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YES24 블로그 - 내 삶의 쉼표

포스트 숲을 걷는다

#자작시숲을 걷는다그리움은 무수한 갈래로 흩어져 있다.가지 않은 길과 가야할 길발을 디딜 때마다 숱한 상념이 떠올랐다 사라져간다.거대한 기억의 톱니바퀴는과거와 현재를 굴려 마음의 시계를 가동한다.숲의 시간이 천천히 폐부로 스며들어 빽빽한 나무들이 마음숲을 이루면 초록의 가름마를 타고햇살에 영롱히 반짝이는 이파리선명하게 울려퍼지는 새소리가생의 의지를 북돋아준다.아무도 가보지 못한 숲에는 아무도 알 수 없는 생의 신비가 안개처럼 서려있고 그리우면서도 한 번도 떠올리지 않은 마음은안으로만 울다 잊혀간다...

2019.05.01 공감 횟수 3 댓글 수 3

포스트 권태

#자작시권태 보이지 않던 것들이마음을 흔들어 놓을 때가 있다.하고 싶은 것을 하고마음 가는 것만 신경쓰다보니낡을 대로 낡아진 쇼파가해질 대로 해진 이불이눈에 들어와 마음을 아프게 한다.너희들의 낡음으로 비로소 내 시간의 낡아짐을 너희들의 해짐으로 비로소 내 게으름을 깨닫는다.하고 싶지 않아도마음이 내키지 않아도바라보았어야 했다.나의 늙음에만 몰입하여 내 주변의 사물들도 늙어 가고 있다는 것을 미처 알지 못했다. 일찍 알았더라면 이토록 천천히 흐르는 시간들의 권태가 덜 지겨웠을 텐데.

2018.02.10 공감 횟수 0 댓글 수 0

포스트 마흔, 그리고

마흔, 그리고엄마의 자궁에서 나와 시간의 그물에 걸린지 마흔 하고도 한참 손가락을 접는다세상일에 흔들리지 않는 나이라 하여불혹이라지만,불혹이라해도,불혹일지라도,선과 악 사이를 오가는 흔들림은 더 커져갔고관습과 도덕에 반항하는 탄성이 십대들의 그것보다 더 강하고 쎄졌다.때때로 얼마남지 않은 생의 시간들을 헤아려가며지난 기억들에 기대어 조금이라도 행복을 연장해 보려 하지만 바람만 불어도 속절없이 흔들려 삶이라는 외줄에서 떨어질까하는 두려움과 불안을심장 아래 품고 산다.마흔이후는 불혹이라지만,불혹이라해도,불혹일지라도,안개에 쌓인 고속도로...

2018.01.31 공감 횟수 1 댓글 수 0

포스트 허연/라스트 카니발

나쁜 소년이 서 있다/ 허연세월이 흐르는 걸 잊을 때가 있다. 사는 게 별반 값어치가 없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파편 같은 삶의 유리 조각들이 처연하게 늘 한자리에 있기 때문이다. 무섭게 반짝이며나도 믿기지 않지만 한두 편의 시를 적으며 배고픔을 잊은 적이 있었다. 그때는 그랬다. 나보다 계급이 높은 여자를 훔치듯 시는 부서져 반짝였고, 무슨 넥타이 부대나 도둑들보다는 처지가 낫다고 믿었다. 그래서 나는 외로웠다.푸른 색. 때로는 슬프게 때로는 더럽게 나를 치장하던 색. 소년이게 했고, 시인이게 했고, 뒷골목을 헤매게 했던 그 색은 이...

2015.11.30 공감 횟수 0 댓글 수 0

포스트 기적/언제나 몇번이라도

기적/마종기추운 밤 참아 낸 여명을 지켜보다 새벽이 천천히 문 여는 소리 들으면 하루의 모든 시작은 기적이로구나.지난날 나를 지켜 준 마지막 별자리,환해 오는 하늘 향해 먼 길 떠날 때누구는 하고 싶었던 말 다 하고 가리또 보세, 그래, 이런 거야, 잠시 만나고....길든 개울물 소리 흐려지는 방향에서 안개의 혼들이 기지개 켜며 깨어나고작고 여린 무지개 몇 개씩 골라 이 아침의 두 손을 씻어 주고 있다.▶기적은 물 위를 걷는 것이 아니라 땅 위를 걷는 것이라고 카프카가 말했던가요.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오천 명을 먹인...

2015.11.30 공감 횟수 0 댓글 수 0

포스트 가을 독백

가을 독백 여름내내 미열상태로 지낸 것 같다.난 항상 무언가에 들떠 있었고 미지의 곳을 향해 서 있었다. 등뒤의 풍경이 병풍처럼 눈이 내리고 꽃이 차례로 지고 나뭇잎이 푸른색의 맹위를 떨칠때조차 산 너머만을 그리워했다. 그 뜨거웠던 폭염의 기억도 찬바람에 식어가고가을이 피어나듯 변화무쌍한 하늘은 마치 생의 처음 맞이하는 자연처럼 환희를 선사한다.내가 발 딛고 걸어가는 이 길은 현재의 시간.산 너머로 달음질하던 그리움은 익사의 추억.그리움은 시간을 이기지 못한다.이제 헛된 갈...

2015.09.16 공감 횟수 3 댓글 수 0

포스트 숲을 걷는다

숲을 걷는다/윤성택 밤은 무수한 기로로 흩어져 숨을 내쉴 때마다 추억이 서린다 숲을 이룬 시간이 폐부에 있기를, 마음에 나무와 나무가 자라고 빽빽한 숲을 이루기까지 수많은 이름을 그곳에 묻어왔다 어느 날 이파리가 일제히 눈을 부시게 한다면 당신은 그날의 선택에 오래도록 서 있는 것이다 내면에 둘러싸인 안개는 뚜렷하지 못해 가엾은 것들의 잠언이다 앙상한 저역을 깊이 들이마신다 기침처럼 만져지는 어둠이 쓸쓸히 잠기고 잊지 않기 위하여 좀더 뿌리를 뻗는 기억들, 바닥의 낙엽들이 축축하게 달라붙는...

2015.04.23 공감 횟수 0 댓글 수 0

포스트 잘 있지 말아요/When i dream

사랑에 빠졌을 때, 사람들은 상대방에게서 트로이의 헬레나나 미켈란젤로의 다비드 같은 이상적인 아름다움을 발견하기도 한다. 그런 아름다움은 아무리 이상화해도 성적 매력의 범주 안에 머물러 있다. 오래오래 사랑할 줄 아는 사람들은 투사의 커튼 저 너머로 상대방의 깊은 상처를 알아본다. 연인과 친밀해진다는 것은, 그 사랑의 상처 속으로 홀로 들어갈 수 있는 비밀 열쇠를 얻는 것과 같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그의 상처가 스스로 발화하는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일이다. 사랑은 매력으로 시작되어 우정으로 승화되고, 마침내 서로에게서 최고의...

2015.04.17 공감 횟수 2 댓글 수 2

포스트 격정으로 산다는 것,

격정적으로 사는 것- 지치도록 일하고 노력하고 열기 있게 생활하고 많이 사랑하고, 아무튼 뜨겁게 사는 것, 그 외에는 방법이 없다. 산다는 일은 그렇게도 끔찍한 일,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그만큼 더 나는 生을 사랑한다. 집착한다. -전혜린 ,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 삶을 향한 열정 가득한 문구는 늘 내게 자극을 준다. 내가 치열하게 살고 있나, 내 오늘이 그저 휘발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때때로 감찰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토록 에너지 충만한 글을 썼던 그녀 역시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2015.04.15 공감 횟수 2 댓글 수 0

포스트 그후와 어울리는 배경음악 -첫눈 내리던 지난 겨울날

촌놈 산시로가 미네코를 좋아하면서도 말 한마디 못하고 떠나보낸 그 후, [그후]에서는 첫 사랑인 줄도 몰랐던 여자 미치요의 불행한 결혼 생활을 보며 다이스케의 마음은 흔들린다. 부유한 집안의 다이스케, 집안에서의 혼처를 마다하고 심장병을 앓고 있을 뿐 아니라 친구의 여자이며 아이까지 낳아보았던 여자였음에도 다이스케는 첫 사람, 미치요를 선택하는 것으로 [그 후]는 막을 내린다. 어쩌면 나쓰메 소세키는 산시로의 어설픈 첫사랑이었던 미네코에 대한 사랑의 완성...

2014.12.01 공감 횟수 1 댓글 수 2

포스트 끝의시작/이문세

그대는 떠나고 비는 내려요 나의 맘 어떻게 할까~이대로 그대를 떠나 보내면 먼 훗날 후회할꺼야~비는 내리고 소나기 되어 하늘을 찢을듯 한데~이대로 떠나면 후회 할 텐데 먼 훗날 후회할텐데~그대는 말도 없이 가지만 난 아직 그렇지 않아~그대여 나를 멀리 떠나 가세요내가 눈물 흘리기전에~

2014.10.23 공감 횟수 1 댓글 수 0

포스트 낙화

낙화 by 모노 새벽 이슬 머금고 홀로 핀 철쭉 외로움일까그리움일까기다림일까 격정을 인내한 봄의 기억은 별리의 가을바람에 휘날려 가고분분히 흩날리는 꿈만 남았네 너는 외로움일까그리움일까기다림일까

2014.10.23 공감 횟수 2 댓글 수 2

포스트 이 또한 지나가리라/임재범/오필리아/진은영

오필리아 모든 사랑은 익사의 기억을 가지고 있다 흰 종이배처럼 붉은 물 위를 흘러가며 나는 그것을 배웠다 해변으로 떠내려간 심장들이 뜨거운 모래 위에 부드러운 점자로 솟아난다 어느 눈먼 자의 젖은 손가락을 위해 텅 빈 강바닥을 서성이던 사람들이 내게로 와서 먹을 것을 사간다 유리와 밀을 절반씩 빻아 만든 빵 훔쳐가는 노래 진은영 저창비 | 2012년 08월

2014.10.22 공감 횟수 1 댓글 수 0

포스트 인생유전

이 세계에는 아름다운 것으로 넘쳐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것들이 모습을 드러내는 아름다움의 순간은 너무 적다는 것이다.-니체 안개에 가리워진 숲길 사이 희미한 형체를 따라 거닐다 마주한 태양은 일회적으로만 드러내는 아름다운 순간 삶에서 자연은 황금실로 짜인 마법의 베일, 베일 저 너머에 존재하는 삶의 진경을 찾아 부유하는 인생유전人生流轉

2014.10.21 공감 횟수 1 댓글 수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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