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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

[도서]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

성석제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동네의 일, 남의 일, 궂은일에는 언제나 그가 있었다.
작가는 현실에 널린 대상을 포착해 그것을 묘사하는 고전적인 방식이 아니라, 현실의 세목을 하나하나 수집하고 분해한 뒤 거대한 거짓말의 세계로 끌어들여 정교하게 재구성함으로써 기존의 소설문법을 유쾌하게 뒤집어 보이고 있다. 이렇게 해서 탄생한 예외적 인물들, "순수한 개성"의 소유자들로 해서 그의 소설은 "국가 · 계급 · 계층 · 가문 등 전체성적 의미항을 중시하는 우리의 오랜 소설전통과, 나아가서는 한국사회와 근본적으로 맞서고 있다"(정호웅)는 평가를 낳게 되는 것이다.

표제작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는 모든 면에서 평균치에 못 미치는 농부 황만근의 일생을 묘비명의 형식을 삽입해 서술한 단편이다. 남의 비웃음과 모멸을 거리끼지 않고 평생 자신의 일을 다하며 이웃을 돌보다 갑작스런 사고사를 당한 황만근의 일생이, 그의 진면모를 알아본 한 외지인의 기림 속에 온전히 살아나면서, 그 "이타의, 수분(守分)의"(정호웅) 행적을 되새기게 한다. 황만근은 과연 무엇이라 말했는가? 그는 작중 어디에서도 아무 특별한 메시지를 남기지 않지만("농사꾼은 빚을 지마 안된다카이"가 그나마 제대로 된 발언이다) 그 때문에 말없이 도리를 다한 생애는 욕망과 이기심으로 뭉친 삶을 되비추는 독특한 거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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