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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볼

[도서] 스노볼

박소영 저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평균 기온 영하 41도. 사람이 살기에 혹독한 날씨지만 그런 세계 속에서도 따뜻함을 유지하고 있는 곳이 있다. 거대한 유리 천장이 돔처럼 둘러져있고 그 모습이 장난감 스노볼같이 생겼다고 해서 '스노볼'로 불리는 곳. 스노볼 밖의 사람들은 스노볼 안의 세계를 동경하며 하루하루를 추위 속에서 발전기를 몸으로 돌려가며 일하고 있었다. 발전기를 돌리는 보상으로 주어지는 건 스노볼의 세계를 볼 수 있는 방영권. 안락한 삶을 누리는 대가로 자신이 살아가는 모습을 리얼리티 드라마로 편집해 방영해야하는 '액터'와 액터의 드라마를 기획하고 편집하는 '디렉터'의 합작품은 스노볼 밖의 사람들에게 제공하며 꿈과 희망을 심어주고 있었다. 스노볼 밖의 사람들과 달리 스노볼 안의 액터와 디렉터들은 철저히 인기도에 따라 지위가 달라지며 인기가 있을 수록 더 많은 것을 누리며 살아간다. 스노볼 시스템을 만들어내고 관리하는 이본 그룹만이 예외일 뿐, 인기가 떨어지면 스노볼 세상에서의 생명도 끝인 셈이다.

주인공인 전초밤은 채널 60번을 맡고있는 액터 고해리를 보며 디렉터의 꿈을 키워나가고 매번 디렉터가 되기 위해 필름 스쿨에 지원하지만 합격하지 못한 상태였다. 그러던 어느날 초밤의 앞에 최상위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액터 고해리를 맡고 있는 디렉터 차설이 찾아온다. 고해리와 꼭 닮은 초밤만이 해줄 수 있는 일이 있다며, 고해리가 사망했다는 소식과 함께. 해리의 대역을 제안한 차설은 자신을 도와주면 후에 초밤이 디렉터가 될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고 말한다. 그 말에 넘어간 초밤은 가족들에게 필름 스쿨에 합격했다는 거짓말을 한 뒤 스노볼로 향하고, 이후 스노볼 속 스타 고해리의 삶을 살며 점점 해리가 이뤄놓은 것들에 욕심이 생기기 시작한다.

이런 대역이 소재로 등장하는 소설들을 몇몇 봐왔지만 이 소설에서 가장 재밌었던 건 스노볼 밖에서 해리의 드라마를 시청했기에 해리의 행동을 흉내낼 수 있다는 점이었다. 스노볼 안과 밖의 세계도 흥미롭게 그려졌고, 영하 41도까지 떨어진 세상에서도 사람들이 살아남는 것도 신기했던 것 같다. 그런 설정들과 주인공인 초밤의 당찬 성격 때문에 앞부분은 정말 신나게 읽었다. 약간 디스토피아 분위기도 났고 이런 류의 소설을 좋아해서 그런지 재밌기도 했다. 초밤이 고해리가 되고 해리가 이뤄놓은 것들을 하나씩 욕심내고 아슬아슬한 흉내내기가 계속될수록 긴장감도 있었다. 해리가 이뤄놓은 최상의 액터라는 자리, 영하 41도에서는 생각할 수 없었던 따스함과 풍족한 물자들, 이전의 해리의 모습을 알고 비밀을 공유하는 듯한 이본의 후계자 등등. 이본 가문에 중간중간 비워진 설정들과 다소 미흡한 부분이 보여도 중후반부에 뒤통수가 얼얼해지는 반전까지 괜찮았다. 하지만 이후부터 결말부까지 꼭 그랬어야 했을까라는 생각이 굉장히 많이 들었다. 

스포일러라 자세히 말하진 않겠지만 일정 부분의 설정이 과하다는 생각에 살짝 어이없기도 했다. 앞부분의 몰입도에 비해 어수선했고 소설의 마지막에 떡밥을 뿌려서 일을 시원하게 해결한 것도 아니라는 점도 한몫을 한 것 같다. 설정이나 풀어가는 방식은 나쁘지 않았는데 마지막 때문에 계속 내리달렸던 독자로는 아쉬운 마음이 컸다. 벌여놓은 일은 많은데 너무 많이 벌인 채로 끝난 느낌이라고 해야하나. 물론 끝까지 재밌게 볼 독자도 분명 있겠지만 그리 촘촘한 이야기는 아니었던 탓에 뒤쪽이 아쉬웠던 소설로 기억될 것 같다.

어른이라는 작자들이 말하는 옳고 그름은 하나도 중요하지 않아.

무엇이든 너희가 자발적으로 선택하는 게 중요해.

38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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