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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일기

[도서] 자살일기

파블로다니엘 저

내용 평점 3점

구성 평점 4점

그대, 부디 외롭지 않기를

-<자살일기>를 읽고-

 

이 책은 타투이스트인 저자가 겪은 개인적인 감정, 특히 우울에 관한 기록이다. 저자는 자살을 생각할 정도로 심적 고통과 외로움을 겪지만 그것을 자기파괴로 치닫게 하는 것이 아니라 글과 그림이라는 에술적 형식으로 승화시켜냈다. 그 승화의 결과물이 이 책이 되었다고 한다.

맨 처음 표지를 마주했을 때 인상적인 그림이 눈에 들어왔다. 해바리기과의 식물의 말라비틀어 죽어가는 실루엣이 그것이다. 그러나 비틀리고 휘어진 이파리와 꽃대궁의 검은 실루엣은 오히려 꿈틀거리는 느낌이 든다. 말라비틀어진 이파리끝의 휘어짐은 불꽃의 마지막 일렁거림처럼, 어쩌면 생명력의 몸부림, 살고자 하는 간절한 외침처럼 보인다. 게다가 불그스름한 바탕 위에 드러난 꿈틀거림이라니, 생명에 대한 간절함이라고 해석하는 게 아주 헛짚는 것 같지는 않다.

이런 표지에서 받은 인상 때문이었을까? 내용도 우울과 고독, 상심에 관한 기록이지만 오히려 이런 기록을 누군가 보아주기를, 이 기록이 외롭지 않기를 바라는 간절한 바람이 느껴진다. 프롤로그에서 밝혔듯 우울이라는 일기장을 굳이 타인에게 펼쳐보이는 이유내 글이, 내 그림이 외로워하지 않게해달라는 작가의 소망이었던 것이다. 이토록 지극히 사적인 우울의 기록을 기어이 타인에게 보이려는 까닭은 무엇인가? 그것은 나와 같은 독자가 그 감정을 간접체험하거나 타인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게 하려는 것이다. 우울이 그저 암울하고 회색이기만 한 게 아니라 그 안에 숨겨진 미가 있으며 그것을 저자와 함께 발견해주길 바라는 것이다.

성경 종이위에 펜으로 휘갈기듯 그려낸 그림들은 신에게, 아버지에게 존재에 관한 질문을 끊임없이 던진다. 하지만 신은, 혹은 아버지로 표현되는 이는 명쾌한 답을 주지 않고 더욱 어려운 질문에만 휩싸이게 만든다. 작가의 사색과 드로잉을 감상하다보면 여러 가지 상념에 젖어들게 된다. 비록 누군가는 혹은 작가 자신이 자기의 글을 어느 쓰레기 시인”(125)의 글처럼 치부해버리고 싶을지 몰라도, 이 글과 그림은 외로운 이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어떤 정서적 반응의 공명을 이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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