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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지의 파랑

[도서] 미지의 파랑

차율이 글/샤토 그림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미지의 파랑>은 <미카엘라> 이후 꾸준히 찾아 읽고 있는 비룡소 마시멜로 픽션 공모전 제3회 대상 수상작이다. 비룡소 마시멜로 픽션 공모전은 현재 초등학생, 중학생인 소녀들이 수상작을 결정해서 그런지, 기성 작품들에 비해 훨씬 발랄하고 참신한 감각을 지닌 작품들이 선정되는 경향이 있다. 대부분의 공모전은 매번 비슷비슷한 작품, 그저그런 작품들만이 선정되는 듯한 감이 없지 않은데, 문단 사람들이나 출판사 관계자들이 아니라 그 책을 직접 구입해 읽을 독자들이 수상작을 결정하면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미지의 파랑>은 파란 표지처럼 상쾌하고 시원한 소설이다. 주인공 미지는 부산의 해변가에서 다이빙 숍을 운영하는 엄마와 단둘이 살고 있는 13세 소녀다. 해양 경찰이었던 아빠는 미지가 태어나기 전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하다가 돌아가셨다. 미지는 초등학교 1학년 때 아쿠아리스트였던 엄마가 슈트를 입고 상어 밥 주는 모습을 보고 반해서 자신도 스쿠버 다이빙을 배웠다. 초등학교 6학년인 지금은 다이빙 경력 5년 차. 웬만한 어른들보다 다이빙 지식이 많고 실력도 뛰어나서 엄마 일을 틈틈이 돕기도 한다. 엄마는 현재 다이빙 숍 옆에 있는 깜지 식당을 운영하는 의건 아저씨와 사귀는 중이다.


미지는 요즘 기분이 무척 안 좋다. 베스트프렌드였던 은채가 성빈이와 사귀기로 하면서 절교했기 때문이다. 안 그래도 엄마가 의건 아저씨와 사귀는 게 못마땅했던 미지는 은채마저 성빈이와 사귀어서 속상하다. 가장 친한 친구한테 남자 친구가 생겨서만은 아니다. 성빈이는 원래 미지가 좋아했던 남자애다. 미지가 성빈이를 좋아해서 연애 상담까지 했던 친구가 은채인데, 그런 은채가 자신을 버리고 성빈이와 사귀기로 했다고 하니 속이 상할 수밖에. 


이제 속마음을 나눌 친구가 하나도 없다는 생각에 절망한 미지는 평소처럼 바다로 들어가 바닷속 여기저기를 누비다가 파란 구슬 하나를 발견한다. 크기는 백 원 동전만한데 엄청나게 영롱한 빛이 난다. 구슬이 예뻐서 자기도 모르게 손을 뻗은 미지는, 구슬을 손에 쥔 순간 갑자기 전기에 감전된 듯한 충격을 받는다. 그로부터 한참 후 정신을 차리고 눈을 뜬 미지는 자신이 전혀 모르는 세계에 와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아니, '전혀 모르는' 세계는 아니다. 장소는 미지가 늘상 헤엄치던 부산 앞바다가 맞는데, 사람들의 옷이며 머리 모양을 보니 시간이 현대가 아니라 옛날인 것 같다. 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속마음까지 나눌 수 있는 진정한 친구를 꿈꾸던 미지가 바닷속에서 우연히 파란 구슬 하나를 발견하면서 상상도 못 했던 모험에 휘말리고 다양한 우정을 경험하게 되는 이야기가 흥미롭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미지는 자신과 마찬가지로 바다를 매우 좋아하고 모든 걸 공유할 수 있는 진정한 친구를 만나게 된다. 그 친구 또한 미지처럼 속마음을 나눌 수 있고 모든 걸 공유할 수 있는 친구를 원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두 사람이 기뻐하며 얼싸 안는 장면에서 나 또한 깊은 감동을 받았다. 시공을 초월한 우정이란 이런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고, 역으로 진정한 친구라면 시공의 한계 정도는 가볍게 뛰어넘을 정도는 되어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미카엘라>가 배경도 등장 인물도 서양의 그것인 외국풍의 소설이라면, <미지의 파랑>은 배경도 우리나라, 등장 인물도 우리나라 사람인 한국 소설이다. <자산어보>에 나오는 한국 전통 인어 '해미'와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되어 있는 물괴 등의 소재를 잘 버무린 작품이라서,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판타지 소설 같은 느낌이 드는 한편 예부터 전해 내려 온 전래 동화를 읽는 듯한 느낌도 들 것이다. 부산이 주 무대라서 부산 출신이거나 부산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이라면 반가운 대목이 한두 군데가 아닐 것이다. 이 밖에도 멋진 점이 많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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