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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의 실루엣

[도서] 생의 실루엣

미야모토 테루 저/이지수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미야모토 테루의 소설을 처음 읽은 건, 짐작하건대 <이동진의 빨간 책방>이 인기리에 방송되던 시절에 진행자였던 이동진 작가님이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만든 동명 영화의 원작이라며 미야모토 테루의 소설 <환상의 빛>을 소개해 주셨을 때가 아닌가 싶다. 좋은 소설이었지만, 작가의 다른 작품을 찾아 읽고 싶어질 만큼 좋다는 인상을 받지는 못했고, 그래서 이 책이 나왔을 때에도 부러 읽어볼 마음이 들지 않았는데, 연말에 임진아 작가님이 블로그에 올해의 책 중 하나로 이 책을 고르신 걸 보고 그제야 이 책이 궁금해졌다. 

 

그리고 어젯밤. 퇴근하고 저녁 먹고 몇 시간을 들여 이 책을 읽은 나는 지금 인터넷 서점에서 열심히 미야모토 테루의 다른 책들을 찾는 중이다. 1977년에 데뷔해 적지 않은 수의 소설과 에세이를 발표했다고 책에 나오는데, 국내에 소개된 책은 소설과 에세이를 합쳐도 열 권이 안 된다(절판/품절 제외). 그중에 <환상의 빛>, <풀꽃들의 조용한 맹세>, <생의 실루엣>은 읽었으니, 구해야 할 책은 <금수>, <오천 번의 생사>, <반딧불 강>뿐인가. 이 책에 언급된 저자의 다른 작품들을 읽으려면 번역본이 출간되기를 기다리거나 원서로 읽을 수밖에 없는데, 내 일본어 독해 실력으로는 무리일 게 뻔하다. 

 

이러한 푸념을 계속 늘어놓고 있는 건, (눈치채셨겠지만) 이 책이 너무 좋았기 때문이지요... 자신의 가족사를 털어놓는 첫 번째 글부터 충격적인데, 그 후에 이어지는 글들도 충격 또 충격이다. 저자는 패전 직후인 1947년 일본 효고 현에서 태어나 오사카, 교토, 고베 등지에서 주로 살았는데, 이 시절 이야기가 특히 충격적이다. 비슷한 시기 비슷한 지역에서 태어나 비슷한 시기에 작가로 데뷔한 무라카미 하루키와 동시대 사람인 게 믿기지 않을 정도다. 작가로 데뷔하고 안정을 찾은 후에는 외국의 험지로 여행을 많이 다닌 모양인데, 이런 걸 보면 천성적으로 쉬운 길보다 쉽지 않은 길에 끌리는 사람 같기도 하다(그에 비하면 하루키는 미국이나 유럽처럼 여행하기 쉬운 지역만 골라 다닌 것 같기도.../ 하루키 싫어하는 사람 아닙니다). 

 

이 책의 모든 것이 좋고, 역자 후기도 좋다. 좋은 책, 좋은 작가, 좋은 번역가를 알게 되어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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