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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이야기 전달자

[도서] 마지막 이야기 전달자

도나 바르바 이게라 글/김선희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미국의 권위있는 아동문학상인 뉴베리 대상 수상작에 독특한 표지에 이끌렸던 책이었다. 아이를 위한 책이라곤 하지만 SF명작에 낯선 행성에서 지구 이야기를 전달한다는 내용에 강한 호기심이 생겼다. 대체 무슨 내용의 소설인가해서. 그렇게 읽어보게 된 책은 생각보다 더 묵직하고 흥미롭기도 했다.

 

2061년 지구로 혜성이 충돌할거란 예보가 떨어지자 인류는 세계의 부자들과 촉망받는 학자들을 선별해 우주선을 만들어낸다. 대규모 이주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호화로운 우주선의 목적지는 ‘세이건’이라고 불리는 행성이었다. 남겨지는 사람들을 뒤로하고 아수라장에서 탈출하다시피 이륙한 우주선 안에는 주인공인 페트라의 가족도 있었다. 과학자인 부모님과 동생인 하비에르는 세이건으로 향하는 380년이란 긴 시간동안 잠들어있어야 했다. 잠들어 있는 시간동안엔 뇌에 지식을 주입할 수 있는 기술로 페트라는 식물학과 지질학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얻을 예정이었다. 아이와 어른으로 분류되어 수면 포드에 들어간 수많은 사람들. 그렇게 380년이 흐르고 수면 포드 안에서 잠들었다 깨어난 페트라 앞에는 뜻밖의 상황이 펼쳐진다. 

 

‘’나는 제타1, 식물학 및 지질학 전문가로 콜렉티브에 봉사하기 위해 있습니다’라는 메시지가 깨어난 페트라의 머릿 속에서 울린다. 하지만 포드에서 나온 페트라는 의문의 메시지가 뇌를 통한 일종의 세뇌과정임을 알고 있다. 완전히 잠들지 못했던 포드 속 의식을 통해서이기도 했고, 뇌에 주입된 수많은 이야기 때문이기도 했을 것이다. 어쨌든 위험을 감지한 페트라는 다른 아이들처럼 감정이 죽은 척, 사령관의 말에 복종하는 척 하며 제타1이라는 이름으로 지낸다. 그러는 와중 부모님과 동생의 행방을 찾으며 우주선에서 탈출할 계획을 세운다.


 

처음엔 이런 디스토피아 세계관인줄 모르고 시작했다. 초반에 우주선을 타고 탈출하는 부분을 볼 때 설마 했는데 페트라가 잠들었다 깨어났을 때 펼쳐진 상황을 보며 앞으로의 길이 험난하겠구나 싶었다. 혜성으로 인한 타의였지만 기존의 지구 생활에서 벗어난 뒤 새로운 세계를 창설하겠다는 콜렉티브와 사령관, 그리고 세뇌당한 아이들로 구성된 제타 대원들과 진실을 알고있는 페트라. 인물들 간의 흥미진진한 서사가 책을 손에서 놓을 수 없게 했다. 솔직히 아이들에겐 좀 어렵지 않은 설정이 아닌가 했는데 읽다보니 확실히 재미는 있어서 어느정도의 설정들만 이해만 가능하다면 아이들도 재밌게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책을 보는 내내 영화를 보는 것 같기도 했다. 행성의 점검을 위해 우주선에서 나가는 아이들, 화려한 우주선 내부와  통제되고 억압된 사회에 관한 묘사, 은근히 깔려있는 반전포인트까지 흥미진진한 설정이 가득해서 더 그랬다. 콜렉티브라고 불리는 비틀린 어른들의 모습을 보면서도 지구를 떠나서 새로운 세계를 만들겠다고 한 행동들이 결국 똑같은 것이 되었단 생각도 많이 했다. 사람들이 모여 권력을 잡으면 꼭 저런 결말밖에 없나 싶기도 하고, 어린아이인 페트라가 짐을 짊어졌단 생각에 안쓰럽기도 했었다. 무엇보다 감정과 행동을 컨트롤하면서까지 아이들과 많은 사람들을 도구로 만들고 마음대로 살해한 콜렉티브가 어서 망해버렸으면하는 마음으로 책장을 빨리 넘겨갈 수 있었다.

 

그 밖에 페트라가 자기 자신을 잃지 않고 꿈을 잃지 않은 채 다른 아이들에게 옛이야기 '쿠엔토'를 들려주는 장면도 인상깊었다. 분명히 삭제된 기억 저 아래에 살아있는 지구의 이야기가, 짧은 생애나마 차곡차곡 쌓아왔던 기억이 조금씩 수면위로 떠오를 때 아이들을 절로 응원하게 되었다. 덕분인지 책을 읽는 동안 이야기가 미치는 영향력을 자연스레 받아들일 수도 있었다. 지금 현재에도 많은 이야기들이 생겨나고 사라지길 반복하지만 그 이야기들에게서 누군가는 힘을 받고, 누군가는 위로를 받으며 또 누군가는 이야기를 통해 과거와 미래를 말한다. 페트라의 여정을 보며 그런 이야기의 힘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마지막 부분에서 페트라가 발견한 게 오롯한 희망이길 바란다.

 

위험을 감수하지 않으면 바다를 건널 수 없어. - 203p


 

*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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