탐사에 자원한 것도 기억나.

그 모든 것들을 한 사람이 다른 누구도 아닌 나인 것처럼 기억이 나.

그렇다고 내가 미키 반스라고 할 수 있을까? 그걸 누가 알겠어?"

(pg 297)

 

소설에서도 '악역'이 주인공 못지않게 중요한데, 작품 속 악역을 굳이 찾자면 탐사대의 사령관인 마샬 정도가 될 텐데 어찌 됐든 생소한 행성에 도착해 테라포밍을 성공해야 한다는 공동의 목적을 가진 인물이기 때문에 의외성을 보여주기가 좀 어려웠던 것 같다.

 

정리하자면 소재의 참신함이 스토리의 참신함으로 이어지지 못했고 그래서 다소 평범하게 느껴지는 작품이었다.

하지만 읽는 재미 면에서는 충분했다.

마냥 어두울 수 있는 소재지만 너무 어둡지 않게 유머도 잘 섞여있는 편이고 섹슈얼한 부분도 중간중간 끼워 넣어서 읽는 과정이 지루한 작품은 결코 아니었다.

여담이지만 섹슈얼한 부분에서도 생각해 볼 거리가 있는데, 미키처럼 기억을 공유하는 복제인간을 사랑하는 입장에서 살아있는 미키7을 두고 미키8과 잔 여성을 과연 '바람을 피웠다'라고 표현할 수 있을지, 그리고 이를 미키7이나 미키8이 질투할 수 있는 일인지도 한번 생각해 볼 만한 주제인 것 같다.

 

봉준호 감독이 이를 영화화한다고 하는데 이 역시 '설국열차'처럼 소재만을 차용한 독자적인 스토리가 되지 않을까 싶다.

원작을 그대로 영화화하는 감독도 아닐뿐더러 작품의 오리지널 스토리 자체가 참신함이 조금 떨어지기 때문에 되려 감독의 손길을 거친 뒤 어떤 매력적인 작품이 나와줄지 기대가 된다.

게다가 미키 역으로 로버트 패틴슨이 확정되었다는 소식이 있어 기대감을 더해준다.

개인적으로는 미키가 그리 진중한 캐릭터는 아니기 때문에 보다 가벼운 느낌을 주는 배우였다면 어땠을까 싶기도 하지만 워낙 연기력이 출중한 배우니 기본 이상은 충분히 보여줄 것이라 기대한다.

 

아직 개봉하려면 시간이 꽤 많이 남았기 때문에 봉준호 감독의 신작을 기다리는 팬이라면 한 번쯤 읽어보면 좋을 작품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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