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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위의 신

[도서] 침대위의 신

대럴 W. 레이 저/김승욱 역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양가 친척들 모두 독실한 기독교 신자이고 미션 스쿨까지 다녔지만, 현재 나는 무교다. 이유는 딱 하나. 학창시절 딱 두 번 교회에 다닌 적이 있는데 그 때마다 안좋은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침대 위의 신>의 저자 대럴. W. 레이 역시 한때는 진지하게 신학 공부를 했을 정도로 독실한 기독교인이었으나 종교계 내부의 성추문과 경제적 사기극을 목격하고 크게 실망하여 종교계를 등졌다. 오랜 신앙 생활에서 비롯된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종교가 내포하는 모순과 종교계의 비리를 파헤치는 데 열심인 그는 이 책에서 종교가 어떻게 사람들의 성적인 욕망을 억압하고 왜곡하는지를 파헤쳤다. 

 

 

저자는 종교가 혼전순결, 일부일처제, 동성애 금지 등 성적인 억압 기제를 유아기 때부터 성인기에 이르기까지 평생에 걸쳐 어떤 식으로 주입하는지 낱낱이 제시한다. 성에 대한 개념조차 없는 유아기, 성에 대한 호기심만 있고 경험은 없는 청소년기에 무조건 '이것은 나쁘다', '저것은 안 된다'는 식의 교육을 받은 이들이 나중에 커서 건강한 성생활을 할 가능성은 낮다. 성생활뿐만이 아니다. 연애와 결혼은 물론, 자신과 다른 성생활을 하거나 성적인 취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백안시하고 차별함으로써 인간관계와 사회적인 관점까지 망가뜨릴 수 있다. 저자는 단호하게 말한다. "종교는 사람들에게 성적인 욕망이나 행동 때문에 자신이나 타인을 부정하고, 회피하고, 심판하고 증오하도록 강요한다."(p.32) 

 

 

생물학, 문화인류학, 진화심리학 상의 증거들을 살펴보면 종교의 오류는 더욱 확실하다. 생물학은 인간의 성적인 욕망이 자연스러운 현상임을 증명한다. 문화인류학은 가부장제와 일부일처제, 결혼 제도 등이 모두 인류가 인위적으로 만든 규율에 불과함을 보인다. 진화심리학은 억압된 성욕이 인간으로 하여금 극단적인 심리상태로 치닿게 만들 수 있음을 알아냈다. "억압된 성은 묘한 데서 터져나오는 성향이 있다. 수백 년 동안 가톨릭과 개신교 당국자들은 남색, 마녀, 동성애, 간통, 수간 등의 혐의로 유럽 전역에서 수천 명을 처형했다. 16세기에는 대개 성과 관련된 것으로 보이는 범죄들을 이유로 도합 15~25만 명이 유럽 전역에서 처형되었는데, 이들 중 대다수가 여성이었다. 이 사람들 중에 금욕을 지키던 사제나 성적으로 억압된 칼뱅주의 목사의 성적인 편집증에 희생된 사람은 과연 몇 명이나 되었을까?" (p.219)

 

 

저자는 마녀사냥이 끝난 지금도 종교의 성 왜곡과 억압은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문제는 종교가 스스로의 체계를 유지하기 위해 억지로 성욕을 다스림으로써 인간이 스스로를 벌하거나 타인에게 왜곡된 욕망을 투사하는 것을 방조하고 있는 것이다. 종교계 내부의 성추문과 경제적 사기극을 포함해 종교인들의 가족 내 범죄 및 성범죄와 불륜, 질투, 여성 차별, 호모포비아 등의 문제는 여기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에서부터 평범한 것을 성적인 대상으로 변화시키는 것과 아이들에게 표식을 새기는 일에 이르기까지 종교는 성에 부정적인 환경을 만드는 일에 맹렬히 달려들고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환경은 사람들의 선택권을 조직적으로, 그리고 자의적으로 제한한다. 개인의 생물학적인 지도와 상관없이 종교는 자신의 지도를 강요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 그런데 이 지도는 거의 항상 '하지 않아야 할 일'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중략) 그 결과 여성들이 억압당하고, 성에 관해 잘못된 정보가 전달되고, 죽음에 대한 공포가 생겨나고, 동성애자가 억압당하는 등 많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p.241)

 

 

성(性)과 성(聖) - 양극단의 개념을 여러 학문을 넘나들며 집요하게 파고든 이 책은 일부 종교인들에게는 다소 불쾌하게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 하지만 종교를 믿음이 아닌 사회적 제도 내지는 관습의 하나로 본다면 이 책을 통해 많은 통찰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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