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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문득 길고양이와 마주친다면

유주연 저
비타북스(VITABOOKS) | 2019년 06월



그동안 살면서 수많은 고양이들을 만났지만 그 중 단 한 마리도 같이 살아야겠다고 마음먹은 적은 없다.

<당신이 문득 길고양이와 마주친다면>의 저자 유주연은 다르다. 저자는 미국 유학 시절 '미야'라는 고양이를 만났다. 다른 언어와 문화, 생소한 음식 등으로 고생하던 저자는 버려진 새끼 고양이 미야가 자신에게 먼저 다가와 몸을 비비고 관심을 보여준 게 무척이나 고마웠다. 이후 저자는 유학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와 밥벌이에 전념했다. 얼마 후 또다시 고양이를 만났다. 추운 겨울날, 좁고 어두운 골목 안에서 떨고 있는 고양이 두 마리를 집으로 데려와 키웠다. 키우다 보니 길거리에 방치된 다른 고양이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래선 안 되겠다, 보다 전문적으로 고양이를 돌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는 현재 고양이 보호소 '나비야사랑해'를 꾸리고 있다. 15년간 1500여 마리의 고양이를 구조했다. 사업으로 번 돈을 모두 썼다. 무려 13억 원이다. 그런 저자를 보고 저자의 어머니는 미쳤다고 했다. "세상에 고양이라는 동물은 다 없어졌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그런 어머니도 이제는 '장미'라는 고양이의 베프가 되어 캣맘으로 살고 있다. 고양이를 혐오했던 어머니가 캣맘으로 변하는 걸 보면서 저자는 희망을 품게 되었다. 길고양이에게 이유 없는 해코지를 하는 사람들, 길고양이에게 밥 주는 캣맘들을 혐오하는 사람들도 언젠가는 저자의 어머니처럼 고양이의 친구가 될 거라고 믿게 되었다. 

책을 읽으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나라면 직업도 포기하고 전 재산을 바쳐가면서까지 길고양이 구조에 헌신할 수 있을까. 나는 옳다고 믿는 일을 남들이 말리고 혐오한다면 견딜 수 있을까. 아니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수록 저자가 대단해 보였다.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가 뭔지 궁금했다. 한편으로는 이유 따위 없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친구끼리 서로 돕고 의지하는 것처럼, 저자는 자신의 친구가 된 고양이들을 그저 돕고 고양이들이 의지할 수 있는 장소를 마련하고 있는 것일뿐인지도 모른다. 만약 인간인 친구가 추운 겨울날 길거리에서 옷 한 벌 없이 떨고 있다면 집으로 데려와 입을 옷을 주고 따뜻한 식사를 대접하는 게 친구된 도리가 아니겠는가. 책을 덮는 마음이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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