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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

[도서] 파워

나오미 앨더만 저/정지현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어느 날 몇몇 여자들이 손끝에서 전기가 나오는 경험을 한다. 이 전기로 사람을 죽일 수도 있다는 걸 알게 된 여자들은, 그동안 남성들에게 당해온 차별과 폭력에 적극적으로 맞서기 시작한다. 앨리는 오랫동안 자신에게 성폭력을 행사해온 아버지를 죽이고, 록시는 자신의 어머니를 죽인 남자를 찾아 나서고, 마고는 경쟁 상대였던 남성 정치인을 제치고 차기 대권 후보 자리에 오른다. 그렇게 시작된 '여성 상위 시대'의 모습은 어떨까. 

 

사람들은 여성이 권력을 잡으면 "온순하며 평화적"이라고 일컬어지는 여성들의 속성을 따라서 보다 나은 세상이 될 거라고 예상했지만, 소설 속 세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 지배자와 피지배자의 성별만 바뀌었을 뿐, 남성 상위 시대의 모습과 상당히 비슷하다. 남성이 강간을 당하거나 폭행을 당하는 경우는 여성이 강간을 당하거나 폭행을 당하는 경우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고, 남성이 그런 일을 당해도 가해자가 합당한 처벌을 받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다. 남성은 오로지 여성의 성욕을 풀어주고 임신, 출산을 위한 도구로 여겨지며, 여성과 동일하게 직업 및 재산을 가질 권리가 인정되지 않는다. 

 

이를 통해 우리가 알 수 있는 건 '여성 상위 시대가 남성 상위 시대만큼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한 사회에서 어느 한 집단이 다른 한 집단을 압도할 수 있는 힘을 가지는 것은 어떤 경우에도 위험하다는 것이다. 나아가 우리가 흔히 남성/여성, 남성성/여성성이라고 구분하고 정의하는 특질은, 성별 고유의 특성이 아니라 권력을 가진 집단/못 가진 집단의 특성이라고 보는 것이 맞다는 것도 작가는 암시한다. 

 

이 소설은 본편도 재미있지만, 본편의 액자에 해당하는 나오미와 닐의 편지가 더 재미있다. 작가는 나오미와 닐의 편지를 통해 여성 상위 시대가 실현되었을 때 여성 작가와 남성 작가가 어떤 식으로 글을 쓰고 교류할지를 상상하고, 이를 통해 남성 상위 시대인 현재, 얼마나 많은 남성 작가들이 문단의 주인처럼 행세하고 여성 작가들을 하대하는지 풍자한다. 이게 비단 문단만의 일은 아니라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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