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블로그 전체검색
사랑이 한 일

[도서] 사랑이 한 일

이승우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종교는 없지만 종교, 넓게는 믿음에 관한 이야기를 좋아한다. 구체적으로는 사람이 무엇을 어떻게 믿게 되고 어쩌다 그 믿음을 저버리게 되는지 또는 그 믿음 때문에 파멸하게 되는지에 관심이 있다. 그래서(라고 할 수는 없을지도 모르지만) 잘 알지도 못하면서 종교에 관한 책이나 소설을 종종 구입해 읽는다. 이 책도 그래서 골랐다. 창세기라니, 그것도 이승우 작가가 다시 쓴 창세기라니. 호기심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책에는 총 다섯 편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이방인을 손님으로 맞이했다는 이유로 집에 쳐들어온 불량배들에게 딸들을 내주는 롯의 이야기를 그린 <소돔의 하룻밤>, 아브라함의 아들을 낳았다는 이유로 본처의 미움을 받아 쫓겨나는 여종 하갈의 이야기를 그린 <하갈의 노래>, 외아들 이삭을 제물로 바치는 아브라함의 이야기를 그린 <사랑이 한 일>, 고기를 사냥해오는 큰아들 에서만 편애하고 작은아들 야곱에게는 무심한 아버지 이삭의 이야기를 그린 <허기와 탐식>, <야곱의 사다리> 등이다. 

 

이 중에는 성경에 무지한 나도 잘 아는 이야기도 있고 모르는 이야기도 있다. 집에 쳐들어온 불량배들에게 두 딸을 바치는 롯의 이야기는, 저자의 해석을 읽고 머리로는 이해했지만 마음으로는 납득할 수 없었다. 작가의 해석대로라면 롯의 제안이 아무리 이루어질 가능성이 없다는 걸 알고 한 것이라고 해도, 가령 나의 아버지가 그런 제안을 한다면 나는 아버지에 대해 좋은 감정을 품기 어려울 것 같다. 만약 집주인이 아버지가 아니라 어머니였다면 딸들을 바치는 대신 자기를 범하라고 하지 않았을까. (물론 그렇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이삭의 쌍둥이 아들 야곱과 에서의 이야기는 그동안 몰랐던 이야기라서 신선하고 흥미로웠다. 결국 야곱은 형 에서를 속여서 장자권을 획득하고 이스라엘로 개명해 이스라엘의 시조가 된다. 아담과 하와의 이야기도 그렇고, 성경에는 누구를 속이거나 누구에게 속아서 새로운 역사가 생기는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 것 같다. 속는 쪽보다 속이는 쪽이 역사의 승자가 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취소

댓글쓰기

저장
덧글 작성
0/1,000

댓글 수 0

댓글쓰기
첫 댓글을 작성해주세요.

PRID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