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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마음껏 아프다 가

[도서] 여기서 마음껏 아프다 가

김하준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p.102

아무리 예뻐도

아무리 착해도

아무리 말 잘 들어도

"선생님 사랑해요"라고 말해도

보건선생님이

좋아하지 않는 말

"내일 또 올게요."

 

p.150

많이 아픈 아이

"자, 여기 10cm 눈금자가 있어. 네가 아픈 정도가 어디쯤인 표시해볼래?"

"선생님, 더 긴 자는 없어요?"

 

p.168

"아프겠네."

"이만하면 괜찮아요. 어렸을 땐 이보다 더 심했어요."

"얼마나 심했는데?"

"의사선생님이 손가락을 잘라내라고 했어요. 그러니까 손가락을 1cm 정도 돌려서 깎아내라고 했어요."

"놀랐겠네."

"아니요. 별로요. 선생님 제 발 보시면 더 놀라겠네요."

발을 보여달라고도 안 했는데 아이가 한쪽 양말을 벗었다. 선홍색 발바닥이 드러났다. 여기저기 피부가 벗겨지고 갈라지고 멀쩡한 데가 없었다. 피부가 안 벗겨진 곳보다 벗겨진 곳이 더 많았다. 아이는 다시 양말을 신고 나가며 말했다.

"그래도 요즘은 발에 피가 안 나잖아요. 이 정도면 살 만한 거죠."

스스로 나아지고 있다는 말을 하는 아이는 희망을 품은 아이다. 만성 질병을 앓는 아이들의 말속에는 굳은살이 배겨 있다. 그 굳은살 박인 희망의 말을 하기 위해, 수많은 절망의 순간을 겪어야 했을 것이다.

 

p.262

코로나19로 가장 피해를 입은 사람은 누구인가, 나는 아이들이라 생각한다. 마스크를 언제 벗을지 모르는 아이들의 뒷모습을 기억했으면 좋겠다. 코로나19로 외부 체험활동도, 체육활동도 자유로이 하지 못한 아이들을 기억했으면 좋겠다.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보건실에 가는 아이들은 어떤 아이들이었을까를 생각했으면 좋겠다.

 

 

내가 학교 다닐 때는 보건실이 아닌 양호실이 있었고, 보건교사가 아닌 양호선생님이 계셨었다. 뭐.. 명칭만 바뀐 것일 수도 있겠지만, 책속의 보건선생님은.. 내가 겪었던 양호선생님들과는 달랐다. 내 기억 속의 약만 건네주던 그분들과는 다르게 "선생님, 배 아파요. 약은 진짜 아플 때만 먹어요. 밴드는 한 개만요."를 알려주는 아이들의 보이지 않는 너머를 함께 봐주시는 정말 아이들을 잘 보는 따스한 선생님이셨다. 그래서 읽는 내내 내 마음마저 어루만져 주는 것 같아 눈물이 글썽거렸다. 물 한 잔, 적외선찜질기 없이도 아픈 곳이 다 낫는 기분이 들었다. 내가 닮고 싶은 좋은 사람이었다. 덕분에 아픈 아이들이 이렇게 많다는 것도 '아프다'는 말속에는 아이들이 미처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다양한 아픔이 숨어져 있기도 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이제 고작 초등학생일 뿐인데..ㅠ 이런 아이들을 돌보는 보건선생님이 학교마다 한 명씩만 있다는 건 참 비효율적이고 불합리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혼자서 감당해내야 하는 무게감이 책 너머 내게로도 전해졌다. 이런 좋은 분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아이들을 돌볼 수 있기를.. 그래서 우리 아이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자라날 수 있기를 바란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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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워블로그 나난

    우리도 양호선생님이 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만 전 한번도 가 본 적이 없어서 잘은 몰라요. 그냥 거기는 아무나 가면 아닌 곳 같다는 느낌이 들어서였나 아니면 거기 가면 수업 못 듣는다는 생각때문이었나 아무튼 고지식하기는 일등하는 나난이었습니다. 학교 다닐때는요.

    2022.06.15 13:14 댓글쓰기

PRID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