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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유하린 독후감 공모전 제출작



고슴도치는 어느 저녁에, 고슴도치는 외로웠다.

아무도 그를 초대하지 않았고, 그도 아무도 초대하지 않았다.

고슴도치는 동물들에게 보낼 편지를 쓰려고 종이를 꺼냈다.

그리고 첫 번째 문장을 적었다.

보고싶은 동물들에게

모두 우리집에 초대하고 싶어.’

그리고 덧붙였다.

하지만 아무도 안와도 괜찮아.

 

고슴도치의 소원은 내가 한번 읽고는 후에 몇 번이고 더 읽었던 가장 좋아하는 책 중 하나다. 이 책은 외롭고, 조금 불안하고, 아무것도 확신하지 못해도, 그런대로 조금은 행복한 고슴도치의 이야기이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외로움과 행복이란 게 공존할 수 있는지 생각해 보았다. 처음엔 그게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렇지도 않았다. 생각해보니 그럴 수 있었다.

정말 안 좋은 것과 정말 좋은 것, 그 두 개는 공존할 수도 있었다. 고슴도치의 가시가 동물들과 고슴도치를 갈라놓는다고 생각하기도 하지만, 가시가 그의 버팀목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는가? 예를 들어 비는 우리에게 폭우나 홍수가 되어 피해를 주기도 하지만, 동식물들의 성장에 큰 도움을 주기도 한다. 고슴도치에게 가시는 그런 존재일 것이다.

고슴도치에게 가시가 없었더라면... 하고 생각하기도 하지만, 버팀목이라는 생각도 하니 가시는 그에게 꼭 필요한 것이기도 하다.

이야기의 마지막에는 다람쥐가 찾아왔다. 늘 꿈꾸었던 행복한 순간이 찾아오자, 고슴도치는 그 행복이 끝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랐다. 하지만, 다람쥐는 돌아갔고, 고슴도치는 겨우내 잠에 들었다.

나는 지금 코로나로 인해 집안에서만 생활해야 하는 이 생활이 조금 불편하고 답답해도, 외롭지만 행복했던 고슴도치처럼, 이 안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점점 적응하고 나니까, 지금 생활도 나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나에게 지금 이 생활도 나름대로 행복하나는 것을 알려준 고슴도치에게 편지를 보내고 싶다. 내 편지를 바람이 잘 전달해주어서 겨울잠에서 깨어난 고슴도치에게 잘 전달될수 있기를.

고슴도치가 나에게 행복을 알려주었으니, 나도 고슴도치에게 행복을 알려주고 싶었다.

나는, 고슴도치의 가시는 중요하지 않게 생각하는 마음을 알려주고 싶었다.

그래서 고슴도치를 위한 편지를 써보았다.

 

안녕, 고슴도치야?

요즘 너는 어떻게 지내고 있니?

아마 너의 가시에 대해, 자신에 대해 생각하고 있을거야.

혹은 우리의 방문을 상상하고 있을지 모르지.

하지만, 지금의 너도 조금은 행복하지 않니?

너는 우리가 너의 가시를 두려워하고, 널 좋아하지 않을거라 생각할지 몰라도,

우리는 사실 너의 가시는 종요하지 않아...

그러니까 네가 우리 모두를 초대해 주면 좋겠어.

모두 즐거워하며 너의 집에 방문할거야.

케이크가 없어도, 차가 모자라도.

모두가 너의 집에 방문한 것을 오래오래 기억하면서 서로 얘기할거야.

그때 그 고슴도치네 집 기억나니?’

그럼, 기억나지. 아주 좋은 방문이었어.’

그러게. 우리에게 고슴도치의 가시는 중요하지 않아.’

다음에 또 초대해 주면 좋겠다.’

이렇게 말이야.

내 편지를 보고도 답장을 해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하고,

몇 번이나 썼다 지웠다 할지도 몰라.

하지만 우리는 언젠가는 네가 우리를 초대해 줄 거라 믿어.

언젠가는 너의 가시는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우리의 마음을 알아줄테니까...

언젠가는 너도 깨닫게 될지 몰라.

조금은 외롭고, 조금은 불안해도, 그 안에는 행복도 있을지 몰라.

그럼 고슴도치야, 답장 기대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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