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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시트 운즈

[도서] 엑시트 운즈

루트 모단 글,그림/김정태 역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루트 모단 글,그림/김정태 역 | 휴머니스트 | 183쪽 | 462g | 2009년 08월 24일 | 정가 : 11,000원


[팔레스타인]을 읽고 느낀 점이 많았다. [샤이를 마시며]라는 노래를 흥얼거리면서 이스라엘 방향으로 욕을 해보지만, 뭔가 찜찜했다. 사람이 한쪽 편에만 서서 다른 편을 살펴 볼 생각도 없이 잘못했다고 손가락질 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지난 역사가 잘못 되었다고 그 민족 전체가 무릎 꿇고 머리를 조아리며 사과해야하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누군가가 지은 질못이라면 충분히 미안해하고 앞으로의 상황이 나아지길 노력하면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때, 이 책을 발견했다. 이스라엘 쪽 젊은이의 이야기다.

 

이스라엘에서 사는 코비 삶은 고되다. 그렇지 않아도 아버지와 소홀했던 코비는 엄마의 사망 이후로 아버지와는 연락하지 않는다. 그러다가 아버지의 젊은 애인 누미가 느닷없이 나타나, 오랫동안 연락이 되지 않는 아버지가 어쩌면 폭탄 테러의 마지막 희생자 일지도 모른다며 혈액검사를 요청한다. 아버지는 연락이 되지 않는 상태였는데, TV를 보다가 자신이 떠서 선물한 목도리가 화면에 비쳤다는 것이 이유였다. 분쟁은 끊임없이 일어나고 아빠의 빈 집은 오랫동안 비어있는 상황이긴 하였으나, 누미의 말을 완전히 믿기지도 않고 영내키지도 않았다. 그러다 마음이 돌아선 코비 '법의학 병리 연구소'를 찾아가고 도착해 DNA검사를 하려고 보니 이미 시신은 가매장한 상태였고, 수거된 물품에서는 목도리가 없었다. 서서히 아버지를 찾아 아버지에 가까이 다가가지만, 점점 상황은 묘해지기만 한다. 결국 코비와 누미는 자신의 상처와 맏닥뜨리게 된다. 상처는 상처와 직접 대면하지 않으면 나을 수가 없는 것일까? 이들은 결국 상처를 극복한다.

불친절한 장면들은 코비와 아버지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코비가 어떤 성격으로 어떻게 자라왔는지에 대한 설명도 없고, 아버지가 죽었을지도 모르는데 테러를 일으킨 사람들이 누군지에 대한 원망과 울분도 없다. 마치 모두가 아무일이 없었던 듯 생활하고 사고 현장인 텔아비브에서는 그 문제의 목도리가 폭파된 까페를 자주 방문하는 남자의 목에 걸려 있다. 죽은 사람의 물건일지도 모르는 것을 집어다가 쓰고 있는 것이다. 무감하다. 사고가 잦으면 감각도 무뎌지게 마련이라는 생각이다. 냄비근성이니 뭐니 말하기 보다 망각이 방어기제가 된다고 생각한다. 내 마음이 나를 지켜주지 못할 때 끔찍한 일을 끌어 안고 살수 없는 법이니까.  '법의학 병리 연구소'의 장면에서도 사람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시신을 부검한다. 부검 중에 점심식사 이야기를 나누고 시신을 확인하러 온 남자는 아무렇지도 않게 시신을 확인한다. 누미를 제외하고는 누구하나 감정을 제대로 드러내지 않는다. 유대인과 비유대인의 매장 장소에 대한 비판의 이야기에서는 [노라 없는 5일]에서 노라의 매장 문제가 생각나기도 했다.

다 읽고나서, '이것이 다인가'라는 물음 뒤로 한번 더 읽어보았다. 심플하면서도 뛰어난 상황 묘사는 배경을 흐리거나 뒤에 단일 톤으로 두는 바람에 눈에 잘 들어오지 않지만, 그 덕분에 인물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더욱 선명하게 볼 수 있었다. 가볍게 읽었지만 결코 가볍지 않아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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